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배출권 거래제 유상할당 수익 증가, 회원국 배정액은 26% 감소…EU 기금 비중 확대

EU 탄소정책, 66조원 수익으로 '산업보호'와 '기후목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유럽연합(EU)이 탄소배출권 가격 급등이라는 위기 속에서 ‘산업 경쟁력 보호’와 ‘기후 목표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전략을 본격 가동하고 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시스템(ETS) 관련 국가 지원 지침을 전면 개정해 에너지 집약적 산업에 대한 보상 범위를 20개 산업 부문과 2개 하위 부문으로 대폭 확대했습니다. 기존 보상 산업의 지원 강도도 75%에서 80%로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동시에 EU는 2024년 탄소배출권 경매로 거둔 막대한 수익 388억 유로(약 66조 원) 중 212억 유로(약 36조 원)를 기후 행동에 의무적으로 투입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탄소 가격 상승으로 타격받는 산업을 보호하면서도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EU의 핵심 가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이중 전략입니다.

 

EU ETS 경매 수익금 활용 현황 EEA 유럽환경청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EU ETS) 경매 수익금 활용 현황 ©EEA(European Environment Agency)

 

산업 경쟁력 보호와 기후 투자의 균형을 찾아가는 EU의 이중 전략

2024년 EU ETS 경매 수익은 불과 1년 만에 17% 급증한 388억 유로에 달했습니다. 이는 경매된 탄소배출권 수량이 15% 증가했음에도 평균 가격이 톤당 83.6유로에서 64.8유로로 18% 하락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입니다.

이 수익 중 244억 유로(약 41조 원)는 회원국에 직접 분배되었고, 나머지는 혁신 기금(24억 유로), 현대화 기금(63억 유로), 회복 및 복원력 기금(5억 6,000만 유로) 등 EU 차원의 기후 투자 기금으로 배분되었습니다. EU는 수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기후 투자를 개별 회원국 차원에서 연합 전체 차원의 전략적 접근으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습니다.

탄소 가격 상승은 EU 산업계에 심각한 경쟁력 위협으로 다가왔습니다. 기업들이 기후 규제가 느슨한 지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거나, EU 제품이 탄소 집약적 수입품으로 대체되는 ‘탄소 누출’ 현상이 현실화될 위험이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EU 집행위원회는 ETS 국가 지원 지침을 과감히 개정했습니다. 유기 화학물질 제조, 세라믹, 유리, 배터리 가치사슬 등 20개 산업 부문과 2개 하위 부문을 새롭게 보상 대상에 포함시켰고, 기존 보상 대상 산업의 지원 강도도 75%에서 80%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대규모 보상을 받는 기업들에게는 의무도 부과됩니다. 받은 보상의 일부를 전기 시스템 비용 절감에 기여하는 프로젝트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반면 회원국들은 지침에 명시되지 않은 산업이라도 탄소 누출의 실질적 위험을 입증하면 보상 대상으로 통보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했습니다. 이는 산업 현장의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투자를 병행하도록 설계된 균형 잡힌 접근법입니다.

회원국별 경매 수익 활용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2024년 독일이 55억 유로(약 9조 3,768억 원)로 최대 수익을 올렸고, 폴란드 38억 유로(약 6조 4,785억 원),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각각 26억 유로(약 4조 4,326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10개 회원국은 244억 유로 중 32억 유로를 간접 탄소 비용 보전에 사용했으며, 나머지 212억 유로는 기후 행동에 투입되어야 합니다.

회원국들은 2024년 수익의 67%를 이미 에너지 및 기후 목적으로 지출했다고 보고했으며, 이 중 80%는 에너지 공급, 전력망, 저장시설, 산업, 도로 및 대중교통 부문에 집중 투자되었습니다. 반면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한 국제 지출은 연간 1~2억 유로 수준으로 2018년 이후 정체 상태입니다.

이번 지침 개정은 2020년 9월 처음 도입된 ETS 국가 지원 지침의 연장선상에서, 탄소 가격 상승으로 타격받는 산업 부문을 보호하고 동시에 탈탄소화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 지침은 2021년부터 시행되어 2030년까지 적용되며, 2023년 6월부터는 회원국이 ETS 경매 수익의 100%를 기후 및 에너지 관련 목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EU는 산업계 보호와 기후 투자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정교한 균형점을 찾아가며, 글로벌 기후 리더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역내 산업 경쟁력을 방어하는 복합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2026년 4차 계획기간 내 늘어난 유상할당 수익을 활용해 국내 산업의 탈탄소 경쟁력을 높이는 데 EU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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