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백악관 재입성한 ‘워싱턴 이단아’ 트럼프, 그는 누구인가?

더 강해진 ‘미국 우선주의’ 귀환에 전 세계 혼란 가중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6일(이하 현지시각) 대선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이후 경쟁후보였던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에 축하 전화를 걸고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트럼프 캠프 측은 “두 지도자는 국가 통합의 중요성에 대해 동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시각으로 7일 오후 13시 기준 미국 50개주의 개표가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7개 경합주 중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19명)에서 이기며 승기를 굳혔습니다. 여기에 미시간·위스콘신에서도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은 이른바 ‘러스트벨트’에 위치한 북부 경합주입니다. 오대호 인근의 쇠락한 공업지대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과거 미국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민주당의 상징익 파란색을 차용해 ‘블루월’로 불렸으나 현재는 공화당 지지세가 확장돼 경합주가 됐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아직 개표가 진행 중인 남부 네바다·애리조나주에서도 이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주 등 다른 남부 경합주 2곳에서는 이미 승리한 상황입니다.

이번 대선 승패를 결정짓는 경합주 7곳 모두를 사실상 싹쓸이한 겁니다. 노스캐롤라니아주를 제외하고는 4년 전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했던 지역들입니다.

전체 개표가 완료될 경우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인단 312명,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인단 226명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네바다와 애리조나주 역시 도널드 트럼프에게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니엄

트럼프,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징검다리 집권 🏛️

백악관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대통령은 1982년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 이후 트럼프 당선인이 2번째입니다. 120여년 만입니다.

1946년 6월 14일생인 트럼프 당선인은 형식적 절차를 거쳐 2025년 1월 20일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합니다. 만 78세 나이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입니다.

현재 최고령 대통령은 2021년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입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만 78세입니다. 단, 바이든 대통령의 생년월일이 11월 20일이어서 취임일 기준으로 하면 트럼프 당선인보다 약 5개월 더 젊습니다.

달리 말하면 트럼프 당선인이 역대 최고령 대통령으로 기록된다는 뜻입니다.

 

‘아웃사이더’서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던 까닭은? 🤔

트럼프 당선인은 여러 부문에서 자기만의 길을 추구해 왔습니다. 사실 그는 2016년 대선 전까지는 미국 주류 정치와는 거리가 먼 ‘아웃사이더’로 분류돼 왔습니다.

2015년 6월 16일 공화당 대선후보 출마 당시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경선을 거쳐 공화당의 공식후보가 됐습니다. 이후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前) 국무장관을 꺾으며 대통령이 됩니다.

공화당 지지층에 더해 백인 저소득·저학력 계층의 막강한 지지를 등에 업은 덕분입니다.

물론 그의 1기 행정부는 여러모로 파란만장했습니다. 아메리칸 퍼스트, 즉 미국 우선주의란 기조 아래 기존 관행을 깨고 기행을 일삼았기 때문입니다. 중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과 무역갈등을 겪었을뿐더러, 방위비 문제를 놓고 한국 등 동맹국과도 마찰을 빚었습니다.

기업 활동에 방해가 된다며 파리협정에서 미국을 탈퇴시키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며 원상 복귀 됐습니다.

불법이민을 막고자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거대 장벽을 설치하고, 이슬람 국가 국민의 입국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둬 물의를 빚기도 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대처가 미흡한 점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행보로 인해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은 물론 미국 사회의 주류언론과 계층으로부터 강력한 저항과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그럼에도 지지층은 그의 행보에 오히려 열광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 탄핵 소추·형사기소 등 사법리스크 연류 ⚖️

트럼프 당선인은 여러 사법리스크와 연루돼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2020년 대선 패배 불복에 이어 이듬해 1월 6일에는 미 의회 의사당 난입 폭동을 선동하는 등 미국 역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의사당 습격 사건 이후 미 하원은 트럼프 당선인을 반란 선동 혐의로 탄핵 소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해당 탄핵안은 상원에서 기각됐습니다. 앞서 그는 2019년에도 탄핵 소추를 받은 바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매개로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에 대한 수사를 압박했다는 혐의였습니다.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2번이나 하원에서 탄핵 소추를 당한 대통령이란 오명을 남긴 겁니다.

이후 그는 백악관 재입성을 위해 2022년 11월 대선 출마를 선언합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란 슬로건은 지지층을 열광시켰습니다. 그는 당내 경선에서부터 니키 헤일리 전(前) 유엔대사 등 경쟁자들을 초반부터 압도했습니다.

각종 사법리스크가 계속 이어지기는 했으나 그는 이를 ‘마녀사냥’으로 규정했고, 지지층 결집에 오히려 활용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혐의 ▲성추문 입막음 혐의 ▲2020년 의사당 난입 사건 및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조지아주 선거 결과 뒤집기 위한 압력 행사 등 4건의 혐의로 형사기소됐습니다.

올해 7월 미국 대법원은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에 대한 형사상 면책 특권을 폭넓게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에 따라 총 4건의 형사기소 사건 관련 공판 절차는 모두 대선 이후로 미뤄지게 됐습니다.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입성하면 법무장관에게 자신에 대한 공소 취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 7월 13일 미국 펜실베이니자우 버틀러에서 유세를 진행하던 도중 도널드 트럼프 당시 후보는 암살시도범의 총격에 오른쪽 귀를 맞았다. ©트럼프 대선후보 캠프

대선 유세 중 암살 기도만 2차례…4년 만에 백악관 재입성 🗳️

올해 유세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암살 기도는 2차례 있었습니다.

공화당 전당대회를 불과 이틀여 앞둔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중 총격을 받았으나 총알이 오른쪽 귀를 관통하며 살아남았습니다.

총격 현장에서 단상 아래로 몸을 피했다가 상황 정리 후 이동하면서 성조기 아래에서 주먹을 치켜들고 지지층에게 “싸우자(fight)!”고 외쳐 극적인 이미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9월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골프장에서 2번째 암살 시도가 있었습니다. 이때는 경호원들이 용의자를 즉각 제압하며 암살 위기를 넘겼습니다.

그는 대선 유세 초반 TV 토론에서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에게 참패를 안겼습니다.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TV 토론을 계기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했습니다.

이후 해리스 부통령이 돌풍을 일며 민주당 대선후보로 뛰어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무서운 기세로 추격에 나섰고, 초박빙 구도 속에 역전하며 4년 만에 백악관 재탈환을 이뤄냈습니다.

 

2016년보다 더 강해진 ‘미국 우선주의’ 🌐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불법이민자 추방 작전을 펼친다는 계획입니다.

또 모든 수입품에 현재 3%대인 미국의 보편적 관세를 최대 20%로 상향 부과한다는 구상입니다.

파리협정에서 다시 탈퇴하는 것은 물론,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온 ‘그린뉴딜’ 사업을 사기로 규정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철회할 것도 공약했습니다.

물론 이는 공화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 더 강한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주의 정책이 실행될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다시 대격랑의 시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4년 미국 대선, 트럼프 당선 모아보기]
① ‘워싱턴 이단아’ 트럼프, 그는 누구인가?
② 트럼프 2기 시대, 불확실성에 대비 나선 국제사회
③ 트럼프 재집권 소식에 ‘비상’ 걸린 배터리·반도체 등 한국 산업계
④ ESG 정책 타격 전망 불가피…기후공시 백지화 가능성도
⑤ 기후테크 업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⑥ 트럼프 재선에 국제사회 기후대응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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