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온실가스 감축 예산이 11조 9,56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16.3% 급증한 이 예산은 제도 시행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총 347개 세부사업으로 구성된 이번 예산안에서 R&D 사업 예산이 2조 460억 원으로 전년보다 29.3% 폭증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정량사업 예산은 7조 2,150억 원으로 23.4% 증가한 반면, 정성사업 예산은 2조 6,950억 원으로 오히려 5.5%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배출량과 예산 배분 간 심각한 불균형이 확인되면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41.3%를 차지하는 산업 부문은 예산의 21.0%만 배정받았고, 배출량 31.6%의 전환 부문은 11.1%의 예산만 할당받았습니다.
반면 배출량 비중이 14.1%에 불과한 수송 부문에는 전체 예산의 37.9%가 집중됐습니다.
구조적 불균형과 제도적 한계가 위협하는 탄소중립 로드맵
예산 배분의 불균형은 감축 효율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전환 부문은 1조 3,219억 원의 대규모 예산에도 불구하고 2026년 감축 예상량이 고작 10만 7,751 tCO₂eq 수준에 그쳐 예산 대비 효율성이 현저히 낮았습니다. 이는 실제 감축이 아닌, 전환, 수소, CCUS 부문이 R&D 또는 기술 실증 중심으로 구성되어 단기적 감축량 산출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면 건물 부문은 1조 2,804억 원으로 101만 6,465 tCO₂eq의 감축 효과를 기록해 약 10배 높은 효율성을 보였습니다.
제도 운영의 일관성 부족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됩니다. 유사한 목적의 사업이 부처별로 상이하게 분류되어 제도의 신뢰성을 크게 저해하고 있습니다.
폐기물 처리 회피 및 원자재 대체 효과로 감축량 정량화가 충분히 가능한 ‘업사이클센터 설치사업’은 정성사업으로 분류되었고, ‘습지보전관리사업’ 등도 정량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정성사업으로 처리되었습니다.
예산 기재 오류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5년 예산서에는 국회 확정액이 아닌 정부안 기준 금액이 기재되어 연도별 예산 비교의 정확성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무공해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의 경우, 국회 확정액은 865억 원이었으나 예산서에는 928억 원으로 잘못 표기되어 7.3%의 오차가 발생했습니다.
정부 조직 개편에 따라 산업통상부 소관의 수소 및 에너지 관련 33개 사업(2조 1,229억 원)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이관되면서 감축 재정 집행 체계는 일원화되었지만, 사업 분류 기준의 표준화는 여전히 미흡한 상태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현재의 예산 배분 구조가 무공해차 보급, 대중교통비 환급 등 단기 성과 중심의 사업에 치중되어 있다고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중장기 전략과의 연계성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구조가 지속될 경우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산업과 전환 부문의 구조적 감축 역량 강화를 위한 균형 있는 투자 확대와 함께, 사업 분류 및 예산 기재 기준의 일관성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