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제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분석한 결과, 파리협정 1.5℃ 제한 목표 달성에는 여전히 불충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지난 14일(현지시각) 내놓은 ‘2023 NDC 종합보고서(2023 NDC Synthesis Report)’에 담긴 내용입니다.
보고서는 오는 11월 열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발표됐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세계가 기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기후대응 계획이 과학과 현저히 어긋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23 NDC 종합보고서, 온실가스 감축 노력 매우 부족 🌡️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감축노력이 턱없이 부족하단 것이 이번 NDC 종합보고서의 결론입니다.
올해 NDC 종합보고서는 파리협정에 서명한 192개 당사국 중 168개국으로부터 받은 NDC 정보를 종합한 것입니다.
이들 168개국에서 나온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약 526억 톤CO2eq(이산화탄소환산량)*입니다. 이는 LULUCF(토지이용·토지전용·산림분야)에서 나온 배출량은 제외된 수치입니다.
UNFCCC는 “(526억톤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94.9%를 차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하 배출량은 모두 CO2eq
1.5℃ 목표 달성 위해선 2010년 대비 온실가스 45% 감축 필요…현실은? 🤔
지난 9월 25일(현지시각) 기준 NDC 등록부에 신규 또는 갱신한 곳은 20개국.**
이를 기반으로 UNFCCC가 분석한 결과, 모든 당사국이 현 기준 NDC 목표를 충실히 이행하더라도 2030년 배출량은 2010년 대비 약 8.8%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보고서 전망치(10.6%)보다 약간 개선된 것입니다.
LULUCF를 제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532억 톤으로 추정된다고 UNFCCC는 밝혔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선 2030년까지 세계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감축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5% 감축해야 1.5℃ 제한 목표 달성이 가능하나, 현 NDC 계획상으로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되려 약 8.8% 더 배출된단 것입니다.
**도라, 바하마, 이집트, 적도 기니, 에리트레아, 교황청, 카자흐스탄, 키리바시, 멕시코, 미크로네시아 연방, 노르웨이, 싱가포르, 태국, 동티모르, 튀르키예, 우루과이, 베트남, 우루과이, 투발루, UAE
UNFCCC “1.5℃ 목표 달성 위해선 연간 배출량 최대 220억 톤 감축해야” 📉
이번 NDC 종합보고서 속 내용은 지난 9월 ‘전지구적 이행점검(GST)’의 조사 진행 방식을 정리한 보고서에서 한 차례 언급된 바 있습니다.
당시 UNFCCC는 1.5℃ 제한 목표 달성을 위해선 2030년까지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220억 톤을 감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보고서는 “최신 NDC의 완전한 이행은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5.3%(표본오차 2.3~8.2%)까지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단, NDC 조건부 요소가 이행되지 않을 시 같은기간 배출량이 되려 1.4%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여기서 NDC 조건부 요소란 양자간·다자간협정이나 기술 이전 같은 국제협력을 조건으로 하는 감축 노력을 말합니다. 즉, 국제협력 없이는 1.5℃ 제한 목표 달성 자체가 어렵단 설명입니다.
한편, 현 추세가 이어지면 10년 이내에 배출량이 정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담겼습니다. 이를 위해선 “NDC 조건부 요소를 구현해야 한다”며 “재원, 기술 이전 및 기술협력, 역량 구축 지원 등에 달렸다”고 보고서는 강조했습니다.
예컨대 NDC 계획을 단계별로 이행하기 위해선 기후재원이 확대되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기술이전 등이 강화돼야 한단 뜻입니다.
여기에는 시장 기반 메커니즘, 즉 탄소시장 활성화도 포함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2050 탄소중립 계획 상당수 목표 불확실, 이행 뒷전” ☹️
같은날 UNFCCC는 ‘2023 장기 저배출 개발 전략 보고서(2023 Emission Development Strategies Synthesis Report)’도 공개했습니다.
앞선 보고서가 당사국들의 NDC를 분석했다면, 이는 국가들의 2050년 탄소중립 계획을 중점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파리협정 비준국 중 탄소중립과 같은 장기 전략을 내건 당사국 75개국을 분석했다고 UNFCCC는 밝혔습니다. 이는 2019년 기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7%를 내뿜은 국가들입니다.
분석 결과, 모든 장기 계획이 적시에 제대로 실행될 경우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9년 대비 2050년에 약 63%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보고서는 “(탄소중립을 내건 국가 상당수가) 탄소중립 목표가 불확실할뿐더러, 현재 이뤄져야 할 조치 상당수를 뒤로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이먼 스티엘 UNFCCC 사무총장은 “(이번 보고서들은) 국제사회의 기후대응 노력이 여전히 느린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습니다. 스티엘 사무총장은 이어 COP28에서 주요국이 더 야심한 기후대응 계획을 내놓야 한단 점을 피력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는 2018년 대비 40% 감축이란 2030 NDC를 설정했습니다. 올해 3월 정부는 2030 NDC 달성을 위한 세부 이행방안과 ‘제1차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이하 탄소중립기본계획)’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