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선거는 미국 시각으로는 11월 5일(이하 현지시각)부터 24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미 대선 결과는 전 세계적인 관심거리입니다. 선거 결과가 전 세계 경제와 안보 그리고 기후대응까지 좌지우지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구체적인 당선자 윤곽이 언제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간의 전국 지지율이 1%p(퍼센트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을 만큼 초접전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사전투표 역시 역대 최다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 선언’을 하는데만 나흘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선거 역시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이는 미국 대선이 한국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주별로 유권자 투표 결과를 집계한 후 그 주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갖는 ‘승자독식제’를 채택했기 때문입니다. 2개주(메인·네브래스카)에서만 하원의원 선거구별로 득표 1위 후보를 따져 선거인단을 배분합니다.
50개주에서 뽑힌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당선이 확실해지는 구조입니다.
올해는 7개 경합주가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선거 하루 전날까지도 전국 단위 지지율은 물론 경합주 판세도 초접전 양상을 보인다는 겁니다.
미국 대선 오차범위서 ‘초박빙’ 판세 🗳️
4일 미국 선거 분석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최신 주요 여론조사 평균치를(10월 11일~11월 2일)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전국 지지율은 48.4%입니다. 해리스 후보(48.1%)를 근소한 차이로 앞선 겁니다.
반면,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의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후보(50%)가 트럼프 후보(47%)보다 더 우세합니다. 물론 이들 여론조사 모두 오차범위 내에서 ‘초박빙’이란 점을 염두해 둬야 합니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해리스 후보를 따라붙은 최대 요인은 트럼프 후보가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뉴욕주, 그리고 공화당 텃밭인 플로리다주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트럼프가 뉴욕주 같은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린다고 해도 선거 결과에는 크게 도움이 안 됩니다. 해당 주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이상 선거인단은 모두 상대측 후보에게 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前) 국무장관은 득표수로는 트럼프를 약 300만 표 가까이 앞질렀으나 정작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 패배했습니다.
힐러리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가 확보한 전체 선거인단 수는 232명에 그쳤습니다.
“선거인단 270명 이상 확보해야…7개 경합주 관건” 📊
선거인단은 인구조사에 비례해 각주에 배정됩니다.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부여받은 주는 캘리포니아(54명)입니다. 이후 텍사스(40명), 플로리다(30명), 뉴욕(28명) 순입니다. 수도인 워싱턴 D.C 역시 선거인단 3명이 배정돼 있습니다.
해리스 후보는 226명, 트럼프 후보는 219명을 사실상 확보한 것으로 봅니다. 경합주를 제외한 남은 43개주는 전통적으로 지지하는 정치성향 후보의 승리가 유력합니다.
백악관 입성에 필요한 270명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7개 경합주에 걸린 선거인단 93명이 어느 후보에게 돌아가느냐가 최종 승자를 판가름할 가능성이 큽니다.
올해 경합주로는 크게 ①위스콘신(10명) ②네바다(6명) ③펜실베이니아(19명) ④미시간(15명) ⑤노스캐롤라이나(16명) ⑥조지아(16명) ⑦애리조나(11명)가 거론됩니다.
미국 4개 방송사(ABC·CBS·NBC·CNN)와 출구조사와 개표 결과를 제공하는 여론조사업체 에디슨리서치의 조 렌스키 부사장은 “모든 것이 경쟁이 치열한 7개 경합주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주요 여론조사 평균치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2일 기준 해리스 후보는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 1%p(퍼센트포인트) 미만으로 앞서고 있습니다.
트럼프 후보는 애리조나와 조지아에서 2%p로 우위를 보입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역시 1%p 차이로 근소하게 앞섰습니다. 네바다주의 경우 0.1%p 앞서고 있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두 후보가 사실상 동률을 기록한 상태입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경합주 중에서도 선거인단 19명이나 걸린 최대 승부처로 꼽힙니다.
여론조사업체별로 일부 차이가 있기는 하나, 경합주 내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 역시 오차범위(1~3%p) 내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가 어렵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일례로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경합주 내 투표의향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는 경합주 7곳 중 4곳(위스콘신·조지아·노스캐롤라니아·네바다)에서 트럼프 후보보다 근소하게 우위를 점했습니다.
이 조사는 7개 경합주 7,879명(오차범위 ±1.3%p)을 대상으로 10월 24일부터 11월 2일까지 실시됐습니다.
해리스 vs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는? 🤔
이 때문에 이번 선거를 놓고 여러 시나리오가 나옵니다.
해리스 후보의 경우 ‘러스트벨트(북동부 쇠락 공업지대)’ 3개주에서 승리하는 것이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입니다. 펜실베이니아(19명)·미시간(15명)·위스콘신(10명)에서 승리할 경우 기존 선거인단(226명)을 포함해 백악관 입성에 충분한 270명을 달성하기 때문입니다.
이들 지역은 2016년 트럼프 후보를 선택했으나, 2020년 다시 바이든 대통령을 택했습니다.
만약 해리스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에서 패배할 경우 270명을 달성하는 일이 매우 험난해집니다.
이 경우 경합주에서 2번째로 선거인단이 많은 노스캐롤라이나(16명)와 조지아(16명)를 모두 이겨야 합니다. 또는 이들 중 최소 1곳을 이기고 다른 남부 ‘선벨트’인 네바다·애리조나 중 1곳에서 승리를 해야 합니다.
즉, 해리스 후보가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니아 ▲조지아 중 하나라도 차지하지 못할 경우 당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합니다.
트럼프 후보 역시 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니아·조지아에서 승리할 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합니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해야 대선 승리 시나리오가 더 명확해집니다.
선거인단 269 대 269대 경우 상하원이 판가름 🏛️
대선이 워낙 초접전이기 때문에 투표를 모두 개표한 후 양측의 선거인단이 269명씩 확보하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메인과 네브래스카의 경우 득표율로 선거인단을 배분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후보가 이들 지역 선거구에서 이길 경우 두 후보는 269대 269로 선거인단이 같습니다. 이 경우 미국 수정헌법 제12조에 따라 2025년 1월 출범하는 의회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하고, 상원이 부통령을 선출합니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5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 경우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유리해집니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모아보기]
① 해리스 vs 트럼프, 당선 시나리오는?
② D-1, 미국 대통령 선거 초박 속 주요 변수는?
③ 미국 유권자 10명 중 9명 대선서 최대 관심사로 ‘경제’ 꼽아
④ 트럼프 재집권 성공은 기후대응에 어떤 의미일까?
⑤ “트럼프 후보 당선 가능성에 대비 나선 각국 기후외교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