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추세로는 금세기말 3.1℃까지 상승…2030년까지 배출량 격차 220억 톤 줄여야

UNEP, 1.5℃ 경로 기술적으로 아직 달성 가능…정책지원·투자 확대 필요

전 세계의 현행 기후정책 수준으로는 금세기말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최대 3.1℃까지 상승할 것이란 진단이 나왔습니다.

지구 평균기온이 3℃를 넘을 시 극지방 얼음은 걷잡을 수 없이 녹고 아마존 열대우림이 사라지는 등 여러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과학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24일(이하 현지시각)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4 온실가스 배출량 격차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UNEP은 매년 기후총회를 앞두고 배출량 격차 보고서를 내놓습니다. 올해로 15번째 보고서입니다.

보고서는 각국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파리협정에서 제시된 지구 기온 상승 억제 목표를 맞추기 위해 전 세계가 감축해야 할 배출량 감축 차이를 다룹니다.

올해 보고서의 핵심은 단순명료합니다.

1.5℃ 제한 목표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더 과감한 감축노력이 필요하단 겁니다. 1.5℃로의 경로 역시 기술적으로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이 언급됐습니다.

그러나 더 야심찬 노력 없이는 “파리협정 1.5℃ 제한 목표가 몇 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UNEP은 경고했습니다. 이에 올해 보고서는 ‘더 이상 뜨거운 대기는 그만…제발(No more hot air…please)’란 제목을 달고 공개됐습니다.

 

 

상위 6개국 2023년 전체 배출량서 63% 차지 📈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571억 톤*을 기록했습니다. 전년(2022년) 대비 배출량이 1.3%나 증가했다고 UNEP은 밝혔습니다.

발전 부문(151억 톤)에서 가장 많은 배출량이 나왔습니다. 이어 운송(84억 톤), 농업(65억 톤), 공정(65억 톤)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운송 부문에서서도 국제항공 부문의 배출량이 크게 치솟았습니다.

같은기간 국제항공 부문의 배출량은 19.5%나 급등했습니다. 이는 지난 10년간(2010~2019년) 연평균 배출량 성장세 3.1%와 비교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됐다는 것이 UNEP의 설명입니다.

석유·석탄·천연가스 같은 연료 생산 시설 등 다른 에너지 부문 배출량도 크게 늘었다고 UNEP은 덧붙였습니다.

지난해 배출량을 국가별로 보면 주요 20개국(G20) 회원국이 전체 77%를 차지했습니다. 아프리카연합(AU)은 제외한 수치입니다.

배출량을 가장 많이 내뿜은 상위 6개국(중국·미국·인도·유럽연합·러시아·브라질)만 해도 전 세계 배출량의 63%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최빈개발도상국들의 지난해 배출량은 전체 3%를 차지했을 뿐입니다.

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선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7.5%씩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2℃ 이하로 낮추기 위해서도 연간 4%씩 감축해야 합니다.

 

 

추가 노력 없을 경우 금세기말 지구 평균기온 3.1℃ ↑ 📊

파리협정의 1.5℃ 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국제사회는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2% 감축해야 합니다. 2035년까지는 57%로 감축 수준을 더 높여야 합니다.

이 수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에서 제시됐습니다.

그러나 현재 각국이 내놓은 NDC로는 금세기말 지구 평균기온이 2.6℃에서 최대 3.1℃까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기관은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보고서에서 제시된 최대 2.9℃ 상승과 비교해 0.2℃나 더 높아진 겁니다.

UNEP은 이번 보고서에서 총 4가지의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각각 ①1.9℃ ②2.6℃ ③2.8℃ ④3.1℃까지 상승한다는 내용입니다.

 

1️⃣ 최상 시나리오

1.9℃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입니다. 국제협력을 통해 각국이 내놓은 NDC를 모두 달성할뿐더러, 탄소중립까지 이행한다는 전제 아래 나온 겁니다. 배출량이 빠르게 감축했다는 조건도 달렸습니다.

UNEP은 “현재 탄소중립 공약 이행에 대한 확신이 낮다”고 우려했습니다.

 

2️⃣ 무조건부·조건부 NDC 모두 이행 시나리오

2.6℃는 각국이 현재 내놓은 무조건부·조건부 NDC를 완전히 이행한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무조건부는 각국이 자원과 역량을 이용해 NDC를 달성하고, 조건부는 국제협력이나 지원을 통해 NDC 이행을 지원한다는 말입니다.

쉽게 말해 각국이 자체 역량과 국제협력을 통해 제출한 NDC를 달성한 경우를 상정한 겁니다.

 

3️⃣ 무조건부 NDC 이행 시나리오

이때 국제협력이나 외부 지원이 부족하거나 없을 경우 2.8℃ 시나리오가 도출됩니다.

 

4️⃣ 최악 시나리오

가장 최악은 3.1℃ 시나리오입니다. 추가 감축노력 없이 각국이 내놓은 기후정책만 이행한다는 전제 아래 나온 겁니다. UNEP은 “지구와 인류 모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UNEP은 파리협정과 배출량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각국이 야심찬 NDC 상향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현재 국제사회는 2025년까지 상향된 NDC를 유엔에 제출해야 합니다.

 

 

“배출량 격차 최대 220억 톤…부문별 감축 잠재력 ↑” ⚗️

1.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배출량과 국제사회가 제출한 NDC 간 격차는 2030년 기준 190억~220억 톤에 이릅니다.

1.5℃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세계 배출량을 최대 220억 톤 줄여야 한단 말입니다. UNEP은 배출량 감축을 뒤로 미룰수록 그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2035년에는 260억~290억 톤으로 배출량 격차가 더 커집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배출량 격차는 명확하며 우리(인류)는 불장난을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정책목표와 실행 사이의 격차 등을 해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UNEP은 1.5℃ 목표 달성이 여전히 가능한 궤도에 있다는 점을 피력했습니다.

부문별로 구체적인 잠재력도 제시됐습니다.

기술개발과 투자 등을 통해 6개 부문(에너지·농업·산업·수송·건물·기타)에서 2035년까지 연간 최대 410억 톤을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23년 전체 배출량의 52%에 해당합니다. 이산화탄소 환산 톤당 탄소제거 비용도 200달러(약 27만 원) 미만인 기술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력 등 에너지 부문이 147억 톤으로 가장 큽니다. 특히, 태양광 발전과 풍력발전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저렴한 감소 수단이라고 기관은 강조했습니다. 태양광·풍력발전의 총배출량 감소 잠재력은 2030년 27%, 2035년에는 38%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재조림 등 농업·산림 부문이 128억 톤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농업 중에서도 삼림벌채 감소 같은 임업 부문의 총배출량 감소 잠재력은 2030년 19%에 이르렀습니다.

산업과 수송 부문 역시 각각 66억 톤과 48억 톤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었습니다.

 

UNEP 사무총장 “1.5℃ 포기 ‘중환자실’ 입원하는 것” 🗺️

물론 이를 부분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신속하고 전례 없는 정책과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UNEP은 말했습니다.

가령 1.5℃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감축 부문에만 최소 투자가 현재보다 6배 이상 늘어나야 합니다. 또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연간 최대 2조 1,000억 달러(약 2,915조 원)가 필요합니다.

UNEP은 이 액수가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기관이 제시한 액수는 2021년 전 세계가 지출한 군사비와 맞먹기 때문입니다.

UNEP은 “(기후대응 과정의) 장애물을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공공·민간 부문의 행동을 촉진할 범정부적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 역시 성명을 통해 배출량 격차 해소를 위해 각국 정부가 시급히 나서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국제사회가 기후총회 전까지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로 지원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1.5℃ 제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궤도가 사라진다는 것이 그의 우려입니다.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지구 평균기온이 1.5℃를 넘는 것을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것에 비유했습니다. 그러면서 1.5℃가 타협할 수 있는 목표가 아니란 점을 재차 피력했습니다.

한편, 올해 나온 보고서는 오는 11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릴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 내 주요 자료로 사용됩니다.

 

[2024 배출량 격차 보고서 모아보기]
① 현 추세로는 금세기말 3.1℃까지 상승
② UNEP “한국 등 G20 감축노력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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