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중국의 탄소배출량이 정점에 도달했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됐습니다.
영국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엠버는 2024년 상반기(1월~6월) 중국의 석탄발전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분석 결과, 중국의 올해 상반기 석탄발전 비중은 59.6%였습니다. 중국의 전력 생산에서 석탄 비중이 60% 미만으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25일 그리니엄이 여러 기관 자료를 살펴본 결과, 실제로 올해 중국의 탄소배출량이 정점에 도달했을 수 있다는 지표가 여럿 발견됐습니다.
중국의 배출량 정점은 세계 탄소배출의 정점을 의미할 수 있단 점에서 중요합니다. 단,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를 낙관적으로만 보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세계 탄소배출 1위 中, 배출 증가세 꺾일까? 🇨🇳
2023년 기준 중국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작년 한해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126억 톤*에 이릅니다. 세계 총배출량의 35%에 달하는 비중입니다. 대부분이 에너지 생산, 그중에서도 석탄발전에 기인합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석탄 비중이 감소하고 있단 지표가 연이어 공개됐습니다.
먼저 지난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6월 기준 석탄발전이 7.4%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5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입니다. 감소 폭도 2022년 5월 이후 가장 큽니다.
상반기 기준 총발전량에서 석탄발전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석탄발전량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엠버에 의하면, 중국의 상반기 석탄발전량은 2793.5TWh(테라와트시)입니다. 작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정에너지 발전량이 전년 대비 17% 급증해, 석탄발전 비중은 감소했습니다. 이는 중국의 탄소배출량이 정점에 도달했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데이브 존스 엠버 글로벌 인사이트 담당자는 “중국의 배출량 증가가 멈추면 세계 배출량 증가도 멈출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산화탄소환산톤(tCO2eq)
中 태양광·풍력 339GW 건설 중…“美 40GW 비교“ 🌦️
사실 중국의 탄소배출이 2024년 정점을 찍을 수 있단 분석은 연초부터 제기됐습니다.
지난 2월 IEA와 핀란드 싱크탱크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CREA)는 대규모 재생에너지 투자로 인해 중국의 탄소배출량이 이르면 올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23년 한해 중국이 설치한 신규 태양광 발전 시설만 217GW(기가와트)에 달합니다. 태양광 패널 수로는 5억 개가 넘는 규모입니다. 여기에 풍력터빈은 76GW 규모가 신규 설치됐습니다.
수력발전과 원자력 신규 설비까지 더하면 중국이 처음으로 연간 전력수요 증가량을 충당할 만큼 탈탄소발전 설비를 달성한 것이라고 IEA는 설명했습니다.
올해 건설 중인 재생에너지 규모는 작년을 뛰어 넘습니다.
발표 및 건설 전 단계까지 포함하면 중국에서만 1,062GW의 신규 태양광 및 풍력발전이 설치될 예정입니다. 글로벌에너지모니터(GEM)의 분석 결과입니다.
현재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 설비가 중국에서만 각각 180GW와 159GW가 건설 중입니다. GEM은 “중국을 제외한 세계 건설 규모의 2배”이며 “한국 전체에 전력을 공급하기 충분한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주요국의 태양광·풍력발전 건설 현황은 ▲미국 40GW ▲브라질 13GW ▲영국 10GW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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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같은 지표로 중국의 배출량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근거는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올해 상반기 석탄발전 감소가 경기침체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산업은 중국의 국내총생산(GCP)의 17%를 차지할만큼 비중이 큽니다. 2021년 부동산 위기로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건설은 물론 산업 전반이 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아시아정책연구소의 리 슈오 중국 기후센터 소장은 석탄발전 감소가 경제침체로 전반적인 에너지 소비가 감소한 결과일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데이터를 왜곡해 해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둘째, 가뭄 등 이상기후로 인해 수력발전의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엠버 데이터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수력발전량은 558.1TWh입니다. 단일 공급원으로는 재생에너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문제는 주요 수력발전 생산지인 쓰촨성과 윈난성에 가뭄이 빈번해지고 있단 것입니다. 중국 정부는 가뭄으로 수력발전이 감소하면, 석탄발전을 늘려 대응하고 있습니다.
셋째, 무엇보다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은 증가 추세입니다.
작년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허가 규모는 114GW입니다. 2022년 104GW 대비 증가한 것은 물론, 2023년 세계 석탄발전 총증설량의 95%를 차지합니다.
이는 가뭄으로 불안정한 수력발전과 아직 불충분한 풍력·태양광발전 건설에 대비한 안전장치로 분석됩니다. GEM은 이렇게 설치된 신규 석탄발전소가 향후 청정에너지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MIT, ‘非 이산화탄소’ 온실가스 배출 급증 경고 🚨
한편, 비슷한 시기 학계에서는 중국의 비(非) 이산화탄소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15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지난 10년간 중국 내 비이산화탄소(Non-CO2)가 상당히 증가했단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연구진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중국 전역의 9개 도시에서 대기관측치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과불화탄소(PFC)계 온실가스 3가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PFC-14 ▲PFC-116 ▲PFC-318 순입니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이산화탄소 대비 각각 ▲약 6,630배 ▲약 1만 1, 100배 ▲약 9,540배 높습니다.
이는 알루미늄과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했습니다.
문제는 알루미늄과 반도체 모두 기후테크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란 점입니다. 즉, 향후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MIT 연구진은 중국 정부가 누출 최소화·대체재 발굴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중국도 비CO2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나서고 있습니다.
오는 11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에서 중국은 미국과 함께 ‘메탄 및 비CO2 온실가스 서밋’을 개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