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해 주력할 지속가능성 과제로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를 꼽았습니다.
MS는 ‘2024 환경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각) 이같이 밝혔습니다. 스코프3와 물소비가 “MS가 아직 지속가능성 궤도에 오르지 못한 2가지 영역”이란 것이 MS의 분석입니다.
MS는 워터 포지티브를 물소비량 감축에서 나아가 소비량보다 더 많은 물을 보충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나아가 물 관련 혁신·접근성·정책 등을 포함하는 총체적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분석의 배경으로 MS는 “데이터센터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물 사용을 최소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이에 보고서에는 2023년 개선된 사항들과 함께 더 강력한 워터 포지티브 계획을 실행하겠단 내용이 담겼습니다.
MS, AI 성장과 물소비 연결고리 끊을 것 🔗
최근 정보통신(IT) 업계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발전으로 데이터센터가 증가함에 따라 물부족 문제가 심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MS의 최신 데이터센터에서 GPT-3 훈련을 위해 소비된 물만 70만 리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데이터센터의 열을 식히기 위해 상당한 양의 냉각수가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해당 내용은 지난해 샤올레이 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컴퓨터공학 교수의 논문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런 교수는 세계 AI 서비스 수요 전망을 고려할 시, 오는 2027년에는 연간 물소비량이 42억~66억㎥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해당 물소비량은 현재 영국의 연간 취수량 절반에 가깝습니다.
2020년 MS가 워터 포지티브 목표를 발표한 것도 이러한 물소비량 급증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MS는 2030년까지 워터 포지티브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MS의 워터 포지티브 목표는 다음의 5가지 방향으로 구성됩니다.
①물발자국 감축 ②소비량보다 많은 물 보충 ③수자원·위생 접근성 향상 ④혁신·디지털화를 통한 물솔루션 확장 ⑤효과적·혁신적 물정책 지지 등입니다.
이를 통해 “물소비량을 최소화하고 AI 성장과 자원 소비량 증가 간의 (비례) 관계를 끊어내도록 시스템을 설계한다”는 전략입니다.
2030 워터 포지티브 경로 순항…“AI 덕분에 가능” 💧
MS는 지난해 주요 성과로 ‘2030년 물집약도 40% 감축목표’를 달성할 궤도에 진입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적극적인 물소비량 감축과 재사용 확대 등의 노력 덕분입니다.
특히, 최신 데이터센터는 “물을 100% 사용하지 않는 냉각시스템으로 설계·최적화됐다”고 MS는 설명했습니다.
수냉식이 아닌 공냉식 방식입니다. 외기를 사용한 냉각시스템을 병행하도록 구축됐습니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1년 중 약 9개월은 외기 냉각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실시간 기상기후 데이터를 활용하여, 정밀한 물소비량 예측이 가능한 모델도 개발 중입니다.
또 MS는 2020년 워터 포지티브 발표 이후 현재까지 6,100만㎥ 규모의 물을 보충했다고 밝혔습니다.
올림픽수영장 2만 4,000개 분량입니다. 49건의 물보충 프로젝트에 1,600만 달러(약 218억원)가 투자됐습니다. 2023년 프로젝트 규모를 이전 대비 2배 가까이 늘린 결과입니다.
MS는 물보충 가속화 작업에 AI의 도움이 컸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영국 워터테크 스타트업 피도테크와의 협력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현재 누수로 인한 전 세계 담수 손실은 하루 3억 4,600만㎥로 추정됩니다.
피도테크는 이러한 물낭비를 방지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AI 딥러닝과 신경망을 활용해 노후화된 수도관에서 누수를 찾아내는 방식입니다.
MS는 피도테크와 협력하여 영국 런던과 멕시코 케레타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등에서 누수 방지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수자원 문제 해결 위한 플랫폼 개발도 적극 지원 🗺️
MS는 데이터 기반의 수자원 예측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 또한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2년부터는 세계자원연구소(WRI)의 물위험 정보 제공 온라인 플랫폼 ‘애퀴덕트 프로(Aqueduct Pro)’ 개발에 후원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기업과 정부, 비정부기구(NGO) 등에게 홍수와 가뭄, 물스트레스 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합니다. 2011년 첫 모델을 공개한 이후 현재 최신 모델인 ‘애퀴덕트 4.0’까지 개발됐습니다.
세계자연기금(WWF)이 주도하는 차세대 수로 데이터 프레임워크인 ‘하이드로셰드(HydroSHEDS) 2세대(V2.0)’ 또한 MS의 후원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전 세계 하천과 강 그리고 호수를 지도화하기 위한 표준을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이를 통해 세계 수자원 및 생물다양성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MS는 해당 프로젝트가 물위험평가 등 여러 의사결정 과정에 기초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프리카·동남아시아 등 ‘물취약계층’ 지원 강조 💰
한편, MS는 물소비와 보충을 넘어 전 세계의 수자원 접근성 향상에 대한 노력을 강조했습니다.
아프리카·동남아시아처럼 물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수자원 투자가 적은 현실을 지적한 것입니다. 이들 지역 모두 물스트레스와 물소비량이 높은 반면, 투자는 상대적으로 더 적습니다.
이에 MS는 수자원 관련 투자 원칙 중 하나로 물스트레스가 높은 지역에 투자를 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후혁신기금을 통한 미국 비영리 자산관리기업 ‘워터에쿼티(WaterEquity)’에 투자를 그 사례로 들었습니다. 기후혁신기금은 MS가 2030년 탄소네거티브·워터 포지티브 등을 달성하기 위해 2020년 설립한 기금입니다.
MS는 워터에쿼티를 통해 동남아·남아시아·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남미 등 취약계층에 물과 위생시설 투자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까지 기후혁신기금이 수자원 접근성 확장에 투자한 자금은 4,500만 달러(약 614억원)라고 MS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