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수요 증가로 인해 빅테크 기업들이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늘리고 있습니다.
그 결과,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빅테크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최근 몇 년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데이터센터 냉각을 위해 물소비량 역시 늘었습니다.
빅테크 기업과 지속가능성은 공존할 수 있을까요?
이를 논의하기 위한 행사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제주에서 열렸습니다. ‘2024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이하 서밋)’의 이야기입니다. 기후 생태계 내 이해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기후대응 기회와 협력을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소풍벤처스와 카카오임팩트가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는 ‘기후기술과 인공지능’을 주제로 국내외에서 약 130명이 참석했습니다.
서밋에 참석한 신용녀 MS 최고기술임원(상무)은 MS가 국가 계획 규모와 비슷한 중장기 로드맵을 세워 단계적으로 이행을 이어 나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MS는 2025년까지 전 세계 회사 전력의 100%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입니다. 데이터센터도 포함됩니다.
그럼에도 “(MS의) 스코프3 배출량이 30.9%가 작년에 증가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같은기간 스코프1·2 배출량이 6.3% 감소한 것과 대비됩니다.
MS·구글, 데이터센터 건설로 2023년 배출량 ↑ 📈
이는 MS의 총배출량 중 스코프3가 차지하는 비중이 96.5%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스코프3 증가 원인으로는 데이터센터 추가 건설로 인한 건축자재 수요 증가, 반도체·서버 등 하드웨어 장비 수요 급증 등이 꼽힌 바 있습니다.
신 상무는 “(탄소배출량과 관련해) 이야기하는 것이 창피하다”며 “에너지 최적화를 통해 운영해도 배출량 감축을 위한 노력이 일부 무색해졌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구글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구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스펜서 로우는 작년에 스코프3 부분이 늘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올해 구글의 환경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구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13% 늘었습니다. 자체적인 탄소중립 기준연도로 삼은 2019년과 비교해 배출량이 48% 늘어난 겁니다.
지난해 기준 구글의 부문별 배출량은 ▲스코프3(75%) ▲스코프2(24%) ▲스코프1(1%) 순이었습니다.
로우 책임자는 “(구글의) 배출량을 최대 10% 감축을 목표로 AI를 연구 중”이라며 “무탄소에너지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지열에너지 개발업체 퍼보에너지와 협력해 일부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압박 맞아” 협력사 배출량 감축 요구 나선 빅테크 기업 ⚡
MS와 구글의 경우 협력업체한테도 배출량 감축 이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신 상무는 스코프3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습니다.
신 상무는 MS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들이 에너지 전환 등 지속가능성 부문을 어떻게 향상할려고 하는지 면밀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신 상무는 그는 “저희는 압박한다고 본다”며 “MS는 계속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사업을 지속가능하게 추진하려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해야만 비로소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로우 책임자 또한 MS와 마찬가지로 구글이 협력사에게 관련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플랫폼 기업 카카오 CA협의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추진팀에 속한 조진형 박사는 “(탄소배출량) 감축은 당연한 일이나 실질적으로 혼자 힘을 줘서 할 수 없다”며 “이용자들과 함께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S·구글,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 접근법 엇갈린 까닭? 🤔
데이터센터 냉각 방식을 두고는 MS와 구글의 접근법은 엇갈렸습니다. 데이터센터 발열은 전력소비량에 비례합니다. AI 전용 데이터센터는 기존 대비 최대 10배 더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2022년 MS의 데이터센터가 소비한 물소비량은 올림픽 수영장 2,500개 이상을 채우고도 남습니다.
이에 MS의 경우 냉각에서 물을 더는 사용하지 않는 기술을 개발 중입니다. 이밖에도 수온이 낮은 바다에 데이터센터를 넣는 실험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신 상무는 MS가 ‘액침 냉각’ 기술개발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는 열전도율이 매우 높은 특수용액을 사용합니다. 컴퓨터 장치를 용액에 완전히 담그는 방식입니다. 전자부품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열을 뺏어야 하는 만큼 개발 난이도가 높습니다.
신 상무는 “액침 냉각 등 여러 기술을 시도해 봤다”며 “(MS에서) 결론을 냈을 경우 데이터센터 냉각을 위해서는 물을 사용하지 않는 ‘워터 포지티브’로 가는 것이 더 혁신적이란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워터 포지티브는 물소비량보다 더 많은 물을 보충하는 개념입니다.
반면, 로우 책임자는 “(구글은) 데이터센터 냉각 시 물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으로 본다”며 “물을 사용하되 효율적인 기술을 연구 중이다”라고 말했습니다.
[2024 클라이밋 테크 서밋 모아보기]
① 혁신 가속vs기후위기 심화, 양날의 검 떠오른 ‘AI’
② 빅테크 기업, 지속가능성과 공존 가능하나?
③ 2024년 유니콘 기업 83곳 등극…‘기후테크 AI’ 유니콘 등장 가능성은?
④ 기후위기 속 농식품·소비재 미래? “AI 기술 활용에 달려”
⑤ 글로벌 탄소중립 2.0 시대 예고, 韓 과제 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