“누적 투자 규모만 4.8조원” 브레이크스루에너지, 설립 후 110여개 이상 기후테크 기업 투자

①전력 ②산업 ③농업 ④운송 ⑤건물 부문서 혁신기술 강조

빌 게이츠가 설립한 ‘브레이크스루에너지그룹(이하 브레이크스루에너지)’이 현재까지 투자한 기후테크 기업이 110여개 이상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투자 규모만 최소 35억 달러(약 4조 8,6050억 원)에 육박합니다.

최근 브레이크스루에너지가 발간한 연례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2015년 설립된 브레이크스루에너지는 전 세계 기후테크 생태계에서도 손꼽히는 기관으로 평가됩니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기술을 통해 기후문제를 ‘돌파(Breakthrough)’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브레이크스루에너지와 게이츠는 2024년을 기점으로 기후테크가 본격적인 상업화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대기업들이 기후테크 생태계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신호가 감지됐다는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과거 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만 보고 투자를 집행한 반면, 현재는 미래 사업보호를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기관은 설명했습니다.

28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브레이크스루에너지는 크게 5가지 부문에서 혁신기술이 계속해서 나와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①전력 ②산업 ③농업 ④운송 ⑤건물 순입니다.

 

 

전력|핵융합·지열발전 주목해야…“전력망 구축 시급”

2022년 기준 전력은 세계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28%를 차지합니다.

브레이크스루에너지는 올해 전력 부문에서 여러 혁신기술이 이정표에 도달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핵융합과 차세대 지열에너지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핵융합은 2022년 12월 미국에서 첫 핵융합 점화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사들이 여러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핵융합산업협회(FIA)에 따르면, 최소 43개 기업이 핵융합 기술을 연구 중입니다.

브레이크스루에너지는 “종종 핵융합을 기후테크의 성배라 부른다”며 “전 세계에 풍부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소개했습니다.

지난 8월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한 잽에너지가 언급됐습니다. 자석이나 레이저 없이 핵융합 반응을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지열에너지 역시 상당한 양의 청정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가 몰렸습니다.

일례로 지난 3월 미국 퍼보에너지는 2억 4,400만 달러(약 3,200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유치했습니다. 사측은 ‘인공저류층생성기술(EGS)’을 통해 기존 지열발전의 한계를 타파한 곳입니다. 지열발전이 어느 지역에서나 가등하게 만드는 기술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력 부문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언급됐습니다.

바로 전력망 구축입니다.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력망 구축은 더딘 편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전력망 구축이 느린 상황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브레이크스루에너지는 규제·인허가 문제로 인해 “오늘날 전력망 구축이 프랑스 에펠탑 건설보다 느리다”고 꼬집었습니다.

기관은 “향후 기호목표와 전력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전력망을 더 개선해야 한다”며 “첨단 송전 기술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한편, 오는 11월 열릴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는 전력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용량 확충을 위한 서약이 추진됩니다.

 

▲ 카본큐어는 콘크리트에 주입한 이산화탄소가 50만 톤을 넘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Carbon Cure

🏭 전력|재료·탄소포집서 기술혁신 나와

산업 부문에서도 저탄소 콘크리트 생산이나 탄소포집 기술혁신 등 여러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고 브레이크스루에너지는 평가했습니다.

산업은 2022년 세계 총 온실가스 배출량의 30%를 차지합니다. 이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3대 산업(시멘트·철강·화학)에서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기관은 강조했습니다.

2012년 설립된 카본큐어가 대표적으로 소개됐습니다. 콘크리트 제조 과정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기술을 개발한 업체입니다. 시멘트 사용량은 줄이는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한 공법으로 유명합니다.

브레이크스루에너지는 “카본큐어가 콘크리트에 주입한 이산화탄소가 (누적) 50만 톤에 가까워졌다”고 말했습니다.

여러 탈탄소 기업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신규 자금을 지원받을 예정이라고 기관은 밝혔습니다. 2019년 설립된 브라임스톤은 IRA에 따른 자금 덕에 연간 14만 톤 규모의 저탄소 콘크리트를 생산할 공장을 건설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녹색철강 기업 보스턴메탈은 올해 고부가가치 금속을 회수하는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탄소포집 부문에서는 영국 DAC(직접공기포집) 업체 미션제로가 소개됐습니다. 모듈식 설계 덕에 탄소포집 규모를 늘린 것이 특징입니다. 2040년까지 10억 톤 규모의 탄소제거가 가능한 설비를 개발 중입니다.

 

🚜 농업|브레이크스루에너지 “동남아 시장 주목해야”

농업 역시 배출량이 높은 산업군입니다. 2022년 기준 세계 총배출량의 19%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브레이크스루에너지는 “농업보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산업군은 없을 것”이라고 피력했습니다. 단, 기관은 최근 들어서 농식품 업계 투자를 줄인 상황입니다.

브레이크스루에너지가 농식품과 관련해 투자한 기업수는 총 15곳에 그칩니다. 가장 최근인 올해 5월 싱가포르 애그테크 스타트업 라이즈에 투자를 집행한 이력이 있습니다.

라이즈는 저탄소 벼농법을 통해 1억 톤 규모의 온실가스를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곳입니다. 해당 투자에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도 함께 했습니다.

한편, 브레이크스루에너지는 동남아시아 기후테크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동남아가 기후변화의 최전선에 있을뿐더러, 기후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자금이나 정책지원 풍부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기관은 동남아 지역에 “다양한 인재, 기술대학이 존재한다”며 “새로운 기술이 시장에 도입되는데 중요한 산업 파트너 역시 많다”고 평가했습니다.

 

▲ 2023년 1월 제로아비아는 수소엔진을 탑재한 19인승 항공기의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ZeroAvia

🛩️ 운송 |대형 운송수단 탈탄소화 시급

브레이크스루에너지는 운송 부문 탈탄소화가 전기자동차에만 국한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트럭이나 항공기 등 대형 운송수단 역시 탈탄소화가 시급하다고 기관은 강조했습니다.

항공업계의 경우 제로아비아의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항공기를 개발하는 업체입니다. 현재 일본 종합상사 이토추로부터 지원받아 영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제로아비아는 이미 19인승 시험용 항공기에 수소엔진을 장착해 시험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30여개국 출신 150여명의 엔지니어가 관련 연구를 수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측은 이르면 2026년까지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항공기 엔진을 상용화한다는 구상입니다. 이를 위해 영국과 유럽연합(EU)에서 상업 운항에 필요한 인증을 승인받는다는 계획입니다.

더불어 운송 부문에서는 핵심광물 채굴이나 재활용 공정을 더 지속가능하게 만들 혁신기술의 필요성이 강조됐습니다.

2018년 설립된 코볼드메탈스가 대표 기업으로 소개됐습니다. 이곳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해 신규 광물 매장지를 찾아내는 탐사기술을 보유했습니다.

 

🏛️ 건물|“이정표 도달…상업화 위해선 수요 ↑”

브레이스크루에너지는 “건물 부문에서 올해 첨단기술을 보유한 여러 기업이 프로토타입(시제품)이나 파일럿(시범) 단계를 통과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건물 부문은 세계 총배출량의 약 7%를 차지하나, 부동산을 소유한 기업들의 탈탄소화 기술 수요가 높다는 것이 기관의 설명입니다. 더욱이 미국 정부 역시 저탄소재료 구매를 촉진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바이 클린(Buy Clean)’ 이니셔티브를 발족했습니다.

브레이크스루에너지는 “재료를 만드는 과정을 정화해야 하는 동시에 이를 구매하는 과정 역시 ‘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업들이 구매하는 재료가 어디서 어떻게 얼마만큼의 배출량을 내뿜었는지 정보가 공개적으로 표시돼야 한다고 기관은 역설했습니다.

럭스월이란 업체가 대표 사례로 언급됐습니다.

럭스월이 개발한 진공단열 창문은 기존 창문보다 에너지소비량을 최대 45%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국적 대기업 지멘스가 최근 자사의 탄소중립 전략의 일환으로 룩스월의 제품을 대량 구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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