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후보 당선 가능성에 대비 나선 각국 기후외교관”

물밑서 미국 파리협정 탈퇴 대비…중국 ‘기후협력’ 유지 입장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하루(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제사회 역시 대선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간의 지지율이 선거 전날까지 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주요 경합주 내 지지율 역시 오차범위 내에서 격전입니다.

이 가운데 일부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을 두고 대비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기후외교 분야가 대표적입니다.

대선 결과에 따라 오는 11일(이하 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릴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의 성패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후보 당선 대비…‘미국’ 빠진 기후체재 수립 나서 🌐

올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간 주요 화두로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떠올랐다는 소식을 뉴욕타임스(NYT)가 전한 바 있습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인 2016년 파리협정에 비준했습니다. 이후 대통령직을 인수받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기업 활동에 방해된다며 취임 첫해에 파리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파리협정에 복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재집권 시 파리협정에서 빠르게 탈퇴할 것이라고 공언한 상태입니다.

이 경우 다른 국가들 역시 연쇄적으로 파리협정에서 탈퇴할 우려도 나옵니다. 파리협정 체재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2015년 파리협정 체결 당시 프랑스의 기후대사를 역임한 로랑스 투비아나는 “모두가 트럼프 당선에 대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내비쳤습니다.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전(前)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 역시 비슷한 우려를 내놓았습니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 후 가장 먼저 파리협정에서 미국이 탈퇴해도 그 누구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유럽연합(EU)·중남미·도서국 등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는 미국 없이도 파리협정과 기후대응이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사벨라 뢰빈 스웨덴 전(前) 부총리 겸 현 유럽의회 의원은 “미국이 파리협정에 탈퇴했을 당시 전 세계가 (기후대응에서) 감축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당시 파리협정 체재를 유지하기 위해 EU가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단, 일부 지도자들은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할 시 남은 국가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온실가스 배출량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해 트럼프 후보가 집권할 경우 기후대응을 위한 전 세계적인 진전이 늦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중국, 대선 결과 관계없이 미국 기후정책 ‘일관성’ 촉구 🤝

중국 역시 기후협력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중국 생태환경부에서 기후정책을 총괄하는 샤잉셴 사무국장은 대선 결과에 관계 없이 미국의 기후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지난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샤 사무국장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대선 이후에도 다른 국가들과도 (기후대응에서) 계속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COP29가 곧 시작된다는 점을 상시시켰습니다.

그러면서 “(COP29는) 다자주의는 뒤집힐 수 없고 국제협력이 필수적이란 긍정적인 신호를 국제사회에게 보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련의 조치로 미중갈등이 심화하기는 했으나 그나마 기후대응은 양국이 협력을 유지하려 하는 몇 안 되는 사안이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까지도 중국 정부에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를 상향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기후리더십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세계자원연구소(WRI)의 데이비드 와스코우 국제기후이사는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는) 중국을 더욱 중심에 두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매체는 또 각국의 기후외교관들이 물밑에서 미국의 파리협정 탈퇴를 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했습니다.

일부 기후협상가들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한다는 가정 아래 COP29의 결과에 대한 시나리오를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후보 당선으로 인한 충격을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2016년 트럼프 후보가 당선됐을 당시 같은날 모로코에서는 22차 당사국총회(COP22)가 열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COP22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은 트럼프 후보의 승리에 대비하지 못해 혼란이 커졌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후보 당선 시 신규 기후재원 목표 수립과 재원 조달 방안 모두 난항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부산서 열릴 플라스틱 국제회의도 영향 불가피” 🤔

한편, 부산에서 개최될 플라스틱 국제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 논의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두 대선후보의 환경 목표와 방향성 자체가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민지 한국법제연구원 미래법제본부 글로벌법제전략팀 부연구위원은 최근 그리니엄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는 트럼프 후보 당선 시 플라스틱 국제협약이 제정되도 이행이 될지 미지수란 의견을 밝혔습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협약 내 핵심 쟁점인 플라스틱 생산감축에 적극적인 입장입니다. 이와 달리 트럼프 후보는 플라스틱 생산감축에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모아보기]
① 해리스 vs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는?
② D-1, 미국 대통령 선거 초박빙 속 주요 변수는?
③ 미국 유권자 10명 중 9명 대선서 최대 관심사로 ‘경제’ 꼽아
④ 트럼프 재집권 성공은 기후대응에 어떤 의미일까?
⑤ “트럼프 후보 당선 가능성에 대비 나선 각국 기후외교관”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순환경제, 정책

플라스틱 국제협약 5차 회의, 부산서 폐막…좌충우돌 협상장 상황은?

순환경제, 정책

끝내 불발된 ‘부산행’ 플라스틱 국제협약, 남은 쟁점과 전망은?

순환경제, 정책

부산서 성안 물 건너간 플라스틱 국제협약…“2025년 추가 회의 예고”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