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30년까지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로 확충하기로 한 국제사회의 약속이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평가했습니다.
앞서 작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국제사회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로 늘린다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 서약’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파리협정 1.5℃ 제한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1만 1,000GW(기가와트)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IEA는 세계 145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서약을 분석한 결과, 2030년까지 확보될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7,903GW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밝혔습니다.
이는 2022년 발전용량 대비 2.2배 늘어난 수준입니다.
현 계획 시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7903GW…목표치 70% 충당 📊
10일 IEA가 공개한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제출한 당사국 중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수치화해 제시한 국가는 194개국 중 93개국입니다. 다만, NDC에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거론한 국가는 14개국에 그쳤습니다.
IEA는 중국이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단 점에 주목했습니다.
중국의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은 2022년 대비 2.5배에 이를 것으로 기관은 예측했습니다. IEA는 “중국이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확장 속도 확장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의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은 4,720GW로 분석됩니다. 2022년 대비 2배 상승한 것입니다. 세부적으로는 태양광 발전이 50%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풍력발전이 26%로 뒤를 이었습니다.
중국 다음으로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를 주도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목표치의 약 20%가 EU에 집중되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인도와 일본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었습니다. 남미에서는 브라질이 압도적인 성장률을 보인다고 IEA는 덧붙였습니다.
이밖에도 60개국이 수력발전 같은 다른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확대 계획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지열발전이나 바이오에너지 같은 다른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고 기관은 지적했습니다.
2023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전년 대비 64% 증가…정책적 지원 촉구 ⚡
고무적인 성과도 있습니다.
IEA에 의하면, 2023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추가량이 2022년 대비 64% 증가한 560GW에 달했습니다.
파리협정 체결 이후 기술개발과 규모의 경제 덕에 태양광 패널과 풍력발전 단가가 크게 낮아진 덕분입니다. IEA는 “(2015년 파리협정 체결 이후) 태양광 풍력발전 비용이 40% 이상 절감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조사 대상 145개국 중 50여개국이 현재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확대를 위한 궤도에 오르고 있단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IEA는 덧붙였습니다.
물론 IEA는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3배 확대 목표를 두고 각국의 야망이 다르단 점을 꼬집었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중국을 제외하면, 남은 국가들은 목표 달성을 위해 향후 10년간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보급 성장률이 연평균 36%에 이르러야 합니다.
이에 IEA는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3배 확대 목표 달성을 위해선 각국의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단 점을 촉구했습니다.
▲전력망 구축 ▲재생에너지 설비 건설·허가 절차 간소화 ▲투자 확대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 ▲디지털화 등의 필요성이 제시됐습니다.
재생에너지 설비 건설 전반에 있어 지역사회의 참여가 중요하단 점도 언급됐습니다.
“IEA가 한국 재생에너지 전망 하향 조정한 2가지 이유는?” 🇰🇷
한국은 어떨까요?
IEA가 공개한 ‘재생에너지 상황 추적기’에는 각국의 재생에너지 현황이 언급돼 있습니다. 해당 추적기 속 데이터는 보고서 작성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됐습니다.
IEA는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2028년까지 16GW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확대 전략은 고려되지 않은 수치입니다.
그러나 한국의 재생에너지 전망이 크게 2가지 이유로 하향 조정됐다고 IEA는 꼬집었습니다.
첫째,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원자력발전이 강조됐단 점입니다. 원자력은 지난 5월 발표된 11차 전기본에서도 다시 강조됐습니다.
IEA는 “원자력에 대한 새로운 관심은 재생에너지의 희생으로 인해 발생한다”며 “그 결과, 풍력과 태양광발전 목표치가 낮아지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둘째, 재생에너지 단가가 비싸서 도매시장에서 거래가 체결되지 못하고 있단 점입니다.
이밖에도 전력망 구축에 오랜 시간이 걸릴뿐더러, 사회적 수용성 문제도 불거진 상태라고 IEA는 언급했습니다.
이에 IEA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둘러싼 “사회적 장벽이 해결되고, 사업자들에게 재정적 보장이 제공돼야 한다”며 “분산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위한 정부의 새로운 계획 역시 재생에너지 개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재생에너지 설비 허가 및 전력계통 연결 절차가 모두 간소화돼야 한다고 기관은 덧붙였습니다.
IEA, NDC 상향안 제출 시 재생에너지 확대 세부 정보 포함 권고 ⚖️
한편, IEA는 각국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해야 할 NDC에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에 관한 세부 정보가 추가로 포함돼야 한단 점을 권고했습니다. 파리협정 당사국들은 5년 주기로 NDC를 수립해 제출해야 합니다.
IEA는 “COP28에서 약속한 국제사회의 약속을 완전히 이행하기 위한 약속을 담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우리 정부는 올해 초안 마련을 목표로 2035년 NDC를 수립 중입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3배 확대 목표는 야심찬 것이지만 달성 가능한 것”이라며 “각국 정부가 약속한 바를 재빨리 행동 계획을 바꿀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