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까지 전 세계에 등장한 신생 유니콘 기업이 75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중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은 8곳으로 파악됐습니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를(약 1조 3,000억원) 넘는 비상장 기업을 뜻합니다.
시장조사기관 피치북이 최근 갱신한 유니콘 기업 자료에 담긴 내용입니다. 기관은 매월 주기적으로 유니콘 기업 현황을 추적해 발표합니다. 7월 31일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 수는 1,411곳에 이릅니다.
12일 자료를 살펴본 결과, 새로 등장한 유니콘 기업 75곳 중 41곳은 미국 기업입니다. 이어 중국(16곳), 영국·이스라엘(각각 3곳), 프랑스·인도·네덜란드(각각 2곳) 순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새로 등장한 유니콘 기업은 없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와 우즈베키스탄에서 유니콘 기업이 각각 1곳씩 새로 등장했습니다.
신생 기후테크 기업 8곳 중 5곳 중국 기업 🇨🇳
이번에 유니콘 기업에 등극한 기후테크 기업 8곳 중 5곳은 중국 기업입니다.
①지지자동차 ②치위안그린발전 ③톈진클린에너지 ④광시 CNGR뉴에너지 ⑤선그로우뉴에너지 순입니다.
2022년 설립된 지지자동차는 대형 전기트럭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업체입니다. 수소연료전지 기반 대형 트럭 개발을 위해 다른 기업들과도 협력 중입니다. 올해 2월 7,710만 달러(약 1,053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습니다. 사측은 이를 기반으로 운송 업계 탈탄소화를 가속화한다는 구상입니다.
치위안그린발전 역시 운송 업계 탈탄소화를 목표로 합니다. 2020년 설립된 곳으로 배터리 기술개발을 전문으로 합니다.
중국 국가전력망공사(SGCC)에 소속돼 있으며, 중국과 대만 전역에서 배터리 은행을 운영 중입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충전과 교체가 모두 이뤄지는 곳으로 작년 기준 600개 이상의 충전소가 설치돼 있습니다. 이곳 역시 올해 2월 신규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톈진클린에너지와 광시 CNGR뉴에너지 또한 각각 1월과 2월에 유니콘에 등극습니다. 두 기업 모두 기업가치가 16억 달러(약 2조원)로 평가됩니다. 양사 모두 대기업에서 분사됐습니다. 각각 청정에너지 개발과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개발을 중점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2014년 설립된 선그로우뉴에너지는 태양광 제조 전문업체입니다. 중국 최대 태양전지 제조업체 선그로우그룹에서 분사한 곳입니다. 올해 3월 투자를 통해 1억 1,790만 달러(약 1,61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성공했습니다.
“청정에너지 사업 중국에서 매력적 투자처로 떠올라” 💰
이들 기업 모두 올해 1분기(1~3월) 중국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한 곳입니다. 대기업에서 분사하거나, 중국 국영기업 또는 기관과 연계된 것이 특징입니다.
이와 관련해 삼정KPMG 중국사무소는 “청정에너지 사업이 중국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올랐다”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일례로 첨단제조와 에너지 분야 기업들이 홍콩에 투자를 약속한 금액만 50억 달러(약 6조 8,300억원)에 이릅니다. 연구개발(R&D) 센터나 지역사무소를 도시에 설립하기 위해 약속한 금액을 모두 합친 것입니다.
기관은 “배터리 기술이나 전기차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상당한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중에서도 신소재 탐색에 더 많은 투자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는 청정에너지 산업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목표와도 일치합니다. 지난해 12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역시 중국 내 기후테크 산업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딜로이트 중국 지사의 모히트 그로버 지속가능성책임자(CSO)는 SCMP에 “중국이 저탄소 경제로 전환되는 대규모 경제 변화를 겪고 있다”며 “미래 기후테크 산업에 금융기관을 비롯한 여러 조직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올해 중국이 3개 산업(태양광·리튬배터리·전기차)에서만 6,750억 달러(약 920조원)를 투자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강력한 내수 수요와 중국의 탈탄소화 목표가 융합된 덕분입니다.
태양광·폐배터리 재활용·열배터리 기업, 유니콘 등극 🦄
나머지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 3곳은 모두 미국에 소재했습니다.
⑥넥셈프 ⑦어센드엘리먼츠 ⑧론도에너지 순입니다.
넥셈프는 2007년 설립된 미국 최대 ‘커뮤니티 솔라(Community Solar)’ 업체입니다. 이는 지역사회 구성원이 태양광 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태양광이 생산한 전력을 전기요금에서 차감하는 형태로 수익을 공유합니다.
넥셈프를 현재 월간 구독료 형태로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현재 8만여명이 넘는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 중이며, 발전 규모만 1.5GW(기가와트)에 이릅니다. 지난 4월 사측은 5억 2,000만 달러(약 7,1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동시에 유니콘으로 등극했습니다.
어센드엘리먼츠는 2015년 만들어진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개발 기업입니다. 올해 상반기(1~6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투자금을 모은 기후테크 기업 9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기업은 올해 2월 저스트클라이밋 등 투자자로부터 1억 6,200만 달러(약 2,21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유니콘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열배터리 스타트업 론도에너지 역시 올해 6월 추가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습니다. 2020년 설립된 론도에너지는 1,500℃의 산업용 열을 저장할 수 있는 열배터리를 개발합니다.
기술전문매체 MIT 테크놀로지리뷰 독자들이 꼽은 ‘2024년 가장 주목해야 할 미래기술’에 열배터리가 꼽힌 바 있습니다.
신생 유니콘 기업 76곳 중 25곳 ‘AI 기술개발’ 전문 🤖
유니콘 기업의 등장은 시장에서 중요하게 떠오른 분야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합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유니콘 기업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었습니다.
올해 등장한 유니콘 기업 75곳 중 25곳은 AI 기술개발·서비스를 만드는 곳이었습니다. 미국 기업이 17곳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영국·프랑스·중국에서 각각 2곳이었습니다. 인도와 이스라엘에서도 각각 1곳씩 나왔습니다.
지난 5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세운 AI 스타트업 엑스에이아이(xAI)가 대표적입니다. 사측은 시리즈 B 투자에서 60억 달러(약 8조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성공했고, 240억 달러(약 32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달성했습니다.
마찬가지로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업체인 시그마컴퓨팅은 2억 달러(약 2,73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유니콘 기업이 됐습니다.
한편, 피치북은 이같은 AI 열풍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경기침체로 인해 산업군을 막론하고 스타트업 전반에서 자금조달 문제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업계 이목이 AI 투자에만 쏠려 있다는 것이 기관의 말입니다.
이동형 배터리저장장치(ESS) 개발 스타트업 목시온파워가 자금조달 문제로 지난 7월 폐업을 결정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피치북은 해당 사례를 언급하며 “목시온파워의 실패가 앞으로 몇 달 이내에 다른 스타트업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