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재생에너지가 세계 전력 생산의 46%를 차지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다만, 현 추세로는 같은기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로 늘리겠다는 국제사회의 약속 달성은 어려울 것이란 평가도 나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재생에너지 2024’ 보고서를 최근 내놓았습니다. IEA는 매년 보고서를 통해 세계 재생에너지 변화를 살펴보고 주요 정책 과제를 제시합니다.
이전 보고서에서 IEA는 2023년에만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510GW(기가와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한 바 있습니다. 2022년 대비 50%가량 증가한 것일뿐더러, 지난 20년간 가장 빠른 증가세입니다.
IEA는 앞으로 7년간(2024~2030년)의 재생에너지 설비 증가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4일 보고서에 따르면, IEA는 2030년까지 전 세계에 5,500GW 규모의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가동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연간 약 940GW씩 추가되는 것입니다.
2023년과 비교해 속도가 70%나 더 증가한 것이라고 기관은 설명했습니다.
세계 재생에너지 증가, 중국이 견인…한국은? 📈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분 중 95%는 태양광·풍력발전이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태양광은 재생에너지 설비의 80%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공급망 대란 등으로 주춤했던 풍력발전 역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이같은 재생에너지 성장을 이끄는 곳은 중국과 인도입니다.
2030년까지 세계에 설치될 재생에너지 용량의 약 60%를 중국이 차지할 것으로 IEA는 내다봤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웠을뿐더러, 중국 정부 역시 재생에너지 확장에 앞장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경우 2030년까지 목표로 했던 태양광·풍력발전 발전용량인 1,200GW를 6년이나 앞당겨 달성한 점도 언급됐습니다. IEA는 세계 태양광 공급망을 장악한 중국을 견제하고자 각국의 산업정책과 무역조치가 다각화를 자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재생에너지 성장세가 빠른 곳입니다. 옥상 태양광 패널에 대한 지원제도와 유틸리티 기업들의 성장세 덕분입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역시 앞으로 7년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증가세가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기업들의 전력구매계약 등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역시 보고서에서 언급됐습니다.
기관은 2030년까지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30GW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2023년 기준 국내에 들어선 태양광과 해상풍력 발전 누적 설비용량은 각각 23.9GW와 0.1GW입니다.
IEA는 올해 5월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태양광·풍력발전 분야에서 상당한 잠재력이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정책적·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을 위해 적절한 인센티브가 지급될 경우 성장세가 더 가파를 것이란 내용도 언급됐습니다.
태양광·풍력 외 재생에너지, 성장세 ↓…그린수소 포함 🤔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각국 정부가 목표를 만드는 것보다 재생에너지 증가세가 더 빠르다”고 평가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안보 강화 측면에서 재생에너지 설비가 가장 저렴하고 합리적인 선택지로 떠올랐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물론 태양광·풍력을 제외한 다른 재생에너지원의 성장세는 여전히 더딘 편입니다. 수력발전의 경우 중국·인도·아프리카·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을 주도로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열발전 ▲파력발전 ▲바이오에너지 등은 다른 재생에너지원은 정책 지원 부족으로 인해 2030년까지 발전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IEA는 그린수소의 경우 2030년 전체 수소 생산량의 4%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수소 관련 각국의 정책 지원이 늘어나기는 했으나, 수요 창출이 부족한 점이 지적됐습니다.
수소 생산에 필요한 전해조 설치와 더불어 저렴한 재생에너지원과 연결돼야 한단 점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습니다.
IRENA,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3배 목표 비관적 전망 ⚡
IEA는 재생에너지 설비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현 추세로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확충한다는 국제사회의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작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국제사회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1만 1,000GW까지 늘릴 것을 약속했습니다.
현 추세로는 국제사회는 2030년까지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2022년 대비 2.7배 증가(9,763GW)에 그칠 것으로 IEA는 예측했습니다. 노력을 가속화한다는 시나리오에서도 같은기간 2.9배 증가(1만 779GW)였습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IEA보다 더 비관적으로 전망했습니다. IRENA 역시 별도 보고서를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내놓았습니다.
기관은 현재 각국이 발표한 재생에너지 설비 건설 계획을 분석한 결과,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당초 목표와 비교해 34%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재생에너지 설비를 연간 최소 16.4% 증설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목표 기간까지 2023년 대비 육상풍력이 3배, 해상풍력과 지열발전의 경우 각각 6배와 35배 더 늘어나야 한단 점이 언급됐습니다.
프란체스코 라 카메라 IRENA 사무총장은 “현재 야심찬 에너지전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3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2030년 목표 달성? 전력망 개선·저장설비 확충 시급” 💸
IEA는 추가 노력이 있을 경우 해당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선 EU와 미국 등에서는 재생에너지 설비 인허가가 단축돼야 하는 동시에 투자가 더 늘어나야 합니다. 인도의 경우 유틸리티 업체의 재무 건전성이 강화돼야 합니다. 인도 역시 설비 인허가 문제 역시 개선돼야 합니다.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에서는 자금조달 문제가 개선돼야 합니다.
특히, 전력망 강화의 중요성이 강조됐습니다.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늘린 만큼 에너지 전달을 위해서는 전력망이 현대화돼야 합니다. 2030년까지 2,500만㎞에 이릅니다. 현재 개도국에서는 전력망 투자가 더딘 편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전력망 증설에 지역사회가 반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IEA는 그럼에도 전력망 강화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란 점을 역설했습니다. 동시에 1,500GW 규모의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춰져야 한다고 기관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오는 11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릴 29차 당사국총회(COP29)에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력망 확충에 대한 서약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장국인 아제르바이잔은 COP29에서 논의할 주요 의제를 각 당사국에게 보낸 상황입니다. 먼저 ESS 용량을 2030년까지 2022년 대비 6배 늘린 1,500GW 규모로 확충해야 한단 내용이 담겼습니다.
전력망 강화는 신규 송배전선 설치나 교체를 통해 2040년까지 8,000만㎞를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같은 에너지전환에 필요한 신규 재원 마련도 추진됩니다.
산유국과 화석연료 기업들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마련된 ‘기후금융행동기금(CFAF)’ 조성이 추진됩니다. 이 기금은 개도국의 재생에너지 전환과 기후적응에 주로 쓰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