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공지능(AI) 기반 광업 스타트업이 세계 3대 규모의 구리 매장지를 발견했습니다. 청정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핵심광물 부족 해소를 도울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국 코볼드메탈(KoBold Metals)은 아프리카 잠비아 북부 밍곰바에서 대규모의 구리 매장지를 발견했다고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코볼드메탈은 구리 등 광물 자원 확보를 위한 탐사·개발에 나선 스타트업입니다. 이번 구리 매장지 발견은 코볼드메탈이 잠비아 정부의 허가 아래 지난 1년간 시추 작업을 벌인 결과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발견이 “탈탄소화에 필수적인 금속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서구의 노력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빌 게이츠·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광물 탐사 기업, 코볼드메탈은? 🤔
2018년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문을 연 코볼드메탈.
AI와 머신러닝(ML) 등 첨단기술을 사용해 신규 광물 매장지를 찾아내는 탐사기술 개발 스타트업입니다.
2023년에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기후펀드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BEV) 등으로부터 1억 9,500만 달러(약 2,600억원)를 투자 받았습니다. BEV에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등이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11억 5,000만 달러(약 1조 5,3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랐습니다.
노르웨이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 일본 미쓰비시상사 등도 이전에 투자한 바 있습니다.
코볼드메탈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명확합니다.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해선 막대한 광물이 필요하지만 새로운 광산을 찾아내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단 것.
코볼드메탈에 따르면, 30년 전 대비 광물 매장지 발견 횟수는 60% 줄었습니다. 반면, 같은기간 탐사 비용은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에 코볼드메탈은 AI와 ML를 활용합니다. 지구화학·지구물리학·지질학 데이터를 첨단기술과 결합해 넓은 지역을 효율적으로 선별함으로써 광물 탐사를 가속화했습니다. 지질보고서, 토양샘플, 위성사진, 논문 등 다양한 데이터가 포함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종합 데이터 시스템 ‘테라셰드SM(TerraShedSM)’ ▲예측 모델 생성기술 ‘머신 프로스텍터(Machine Prospector)’ ▲조사·샘플링을 위한 ‘휴먼 프로스텍터팀(Human Prospector Team)’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도 다양한 기법과 자료들이 사용됐지만 여러 해석이 분분해 데이터를 해석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코볼드메탈은 AI와 ML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대비 광물 탐사 시간과 자원을 상당히 아낄 수 있습니다.
코볼드메탈은 이를 통해 “광물 탐사를 반복 가능한 과학의 영역으로 전환한다”는 설명입니다.
잠비아 대규모 구리광산 발견 “세계 최대 고급 구리광산 전망” ⛰️
코볼드메탈은 일종의 광산업계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합니다. 기술을 직접 판매하지는 않습니다.
그 대신, 직접 탐사한 매장지의 토지 소유권을 구매합니다. 이후 광산 운영업체와의 합작투자를 통해 나온 광물 자원의 일부를 소유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현재는 세계 최대 광산기업 BHP, 세계 2위 리오 틴토 등과 합작해 공동으로 탐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견된 잠비아 밍곰바 지역의 구리광산 또한 잠비아 국영 광산기업 ZCCM-IH 및 호주 사모펀드 EMR 캐피탈과의 합작 투자 덕분입니다.
코볼드메탈 공동설립자인 조시 골드먼 대표는 “밍곰바 광산이 생산을 시작하면 최고 등급의 대규모 구리광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밍곰바 광산이 규모와 등급 면에서 카쿨라 구리광산과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에 있는 카모아-카쿨라 구리광산은 세계 10대 구리광산 중 하나입니다. 2023년 구리 생산량은 40만 톤에 달합니다. 규모도 크지만 고품질의 구리 광석이 채굴돼 가치가 높습니다.
히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은 정부 조사에 따르면, 밍곰바 광산이 연간 최대 50만~60만 톤 이상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세계 2위 규모인 인도네시아 그라스버그 광산의 연간 구리 생산량 71만 톤에 버금가는 규모입니다.

美 스타트업 구리광산 발견, 중국 공급망 탈피 도울 것 🇨🇳
코볼드메탈이 기후투자자의 이목을 끄는 이유. 청정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중국 공급망 탈피를 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청정에너지 전환에는 막대한 양의 광물이 필요합니다.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리튬과 코발트, 니켈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핵심광물들은 매장량이 적고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습니다. 또 중국은 일대일로(一带一路) 같은 적극적인 대외정책과 해외 투자로 핵심광물의 공급망 대부분을 장악했습니다.
앞서 2017년, 중국 자연자원부는 일대일로 참여국이 250조 달러 상당의 광물 200종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니켈), 민주콩고(구리·코발트), 칠레·아르헨티나(리튬)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중에서도 구리는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소재로 꼽힙니다.
구리는 리튬·니켈·코발트 등 희소금속보다 매장량은 풍부합니다. 허나, 송전선·전기자동차·풍력터빈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돼 수요 대비 공급이 달립니다. 이 때문에 미 에너지부(DEO)는 작년 8월 핵심광물 목록에 구리를 추가한 바 있습니다.
단적으로 전기차에는 내연기관차 대비 4배가량의 구리가 사용됩니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S) 또한 지난해 “구리는 새로운 석유”라며 구리 투자를 권유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2022년 기준 전체 구리 수출의 76.9%를 중국이 독점하고 있단 것. 앞서 언급한 민주콩고의 카모아-카쿨라 구리광산 또한 중국 쯔진광업과 캐나다 아이반호광업 등이 공동으로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민주콩고 등 일부 자원 보유국에서 아동노동·강제노동 같은 불법행위가 만연하다는 점도 대체 광산 개발이 절실한 이유로 꼽힙니다.

2027년 광산 개발 시작 예정…“韓도 리튬 탐사 진행” 🇰🇷
코볼드메탈 잠비아 지부의 음피케이 마카이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밍곰바 광산 개발은 2027년경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9월 코볼드메탈은 10년 이내에 개발을 시작할 것이라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발견을 계기로 밍곰바 광산 개발에 속도가 붙은 것입니다.
해당 광산 개발에는 20억 달러(약 2조 6,7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볼드메탈은 금리 인상으로 인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금 조달을 위해 여타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향후 3~4년 내에 주식 상장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시 골드먼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이밖에도 코볼드메탈은 세계 각지에서 60여개 광물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니켈·리튬), 나미비아·민주콩고(리튬)이 대표적입니다.
또 탐사를 위해 총 12곳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코볼드메탈은 이러한 탐사를 통해 광물 매장지가 표시된 일종의 ‘구글 지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코볼드 메탈은 작년 11월 한국에서도 광물 탐사를 위한 합작 투자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주 광업 아이언드라이브와 합작사를 설립해 충청북도 단양 등에서 5년간 리튬 탐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해당 탐사에는 700만 호주달러(약 60억 6,000만원)가 투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