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제거 스타트업 44.01, 3500만 달러 규모 시리즈 A 투자 유치

빌 게이츠, 샘 올트먼, 아마존 등 유명 투자사 대거 참여

탄소제거 스타트업 44.01이 3,500만 달러(약 481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해당 투자에는 노르웨이 국영기업 에퀴노르 산하 에퀴노르벤처스가 주도했습니다.

17일 시장조사기관 피치북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번 투자금을 포함해 44.01이 현재까지 유치한 자금만 4,320만 달러(약 594억원)에 이릅니다.

기후테크 업계 유명한 투자사들은 거의 모두 44.01에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빌 게이츠의 기후투자사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BEV)아마존 기후서약기금(CPF)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에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인 샘 올트먼과 그의 형제가 만든 ‘아폴로 프로젝트’란 투자업체도 이번 44.01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회사 공동설립자 겸 CEO인 탈랄 하산은 “(이번 투자 덕에) 탄소제거 기술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세계적으로 탄소제거 기술 상용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44.01 공동설립자 겸 대표인 탈랄 하산이 ‘감람암’ 퇴적물을 배경으로 서 있다. ©Earthshot Prize

오만서 풍부한 ‘감람암’으로 탄소광물화 나선 44.01 🧪

44.01은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입니다. 회사 사명이 44.01인 이유는 이산화탄소(CO2)의 분자량에서 유래했습니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으나, 실제 탄소제거 작업은 중동 오만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44.01이 보유한 ‘탄소광물화’ 기술과 연관돼 있습니다. 이는 지하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말 그대로 광물로 만드는 기술입니다.

현재 해당 기술을 상용화한 곳은 44.01과 아이슬란드 카브픽스 2곳뿐입니다. 카브픽스는 세계 최대 DAC(직접공기포집) 시설을 운영하는 클라임웍스의 협력사입니다.

두 기업의 다른 점은 선택한 암석에 있습니다. 카브픽스는 화산지대에 풍부한 현무암을 택한 반면, 44.01은 ‘감람암’을 택했습니다.

감람암은 대개 지구 깊숙한 곳에 있으나, 오만에서는 지표면 근처에서 손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44.01이 영국이 아닌 오만에서 탄소격리 작업을 하는 이유입니다.

회사 측은 대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해수와 섞은 뒤 시추공을 통해 지하 깊숙이 주입합니다. 그럼 감람암 속에 포함된 마그네슘·철 등의 금속 성분이 이산화탄소와 만나 고체탄산염으로 변환됩니다.

자연에서는 길게는 수천 년이 걸리나, 짧게는 12개월 이내 탄소광물화가 가능하단 것이 44.01 측의 설명입니다.

 

▲ 중동 오만에 소재한 44.01의 탄소격리 시설의 모습. 포집한 이산화탄소 물과 용해된 후 시추공을 통해 지하 1㎞에 주입돼 저장된다. ©44.01

“오만에너지부 지원 아래 DAC 설비 건설 중” 💰

현재 44.01은 오만에서 ‘프로젝트 하자르(Project Hajar)’란 탄소광물화 시범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은 미국 스타트업 에어캡처가 담당합니다. 에어캡처가 DAC 설비로 포집한 탄소는 44.01을 통해 광물 형태로 영구 격리됩니다.

시범사업 결과, 일일 탄소제거 규모가 최대 60톤에 이른다고 44.01 측은 밝혔습니다. 상업화 성공 시 시추공 하나당 100톤을 저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회사 측은 덧붙였습니다. 시추공 하나당 깊이가 1㎞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사는 현재 오만 에너지부의 협력 아래 현지에 DAC 설비를 건설 중입니다. 프로젝트명이 ‘하자르’인 이뉴는 설비가 건설되는 곳이 하자르산맥 일대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NEF(BNEF)는 탄소광물화가 CCUS(탄소포집·활용·저장)와 비교해 비용이 최대 3배 더 비싸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비싼 만큼 격리된 이산화탄소가 외부에 누출될 위험이 거의 없단 것이 BNEF의 말입니다.

2018년 오만을 탐사한 미국 컬럼비아대학 지구관측소 소속인 피터 켈먼 박사는 당시 뉴욕타임스(NYT)에 “오만에 있는 감람암으로 매년 최소 10억 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오만 전체가 탄소격리 잠재력이 충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같단 것이 켈먼 박사의 말입니다.

 

▲ 중동 오만 하자르산맥 부근에 소재한 44.01의 탄소격리 시설의 모습. ©44.01

일론 머스크·윌리엄 英 왕세자도 44.01 기술력에 반해 🤔

10억 톤이란 숫자가 주는 의미는 큽니다.

탄소제거 기술개발 혁신을 목표로 비영리재단 X프라이즈가 추진 중인 ‘카본 리무벌’ 대회의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이 대회는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10억 톤 규모의 탄소제거를 달성할 기술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1억 달러(약 1,370억원) 규모의 상금이 걸려 있습니다. 실제로 44.01은 이 대회에서 결선에 오른 20개팀 중 하나입니다. X프라이즈는 당시 ▲운영 ▲지속가능성 ▲비용 등 성적을 기반으로 팀을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서 실제 탄소제거와 비용효율성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영국 왕실 역시 44.01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영국 윌리엄 왕세자와 왕립재단이 만든 국제환경상 ‘어스샷 상’의 2022년 수상자이기 때문입니다. 주최 측은 당시 선정 이유에 대해 44.01의 기술이 기후대응은 물론 나아가 오만 지역사회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어스샷 상 선정 이후 44.01은 수상금을 기반으로 연구개발(R&D) 확장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44.01은 2024년 주요 목표 중 하나로 탄소격리 1,000톤을 설정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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