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FCCC, 현 감축목표면 오히려 배출량 증가…1.5℃ 경로 부합 목표 수립 촉구

21일 COP29서 EU 등 7개국 야심찬 2035 NDC 동참 성명

국제사회가 제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모두 이행해도 파리협정 1.5℃ 억제 목표 달성에는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발간한 ‘2024년 NDC 종합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파리협정 195개 당사국 중 최신 NDC를 제출한 168개국의 정보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입니다. 2024년 9월 9일 기준으로 분석이 이루어졌습니다.

UNFCCC는 매년 기후총회(COP) 개최를 앞두고 각국의 NDC를 보고서를 평가해 분석합니다. 올해 보고서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활용됩니다.

21일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이 제출한 NDC가 모두 이행될 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30년 515억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2019년 대비 5.9% 줄어든 것에 불과합니다.

국제협력·기술지원 등 조건부 NDC 이행을 제외할 경우 같은기간 배출량은 오히려 0.8%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UNFCCC는 “이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모든 국가의 인간과 경제에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파리협정 1.5℃ 억제 목표 달성을 위해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43% 감축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UNFCCC, 2035 NDC 수립 ‘ABC’ 시험 통과해야 🤔

사이먼 스티엘 UNFCCC 사무총장은 더 야심찬 NDC가 새로 수립돼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습니다.

파리협정 당사국은 5년 주기로 새로운 NDC를 발표해야 합니다. 파리협정 내 ‘진전의 원칙’에 따라 NDC는 매번 상향돼야 합니다. 2035년 NDC 마감기한은 2025년 2월까지입니다. IPCC는 각국이 2035년 NDC를 2019년 대비 평균 60%로 수립해야 한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UNFCCC는 2035 NDC가 ‘ABC’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습니다.

첫째, A는 야심찬(Ambitious) 감축목표 설정을 말합니다. 경제 전반에 걸쳐 모든 온실가스를 포괄하며 1.5℃ 억제 목표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해당 감축목표는 분야별로 명확하게 구분돼야만(Be) 합니다.

마지막 셋째, 감축목표 이행계획이 신뢰(Credible)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감축목표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법과 자금 지원체계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7개국, 1.5℃ 경로 부합 2035 NDC 수립 동참 🤝

COP29를 찾은 스티엘 사무총장은 국제사회에 재차 야심찬 NDC 수립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2035 NDC가 금세기 가장 중요한 정책 문서가 될 것”이라며 “매년 잔인해지는 기후영향에 맞서 싸우기 위한 모든 국가의 마지막 장벽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습니다.

스티엘 사무총장은 “솔직히 암울하다”면서도 “청정에너지 투자 흐름 등 거시적 추세를 보면 비관하기는 이르다”고 이야기했습니다.

21일 기준 2035년 NDC를 발표한 나라는 3곳입니다.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브라질 순입니다. 이외 국가들은 아직 2035년 NDC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이 가운데 COP29 현지에서 일부 국가들이 파리협정 1.5℃ 억제 목표에 맞춰 야심찬 2035년 NDC를 제출할 것을 약속하고 나섰습니다.

이전보다 야심찬 NDC를 수립함으로써 다른 국가들 역시 이같은 행보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입니다.

①유럽연합(EU) ②캐나다 ③칠레 ④멕시코 ⑤조지아 ⑥노르웨이 ⑦스위스 등 7개국이 동참했습니다. 또 이미 탄소중립을 달성한 5개국(수리남·파나마·부탄·마다가스카르) 역시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탄소중립을 달성한 5개국 정상들은 21일 공동성명을 통해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도 탄소중립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다른 국가들 역시 이 상황에 맞춰 야망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티븐 길보 캐나다 환경기후변화부 장관은 “1.5℃ 억제 목표는 환경적으로 필수일뿐더러, 경제적 기회를 창출한다”고 화답했습니다.

알리시아 바르세나 멕시코 환경천연자원부 장관도 “다음 NDC는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멕시코는 모범을 보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EU 역시 1.5℃ 억제 경로에 맞춘 2035 NDC를 내놓는다는 구상입니다.

다만, 폴란드 고위 정부 관계자는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제출 마감일을 지키는 것이)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이는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가 현재 청문회를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12월까지는 법안을 처리하는 일에 상당한 지연이 예상된다고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 김완섭 환경부장관이 19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폐기물 분야 메탄 저감’을 위한 고위급 회담에 참석하여 기조연설을 했다. ©환경부

한국, 2035년 NDC 언제 나오나? ⚖️

한국의 현재 2030년 NDC는 2018년 대비 40% 감축입니다.

현재 환경부를 중심으로 2035년 NDC 수립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환경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발표를 통해 “2035년 NDC를 최대한 빨리 수립하려 하고 있다”며 “현재 감축 잠재량을 분석한 단계”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환경부는 그러면서 “과학적 근거와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기본방향이라 분석을 하고 있다”며 “내년 초에 복수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이나 부처 내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지난 19일 COP29 고위급회의 기조연설에 나선 김완섭 환경부 장관 역시 실행 가능하고 비용효율적인 방식으로 2035 NDC를 수립·제출할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습니다.

현재 학계에서는 한국의 2035년 NDC 범위로 51~67% 수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환경단체 플랜 1.5는 올해 8월 헌법재판소의 기후헌법소원 결정 취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67%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단, IPCC가 제시한 2035년까지 60% 감축은 어려울 것이란 정부 입장이 나온 바 있습니다. 올해 11월 김 장관은 기자들에게 2035년 NDC가 60% 상향은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IPCC가 제시한 수치를 달성하면 좋겠다”면서도 “국민이나 경제·사회가 변화를 견딜 인프라(기반시설)나 공감대 등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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