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케리 미국 백악관 기후특사가 사임의사를 밝힌 가운데 후임 인선으로 존 포데스타가 임명될 것으로 보입니다. 포데스타는 현재 백악관 청정에너지 선임고문을 맡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폴리티코 등 미 주요 외신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포데스타 선임고문 또한 WP를 통해 기후특사 임명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포데스타 선임고문은 빌 클린턴 전(前) 대통령 비서실장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고문을 역임한 바 있습니다. 오바마 정부에서 기후전략을 이끌었고, 이후 2016년 미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의 대선 캠페인 의장도 역임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는 2022년 9월 합류했습니다.
당시 백악관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입법화를 계기로 “청정에너지와 기후법 이행을 감독하고자 포데스타를 선임고문으로 임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포데스타는 그간 IRA에 따라 지출되는 수백억 달러의 예산을 감독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포데스타 “백악관 선임고문직 유지, 기후특사와 병행” ⚖️
존 케리 기후특사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포데스타 선임고문이 후임 인선으로 지명된 사실을 축하했습니다.
케리 특사는 “포데스타는 오랜 세월 함께한 기후동맹이자 지지자였다”며 “중국과의 협정을 포함해 오바마 행정부 기후 전략 추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포데스타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합의문 이행이란 현실적인 과제와 관련해 향후 중요한 전문지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포데스타 선임고문은 WP에 “케리 특사 쌓아온 (기후대응) 노력들이 계속 추진될 수 있도록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기후특사 임명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주요 정치전문매체는 이르면 3월 초나 4월 말 사이에 인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케리 특사는 기후특사에서 물러난 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에 합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WP에 따르면, 포데스타는 기존 백악관 선임고문과 기후특사 자리를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무부에서 일한 케리특사와 달리 백악관에서 계속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백악관 신임 기후특사 후임 인선…“2024 美 대선 의식했단 분석” 🤔
이번 임명은 오는 11월 미 대통령선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퉁령에게 패할 경우 미국의 기후정책이 후퇴할 수 있단 우려 속에 나온 것입니다.
기후변화 부정론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 파리협정 탈퇴를 주요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 직후 이를 실제로 행동에 옮겼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했고, 2020년 11월 공식 탈퇴가 마무리됐습니다. 파리협정은 발효한 지 3년 후에야 탈퇴할 수 있단 단서 조항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과 동시에 파리협정 재참여를 결정했습니다.
현재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시 기후정책이 후퇴할 수 있단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 정부의 주요 인사를 기후특사로 삼아 바이든 정부의 기후정책을 대국민 홍보에 활용한단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제프 지엔츠 백악관 비서실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사회의 기후노력을 거부한 후 케리 기후특사가 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단 점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순간의 엄중함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 중에 존 포데스타보다 더 나은 사람은 없다”고 지엔츠 비서실장은 밝혔습니다.
포데스타 선임고문 인선 소식에 주요 환경단체·싱크탱크 일제 환영 👏
포데스타 선임고문이 신임 기후특사로 인선된단 소식에 주요 환경단체와 싱크탱크는 환영 의사를 밝혔습니다.
천연자원보호협회(NRDC) 최고경영자(CEO)인 매니쉬 바프나는 폴리티코에 “포데스타는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기후조치를 추진하는데 도움을 줬다”며 “12회가 넘는 기후총회에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제이크 슈미츠 NRDC 국제기후전략 이사는 포데스타 선임고문이 기후특사로서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무장관을 지낸 케리 기후특사에 비해 포데스타 선임고문이 국제사회에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단 것이 그의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