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생 기후테크 유니콘 14곳 등장…전년 대비 30% 줄어

기후테크 → AI 전환…신생 유니콘 기업서 재확인

2024년 한해 새롭게 등장한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이 전 세계 14곳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23곳과 비교하면 3분의 2 수준에 불과합니다.

23일 그리니엄이 시장조사기관 피치북의 ‘유니콘 기업 추적기’를 확인한 결과입니다. 피치북은 매달 주기적으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4,480억 원) 이상인 스타트업을 추적해 유니콘 기업 현황을 발표합니다.

12월 1일(이하 현지시각) 기준 전 세계 유니콘은 1,417곳으로 집계됐습니다. 그중 2024년 신생 유니콘 기업에 오른 스타트업은 110곳입니다.

최근 피치북을 포함한 시장조사기관은 기후테크 투자가 2021년 정점을 찍고 하락 추세를 겪고 있다는 분석을 여럿 내놓은 바 있습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올해 기후테크 산업 내 투자가 전년 대비 29%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이같은 추세가 신생 기후테크 유니콘 추이에서도 확인된 것입니다.

 

 

신생 유니콘 기업 소폭 증가 “단, 기후테크→AI 이동” 🦄

분야를 막론하고 스타트업들은 거시경제 환경 악화로 인해 2022년부터 투자 감소를 겪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신생 유니콘 기업의 수는 2021년 625곳으로 정점을 찍고 이듬해(2022년) 절반 수준인 363곳으로 급감했습니다. 이어 2023년 103곳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 신생 유니콘 기업 숫자는 매우 소폭 증가했습니다.

단,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상황이 다릅니다. 신생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은 2023년 23곳에서 올해 14곳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신생 유니콘 기업 내 기후테크 비중은 12%가량입니다. 작년 약 22%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기후테크의 빈자리는 인공지능(AI)이 채운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올해 신생 AI 스타트업 유니콘은 43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31곳과 비교됩니다. 이 또한 투자업계가 기후테크보다 AI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는 업계의 분석과 일맥상통합니다.

국가별로는 중국(6곳), 미국(5곳), 유럽(2곳), 인도(1곳) 순으로 파악됐습니다. 중국이 여전히 선두를 차지했지만 작년(12곳)과 비교하면 반토막 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경제 둔화로 외국자본의 대(對)중국 투자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중국 국가외화관리국에 따르면, 올해 3분기(1월~9월)까지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130억 달러(약 18조 8,200억 원)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한국의 신생 유니콘 기업은 12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투자를 받은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뿐이었습니다.

국내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은 아직까지 없는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적 악조건 속에서 어떤 기후테크 스타트업들이 유니콘 기업에 올랐을까요? 그리니엄이 14개 신생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크게 4가지로 나누어 살펴봤습니다. ▲청정 모빌리티 ▲배터리 ▲청정에너지 ▲탄소 순입니다.

 

🚗 청정 모빌리티

기후테크 기업 중 가장 큰 비중은 청정 모빌리티가 차지했습니다.

①에테르에너지 ②지지자동차 ③일렉트라 ④치위안그린발전 ⑤메탄올-수소 테크놀로지 ⑥웨이브 등입니다.

특히, 인도 전기스쿠터 생산 스타트업 에테르에너지의 성장이 두드러집니다. 2013년 설립돼 올해 8월 시리즈 G 투자에서 5,380만 달러(약 780억 원)를 조달했습니다. 당시 기업가치로 13억 달러(약 1조 8,800억 원)를 평가받았습니다. 현재는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입니다.

중국 지지자동차와 치위안그린발전은 모두 대형 전기트럭으로 운송업계 탈탄소화를 목표로 합니다. 각각 2022년과 2020년 설립됐습니다. 지지자동차는 15억 달러(약 2조 1,700억 원), 치위안그린발전은 12억 달러(약 1조 7,300억 원) 규모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습니다.

프랑스 전기차 충전 기술 기업 일렉트라는 16억 달러(약 2조 3,1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에 포함됐습니다.

한편, 비(非)전기자동차 기반 청정자동차로는 유일하게 메탄올-수소 테크놀로지가 유니콘 기업에 올랐습니다. 2022년 중국에서 설립된 메탄올 기반 수소차 개발 스타트업입니다. 올해 7월 기업가치로 11억 달러(약 1조 5,900억 원)를 인정받았습니다.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웨이브는 AI 트렌드를 타고 대형 투자자가 참여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올해 5월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5,200억 원)의 시리즈 C 투자에 일본 기업 소프트뱅크그룹과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이 참여했습니다.

 

🔋 배터리

배터리 분야에서는 ⑦광시 CNGR뉴에너지와 ⑧어센드엘리먼츠가 포함됐습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주목하고 있단 점이 공통점입니다.

광시 CNGR뉴에너지는 2021년 설립된 중국의 배터리 스타트업입니다. 배터리 생산 및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삼성SDI·SK온 등 주요 배터리사에 소재를 공급하는 중국 중위그룹(CNGR)의 자회사입니다. 이곳은 올해 2월 기업가치로 16억 달러를 인정받았습니다.

2015년 미국에서 설립된 어센드엘리먼츠는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개발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곳 역시 16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습니다.

 

▲ 잽에너지가 개발 중인 핵융합 반응 유도 시설의 모습. 잽에너지는 올해 신생 기후테크 유니콘 기업에 포함된 유일한 핵융합 스타트업이다. ©Zap Energy

청정에너지

청정에너지 유니콘 기업에는 ⑨잽에너지 ⑩넥셈프 ⑪선그로우뉴에너지 ⑫텐진클린에너지인베스트먼트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7년 설립된 잽에너지는 신생 기후테크 유니콘 중 유일한 핵융합 스타트업입니다. 핵융합은 원자력발전과 달리 방사성폐기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차세대 핵에너지 기술로 불립니다.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아 많은 스타트업이 기술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에서도 잽에너지는 기존과 달리 고가의 자석·레이저 없이 핵융합 반응을 유도한다는 차별점을 지닙니다. 이에 올해 7월 시리즈 D 투자에서 기업가치를 11억 달러로 평가받았습니다. 이때 데이터콜렉티브(DCVC)·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BEV) 등으로부터 1억 3,000만 달러(약 1,880억 원)를 유치했습니다.

넥셈프와 선그로우는 모두 태양광 스타트업입니다.

우선 2007년 미국에서 설립된 넥셈프는 분산형 태양광 기업입니다. 지역사회 구성원이 태양광 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커뮤니티 솔라(Community Solar)’ 방식을 특징으로 합니다. 지난 4월 기업가치로 15억 달러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선그로우는 중국 태양광 생산 기업입니다. 중국 최대 태양전지 제조업체 선그로우그룹에서 2014년 분사해 설립됐습니다. 올해 3월 1억 1,790만 달러(약 1,700억 원)를 조달하며 유니콘 기업이 됐습니다.

특이한 점은 청정에너지 투자 스타트업이 포함됐다는 것입니다.

2016년 설립된 중국 청정에너지 투자 스타트업 텐진클린에너지인베스트먼트입니다. 중국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인 핑안자산운용사가 약 7억 달러(약 1조 원)를 투자했습니다. 이때 기업가치로 16억 달러를 평가받으며 단 한 번의 투자로 유니콘 기업에 올랐습니다.

 

✴️ 탄소

최근 급성장하는 탄소 분야로는 ⑬알타나테크놀로지스와 ⑭엑스펜시브가 포함됐습니다.

2018년 미국에서 설립된 알타나테크놀로지스는 밸류체인(가치사슬) 관리 플랫폼 스타트업입니다. AI와 머신러닝(ML)을 사용해 공급망 운영을 돕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공급망 정보에는 스코프3 온실가스 배출량 등 지속가능성 정보도 포함됩니다.

유럽연합(EU)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을 비롯해 공급망 규제가 증가하며 주목받습니다. 이를 배경으로 지난 8월 2억 2,100만 달러(약 3,200억 원)를 유치하며 유니콘 기업에 올랐습니다.

마지막은 자발적 탄소시장(VCM) 플랫폼 엑스펜시브입니다.

2016년 설립된 미국 기업입니다. 올해 6월 비공개 투자를 통해 유니콘 기업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까지 조달한 자금은 총 7억 달러를 넘습니다.

최근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파리협정 제6조가 최종 승인됨에 따라 관심도는 더 높아질 전망입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에 의하면, 엑스펜시브의 세계 VCM 거래량 점유율은 40%로 추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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