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투자 전문 벤처캐피털(VC) 소풍벤처스의 ‘타이푼 데모데이 2024’가 성황리에 마무리됐습니다. 행사는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열렸습니다. 오프라인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119명이 참석했습니다.
소풍벤처스는 2008년 설립된 국내 첫 임팩트투자사입니다.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와 액셀러레이팅을 제공합니다. 총 운용자산은 약 450억 원. 누적 포트폴리오 수는 148개입니다.
타이푼은 소풍벤처스가 IT(정보기술)와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집중 지원하기 위해 선보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입니다.
작은 혁신의 바람이 세상에 큰 임팩트를 주는 강력한 바람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한단 뜻을 담고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소풍벤처스 측은 밝혔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민간주도형 예비창업 지원 프로그램 ‘시드팁스(SEEDTIPS)’와 연계돼 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선발될 가능성을 높이는 비법이 공유된 가운데 타이푼 프로그램에 선발된 7개 스타트업도 공개됐습니다.
“(액셀러레이팅을 주관하는 투자사는) 퀸메이커의 역할이다. 창업가들이 이루고자 하는 비전을 무대에 세우고, 이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무대 뒤에서 물심양면 돕는다.”
최경희 소풍벤처스 파트너
창업가 친화 철학 내건 소풍벤처스 “퀸메이커 역할 통해 스타트업 지원” 💰
이날 발제를 맡은 소풍벤처스의 최경희 파트너는 투자사를 ‘퀸메이커’에 비유해 설명했습니다. 이는 여왕이 되기 위한 후보를 지원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를 뜻합니다.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한 기관 역시 창업가의 생각을 가지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단 말입니다.
이는 소풍벤처스의 투자 철학을 보면 더 잘 드러납니다.
소풍벤처스는 ‘창업가 친화적(Founder Friendly)’이란 가치를 내세웁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단 도전이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고독한 여정이 되지 않도록 비즈니스 조언뿐만 아니라, 정서적 지원과 격려도 제공한단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 파트너는 액셀러레이팅의 핵심은 투자 후 사후관리에 있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최 파트너는 액셀러레이터로서 “창업가들이 갖고 있는 여러 고민을 들어주고 문제 해결을 위해 같이 뛰어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최 파트너 또한 소풍벤처스 합류 전에 에듀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해 운영한 이력이 있습니다.

액셀러레이터에 선발될 가능성 높일 방법 4가지는? 🤔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에 의하면, 2023년 기준 국내 액셀러레이터에 투자된 총금액은 약 6,670억원입니다. 1,631개 기업에게 투자가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타트업들이 액셀러레이터에 선발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
최 파트너는 이와 관련해 크게 4가지를 언급했습니다.
1️⃣ 투자사 파악
먼저 투자사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최 파트너는 강조했습니다. 예컨대 소풍벤처스는 기후테크와 임팩트에 맞춰 투자합니다. 방대한 기후테크 분야 중에서도 에너지·농식품·환경에 주로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투자 금액 기준 소풍벤처스가 지난해 중점 투자한 분야는 기후테크가 45%에 이릅니다. 향후에는 기후테크 영역에 50% 이상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또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개 목표를 기준으로 팀을 선발한다고 최 파트너는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뷰티·게임 영역이나 도박·무기 등은 투자 검토가 어렵다”며 “더 중요한 인류의 목표에 도움이 될 스타트업이나 예비 창업가들에게 투자한다”고 최 파트너는 말했습니다.
2️⃣ 펀드 출자자 조사
펀드 출자자와의 이해관계 역시 파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강원도나 전라북도 등 지역 기반 모태펀드가 액셀러레이터에 돈을 출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해당 지역 출신의 스타트업이 선정에 더 유리합니다.
3️⃣ 투자 파트너 및 포트폴리오 탐구
액셀러레이터를 운영하는 투자사가 어떤 파트너를 영입했는지도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빌리티·이차전지·탄소시장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파트너로 영입했단 뜻은 해당 투자사가 이 영역의 투자를 늘리겠단 신호로 볼 수 있단 것.
최 파트너는 “투자사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모두 공개돼 있다”며 “해당 포트폴리오를 사전에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투자사의 영역과 관심사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4️⃣ 네트워킹
한편, 최 파트너는 투자시장이 “전형적인 미스매칭 시장이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창업자들은 투자자를 찾고 싶어하고, 투자자는 좋은 창업가를 알고 싶어하나 정작 서로 만나는 일이 어렵단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최 파트너는 해결책이 “네트워킹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른 투자사나 투자한 기업이 추천한 스타트업은 직접 만나서 알아본단 것. 공간예약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디원더 역시 다른 투자사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알게 돼 투자를 집행했다고 최 파트너는 소개했습니다.
그는 “투자한 포트폴리오 기업이 추천한 곳은 무조건 다 만난다는 원칙이 있다”며 “투자를 못하더라도 리뷰를 통해 기업성장을 돕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소풍벤처스 타이푼에 선발된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
한편, 타이푼 프로그램에 선발된 스타트업은 사업모델 고도화부터 초기 시제품 제작, 특허 개발 등을 전방위적으로 지원받습니다.
프로그램은 기수제로 운영됩니다.
작년 7월 출시된 타이푼 프로그램에 신청한 스타트업 수만 440곳. 이중 서류평가와 사전 액셀러레이팅을 거쳐 7개 스타트업이 선정됐습니다.
이들은 지난 6개월(2023년 10월~2024년 4월)까지 소풍벤처스로부터 집중 액셀러레이팅을 받았습니다.
▲전기비행기 운영 기업 ‘토프모빌리티’ ▲탄소포집 기술개발 기업 ‘비욘드캡처’ ▲이산화탄소 자원화 기술개발 기업 ‘에이랩스’ ▲디지털 기반 미술 작품 관리 플랫폼 운영 기업 ‘아트라식스’ ▲인공지능(AI) 기반 원가 관리 기술개발 기업 ‘인비고웍스’ ▲기업 내 레퍼런스 체크 돕는 플랫폼 운영 기업 ‘A76(아이스버그)’ ▲AI 기반 소셜 콘텐츠 개발 해결책 제공 기업 ‘MAETEL’ 순입니다.
이중 기후테크 기업 3곳만 간추렸습니다.
✈️ 토프모빌리티|韓 넘어 아시아 최초 전기비행기 상용화 나서
항공산업은 세계 전체 탄소배출량의 약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럽항공청(EASA)은 현 추세가 유지될 시 2050년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30%가 내연기관 비행기에서 나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토프모빌리티는 항공업계 탈탄소화의 해답이 ‘전기비행기’에 있다고 말합니다.
2023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전기비행기 여객 서비스 제공을 내걸었습니다. 또 비행 및 부품데이터를 확보하고 분석함으로써 최적화하는 기술도 보유했습니다.
EASA로부터 인증받은 전기비행기를 국내에 도입해 관련 여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해당 인증은 오는 5월 완료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전기비행기가 서서히 상용화가 시작됐습니다. 반면, 현재 국내는 토프모빌리티가 보유한 전기비행기가 유일합니다. 상용화 역시 토프모빌리티가 아시아 최초입니다.
전기비행기가 기존 항공기보다 소음은 적으면서 탄소는 덜 배출한단 것이 사측의 설명입니다.
정찬영 토프모빌리티 대표는 한국항공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인물로 항공산업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평가됩니다. 조종사로서 6,000시간이 넘는 비행 경험을 갖췄을뿐더러,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산업에서 모빌리티 전략을 연구한 이력이 있습니다.
정 대표는 인구소멸 시대 대중교통 기반시설이 현저하게 줄어드는 지역에서는 전기비행기가 대안이 될 수 있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학종 소풍벤처스 파트너는 “전기비행기가 상용화되는 시점에 있다”며 “(토플모빌리티는) 기존 지역에 있던 기반시설과 서비스 그리고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여객 서비스를 만드는 곳”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비욘드캡처|2024년 안에 모듈형 DAC 프로토타입 공개 예정
비욘드캡처는 전기화학 기반 탄소포집 기술을 개발 중인 기후테크 스타트업입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어바나-샴폐인 캠퍼스)에서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병수 대표가 2024년 공동설립했습니다.
이 기업의 특징은 전기화학에 기반한 원리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단 것. 기존 가열 방식으로 탄소를 포집하던 방식과 대비됩니다.
DAC(직접공기포집)의 경우 가열에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해 운영비가 높은 편입니다. 이 때문에 톤당 포집 비용이 평균 300~600달러(약 41만~82만원)에 머뭅니다. 세계 최대 DAC 운영 기업 클라임웍스조차 톤당 포집비용이 1,000달러(약 136만원) 규모에 이릅니다.
경제성을 갖추기 위해선 톤당 포집 비용이 100달러(약 13만원) 이하로 떨어져야 합니다.
비욘드캡처는 전기화에 답이 있다고 말합니다. 김 대표는 “전기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했다”며 “일명 ‘탄소포집 배터리’ 내 전극이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흡착해 분리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실험실에서 이미 탄소포집 능력은 입증됐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열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은 탄소포집 기술개발 덕에 운영비를 최대 80%까지 감소시킨단 것이 김 대표의 설명입니다. 모듈형으로 설계된 덕에 공장을 덜 차지할뿐더러, 확장성도 높단 장점이 있습니다.
사측은 추후 탄소제거를 통해 크레딧까지 판매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사측은 소풍벤처스 등 3개 투자사로부터 7억 원 규모의 시드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비욘드캡처는 올해 안으로 프로토타입(시제품) 제작과 실증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에이랩스|건물서 포집한 이산화탄소 자원화 기술개발
에이랩스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자원으로 만드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입니다.
구체적으로 이산화탄소를 탄산염 광물로 바로 변환시키는 설비를 개발 중입니다. 즉,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자원화한단 것.
먼저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 등 주요 건물 내 공조시스템에 모듈형 설비를 연결합니다. 이후 건물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해당 설비를 거치며 바로 탄산칼슘이나 탄산나트륨 같은 산업자원으로 바꾼단 것.
19단계 공정을 거쳐 분리되며, 이후 해당 자원을 콘크리트나 플라스틱 생산 등에 활용한단 구상입니다.
실제로 미국 뉴욕에서는 고층건물을 중심으로 이와 비슷한 기술이 상용화돼 사용 중입니다. 일정 수준의 면적을 가진 건물이 탄소배출을 초과할 시 탄소세가 부과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관련 기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서울시는 최근 공공건물부터 온실가스 표준 배출량을 부여하는 온실가스 총량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26년까지 모든 민간 건물로 전면 확대됩니다.
박웅 에이랩스 대표는 “옥상정원, 고단열 창호 등은 규제 충족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라며 “현대건설 등 대기업과 협력해 데이터를 100만여개 이상 수집해 분석하고, 성능을 개선 중이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소풍벤처스는 현재 ‘임팩트클라이밋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할 팀을 모집 중입니다. 2차 모집으로 이달 21일 마감됩니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이나 기후탄력성 증대 기술을 보유한 만 7년 미만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입니다. 소풍벤처스는 매년 9팀을 선발해 직접 투자 및 후속투자 유치를 지원해 왔습니다.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 아래 진행됩니다. 이 때문에 프로그램에 선정된 기업은 2개월 이내 전북 지역에 지점 또는 연구소를 설립해야 합니다.
참여 기업 중 우수팀은 소풍벤처스가 직접 투자합니다. 또 최대 15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자금이 연계돼 지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