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2035 NDC 유엔에 제출…핵심은 ‘삼림벌채’ 종식

2025년 기후총회 개최국…화석연료 개발 두고 지적도 ↑

브라질 정부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를 제출했다고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이는 같은날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고 있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를 통해 전달됐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파리협정 당사국은 5년 주기로 상향한 NDC를 유엔에 제출해야 합니다.

2035 NDC 제출 마감기한은 2025년 2월까지입니다. 현재 2035 NDC를 발표하거나 제출한 곳은 브라질을 포함해 영국·아랍에미리트(UAE)뿐입니다.

브라질의 이전 NDC는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53% 감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2035 NDC에 따르면, 브라질은 2035년까지 2005년 대비 59~67% 규모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약 8억 5,000만~10억 5,000만 톤 규모에 해당합니다.

브라질 정부는 해당 수치가 파리협정의 1.5℃ 억제 목표에 맞춰 설계됐다고 주장했습니다.

 

2035 NDC로 단일값 아닌 ‘범위값’ 제시한 까닭은? 🤔

브라질의 2035 NDC는 이전과 달리 단일 ‘고정값’이 아닌 59~67%란 범위를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브라질 정부는 미래 시나리오에 따른 예측 변화를 고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협력이나 기술개발 현황 같은 변수를 고려해 2035 NDC를 설정했다는 것이 브라질 정부의 설명입니다.

브라질 정부는 “현재와 미래 상황에 맞춰 기후목표를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며 “궁극적으로는 67%란 야심찬 목표를 달성해 기후정책의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브라질 2035 NDC 핵심은 삼림벌채 ‘제로’에 있어 🌲

브라질은 남미에서 가장 큰 온실가스 배출국입니다. 전 세계로 보면 6번째로 많은 배출량을 내뿜은 국가입니다. 주로 축산업과 농업 등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브라질은 배출량 상당수를 풍부한 삼림을 통해 해결한다는 계획입니다. 브라질 정부 역시 2035 NDC의 핵심은 가장 중요한 것은 삼림벌채에 맞서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민단체 기후관측소에 따르면, 브라질 온실가스의 약 46%가 삼림벌채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3년 8월~2024년 7월) 아마존 열대우림의 벌채율이 전년 대비 30.63% 줄었습니다. 1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겁니다.

브라질 정부는 삼림벌채 모니터링 강화와 탄소크레딧 판매를 통한 민간 자금조달 등을 통해 2035년까지 삼림벌채를 제로(0)로 아예 만들어 버린다는 구상입니다.

또 탄소시장을 통해 얻어진 수익의 75%를 ‘국가기후변화기금’의 주요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구상입니다. 기금의 최소 5%는 아마존 열대우림 내 원주민 공동체와 토착식물 보존에 사용합니다.

이를 위해 같은날(13일) 브라질 의회 상원은 탄소시장을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ETS) 도입을 위한 법안을 승인했습니다. 상원에서 일부 개정이 진행된 까닭에 해당 법안은 다시 하원으로 넘어가 검토를 거칩니다.

세계자연연구소(WRI) 브라질 지부의 기후책임자인 카렌 실버우드 코프는 “브라질의 신규 NDC는 삼림자원에 크게 의존한다”며 “2030년까지 1,200만㏊(헥타르) 상당의 토착식물을 복원하는 계획을 시행하는 동안 삼림벌채에 맞서는 일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벌채 방지 예산 부족·민주적 절차 부족에 지적도 잇따라 💰

달리 말하면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존하지 못할 경우 브라질은 2035 NDC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말입니다.

에스타다오 등 브라질 현지매체들은 2025년 브라질 예산에서 삼림벌채 방지와 기후대응 예산이 정부 우선순위 6가지 중 마지막이란 점을 꼬집었습니다.

내년도 삼림벌채 방지·기후대응 예산으로 브라질 정부는 12억 헤알(약 2,890억 원)를 책정했습니다. 해당 예산은 2025년 공군용 전투기 구입 예상 지출 14억 헤알(약 3,370억 원)보다 적은 겁니다.

2035 NDC가 사회적으로 논의 없이 만들어졌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브라질 싱크탱크 탈라아노연구소 회장 겸 기후전문자인 나탈리 운터스텔은 2035 NDC가 비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수립된 점을 꼬집었습니다. 신규 NDC 수립을 위한 토론이나 절차가 부족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브라질 기후관측소 역시 NDC 논의를 위한 공론장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 (왼쪽에서 2번째 인물) 마리나 시우바 브라질 환경부 장관이 (가운데) 사이먼 스티엘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에게 브라질의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담긴 문서를 전달하고 있다. ©UNFCCC

COP30 개최국 브라질에 ‘화석연료’ 입장 명확 요구 ↑ 🛢️

한편, 브라질이 내놓은 2035 NDC의 에너지 부문의 경우 ▲저탄소수소 ▲CCS(탄소포집·저장) ▲청정연료 같은 청정기술 개발에 주로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단, 2025년도 예산에서 브라질의 에너지전환 예산이 올해 대비 20% 줄어든 점이 지적됐습니다.

브라질 역시 화석연료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브라질 역시 산유국입니다. 2023년 기준 34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라이스타드에너지는 2030년 브라질의 일일 원유 생산량이 53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 경우 브라질은 세계 5위 산유국에 등극하게 됩니다.

특히, 내년 30차 당사국총회(COP30) 개최국인 브라질이 브라질이 화석연료 생산을 축소할 계획이 여부를 묻는 질문이 COP29에서 쏟아졌습니다.

제랄도 알키민 브라질 부통령은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습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2035 NDC를 직접 제출한 마리나 시우바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이날 COP29 개최국인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이 석유와 천연가스가 “신의 선물이다”라고 발언에 물의를 빚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의견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시우바 장관은 “신은 우리에게 선물을 주지만, 우리는 주 선물을 매우 조심해서 다루라고 항상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선물을 설탕에 비유했습니다.

“설탕을 너무 많이 먹으면 확실히 당뇨병에 걸릴 것”이라고 시우바 장관은 애둘러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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