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각으로 11일 오후 3시 중앙아시아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개막합니다. COP29는 오는 22일까지 진행됩니다.
올해 COP29는 험난한 국제정세 속에서 열리는 만큼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중동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을뿐더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직후 파리협정에서 탈퇴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장 COP29의 참석인원 수만 4만여명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EA) 두바이에서 열린 28차 당사국총회(COP28)에 9만여명의 절반에 못 미칩니다. 이는 아제르바이잔의 접근성이 다른 곳보다 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G7 정상 중 COP29 참석 정상 2명 불과 🤔
기후총회에서는 각국 정상들이 모인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그런데 올해 주요 정상 대다수가 COP29에 불참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지난 10일부터 페루 리마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될뿐더러, 오는 18일에는 브라질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연달아 열리기 때문입니다.
주요 7개국(G7) 회원국 중 정상이 참여하는 곳은 2곳에 불과합니다. 영국(키어 스타머 총리) 이탈리아(조르자 멜로니 총리) 뿐입니다.
①미국(조 바이든 대통령) ②일본(이시바 시게루 총리) ③독일(올라프 숄츠 총리) ④프랑스(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⑤캐나다(저스틴 트뤼도 총리) 모두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 대신 장관급 인사를 보낸다는 계획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페루와 브라질을 방문한다는 계획입니다. 존 포데스타 기후특사가 대신 회담을 이끌 계획입니다.
일본의 경우 중의원 선거 이후 차기 총리를 지명할 특별국회가 오늘(11일) 소집됩니다. 현재로서는 이시바 시게루 현 총리가 재선될 가능성이 큽니다.
독일은 ‘신호등 연정’이 지난 6일 사실상 붕괴하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현 독일 정부는 사회민주당(빨강), 자유민주당(노랑), 녹색당(초록) 3개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했으나, 최근 경제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었습니다.
숄츠 총리는 2025년 1월에 자신에 대한 신임 투표를 실시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그는 COP29에 불참한다는 의사도 밝혔습니다.
프랑스는 아제르바이잔과 현재 외교 상태가 ‘긴장 관계’인 만큼 정상이 불참할 가능성이 큽니다.
2023년 9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무력충돌이 발생했을 때부터 양국은 줄곧 긴장 관계입니다. 당시 아제르바이잔이 영토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군사작전을 개시해 아르메니아계에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프랑스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무력행위를 중단할 것으로 촉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제르바이잔은 프랑스가 아르메니아 편을 들었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캐나다 역시 총리가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역시 COP29에 불참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오는 12월 출범 예정인 차기 집행위의 청문회가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G20 회원국 중 정상 참석 4곳 그쳐…한국은? 🌐
G20으로 넓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과 튀르키예(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만이 추가로 참석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중국(시진핑 국가주석)과 러시아(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번 기후총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작년 기후총회에 참석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다른 일정을 이유로 COP29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2022년 27차 당사국총회(COP27)부터 연례적으로 기후총회에 참석하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역시 올해 총회에도 불참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준비 때문입니다.
기후과학자 출신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또한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취임 첫해인 올해는 멕시코에 집중하겠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신임 인도네시아 대통령 역시 같은 이유로 COP29에 불참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김완섭 환경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정부대표단이 참석해 국가 간 협상에 나섭니다. 환경부는 “주요 협상 의제에서 합의가 이뤄지도록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 다리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G20 회원국은 2023년 세계 총배출량의 약 82%를 차지합니다.
파푸아뉴기니, 향후 기후총회에 고위급 인사 불참 선언 🌊
이밖에도 여러 국가의 정상들이 자국 내 정치·사회 문제를 이유로 COP29에 불참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예컨대 딕 스호프 네덜란드 총리는 최근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이스라엘 축구팬들을 겨냥해 발생한 폭력 사태에 대처하고자 COP29에 불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총회에서 아예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국가도 있습니다.
태평양 섬나라 파푸아뉴기니가 그 주인공입니다.
지난 8월 제임스 마라페 파퓨아뉴기니 총리는 “탄소발자국이 큰 국가들이 기후변화 피해국인 삼림·해양 국가들을 즉각 지원하지 않는 것에 대항 항의”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파푸아뉴기니는 해수면 상승과 홍수 등 기후재해에 취약한 국가로 꼽힙니다. 올해 5월 유례없는 폭우가 야기한 대규모 산사태로 주민 2,000여명이 매몰되는 참사도 있었습니다.
나아가 저스틴 트카첸토 파푸아뉴기니 외무장관은 정치적인 수준에서 진전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향후 모든 기후총회에 고위급인사가 참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지난달 23일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한 국가가 정치적인 항의 차원에서 기후총회에 참석 거부 입장을 밝힌 것은 파푸아뉴기니가 처음입니다. 트카첸토 장관은 최근 3년간(2021~2023년)의 기후총회가 공전을 거듭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파푸아뉴기니의 대표 기후활동가인 던컨 가비 역시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비판했습니다.
[COP29 개막 모아보기]
① 신규 기후재원 조성 방법 주요 쟁점
② COP29에 참석하는 ‘정상’은 몇 명일까?
③ 기후총회(COP) 약속 이행현황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