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후테크 스타트업, 해외 투자 어떻게 해야 성공하나? “4가지 조언 기억해야”

기후테크 액셀러레이터 D3 운영책임자 "아태 지역 매우 역동적 시장”

국내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핵심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습니다.

또 창업자나 기업만의 ‘스토리텔링’을 갖춰야 한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기후테크 액셀러레이터인 서드디리브티브(D3)의 운영책임자인 로이 토버츠가 지난달 30일 열린 ‘2024 경기도 기후테크 콘퍼런스’ 쇼케이스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D3는 2020년 12월 미국 싱크탱크 록키마운틴연구소(RMI)가 다른 기관과 함께 설립한 곳입니다. 기후테크 중에서도 산업계 탈탄소화를 목표로 현재까지 225개 스타트업을 지원했습니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열배터리 스타트업 안토라에너지와 DAC(직접공기포집) 스타트업 44.01이 있습니다.

토버츠 책임자는 기후테크 산업이 혁신가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매우 역동적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그는 “북미·유럽 투자자들은 아시아의 기후테크 산업 성장세를 잘 모른다”며 “대체단백질·에어컨 산업이 모두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한국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은 수요가 급격히 성장하는 아태 시장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성남 스타트업캠퍼스에서 ‘2024 경기도 기후테크 콘퍼런스’ 열린 가운데 로이 토버츠 D3 운영책임자가 발제 중이다. ©그리니엄

“기후테크 창업가, 생태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

토버츠 책임자는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죽음의 계곡’을 넘기 힘들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는 수익화에 자금조달에 실패해 문을 닫는다는 뜻입니다. 통상 시리즈 B 단계에 머무는 스타트업들이 해당됩니다.

그는 “벤처캐피털(VC)들이 초기 단계 자금을 지원할 수 있겠으나 이후 공장 건설 등 시설을 갖춰야 할 경우 자금 제공이 어렵다고 말한다”고 말했습니다.

‘최초 시설(FOAK·First OF A Kind)’과 관련해 투자를 주저하고 있단 뜻입니다.

이는 비용이 최소 수백억 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기관 사이트라인클라이밋은 초기 성장 단계 기후테크 기업의 공장 건설에 최소 3,000만 유로(약 444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이에 그는 기후테크 창업가들은 단계별로 매번 다른 유형의 투자자를 만나 재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습니다.

무엇보다 창업가들이 기후테크 생태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습니다.

스웨덴 녹색철강 스타트업 H2그린스틸(H2G2)이 대표 사례로 소개됐습니다.

H2GS는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스웨덴 북부에 ‘보덴제철소’를 건설 중입니다.

사측은 공장 건설을 위해 투자자들뿐만이 아니라, 스웨덴 정부와 유럽연합(EU)으로부터 막대한 규모의 보조금을 유치했습니다. 또 회사에 투자한 기존 투자자들이 다른 이들을 끌어드려 더 많은 재원을 H2GS로 흘러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나아가 녹색철강 제조에 필요한 청정에너지와 전해조·수전해 등은 현지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조달했습니다.

토버츠 책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내 기업을 잘 아는 이들을 응원단으로 만들고 적극적으로 네트워킹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모든 곳과 협력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회사의 이해관계를 잘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곳과 핵심적으로 연결을 맺으라는 뜻입니다. 그는 “(기업 규모 및 단계 등) 시간에 따라서 파트너십의 역할도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대기업 연계 파트너십 중요…“미래 지향적 투자 필요” 💸

그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감축 기술 중 50%가 시장에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도 인용했습니다.

이어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 산업계 탈탄소화가 어려운 것은 맞기는 하나, 지금 기술을 제대로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토버츠 책임자는 최근 대기업들이 기후테크 스타트업들과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습니다.

일본 완성차업체 도요타자동차가 대표적입니다. 도요타자동차 역시 공급망 내 탄소중립을 목표로 합니다. 단, 탈탄소화 기술 상당수를 홀로 개발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자사의 공급망 내 탈탄소화를 도울 기술을 갖춘 스타트업들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도요타자동차는 2017년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도요타벤처스를 설립해 투자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대체소재나 탄소포집 등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추세입니다.

토버츠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미래에 베팅(투자)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과거지향에 머물지 않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외 투자 원하는 韓 스타트업 위한 제언 4가지는?” 🤔

아울러 그는 해외 투자 유치를 원하는 한국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을 위해 크게 4가지를 제언했습니다.

첫째, 앞서 언급한 적절한 기업 파트너를 찾는 것입니다. 토버츠 책임자는 “의식적으로 너무 많은 파트너를 찾으려 하지 말라”며 “핵심적인 곳과 파트너십을 강화해라”고 주문했습니다.

둘째, 정부와 국제기구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지원을 찾는 것입니다. 그는 녹색기후기금(GCF)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 같은 곳으로부터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받을 수 있는 다자간 지원이 많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셋째, 창업가와 스타트업만의 설득력 있는 스토리텔링을 갖춰야 합니다. 이같은 스토리텔링은 구전을 통해 기후테크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넷째는 결국 한국에만 머물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해외 투자 유치를 원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먼저 국제사회에 들어와야 한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국내 스타트업이 한국 시장만 보고 활동하기에는 규모 자체가 작다는 말이 지배적입니다.

물론 이를 위해선 정부와 주요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토버츠 책임자는 “결국에는 손벽이 마주쳐야 한다”며 “모든 이해관계자가 함께 해야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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