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기후주간서 ‘VCM 데이’ 개최…자발적 탄소시장에 주목 쏠려

VCM 활성화 나선 美 정부, COP29까지 이어질 듯

뉴욕기후주간에서 자발적 탄소시장(VCM)이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뉴욕기후주간은 세계 최대 기후행사 중 하나입니다. 매년 9월 미국 뉴욕 유엔총회와 맞물려 열립니다. 올해에는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각) 개막해 오는 29일까지 개최됩니다.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 RE100 주관사인 비영리단체 더클라이밋그룹이 주최합니다. 각국 정부 관계자와 국제기구 등이 참여합니다.

이 가운데 지난 25일 뉴욕기후주간에서는 처음으로 ‘VCM 데이(VCM Day)’가 개최됐습니다.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과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차관보를 비롯한 주요 인사가 참석했습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VCM 회의론이 커지는 가운데 VCM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일으키기 위한 시도가 쏟아졌다”고 전했습니다.

 

“신뢰성 문제에도 VCM 중요성 여전” 📢

VCM은 최근 신뢰성 문제가 불거지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여러 VCM 사업에서 탄소감축 효과를 과대산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청정 쿡스토브 크레딧의 탄소상쇄 효과가 부풀려졌다는 연구 결과가 대표적입니다.

2024년 비영리단체 에코시스템마켓플레이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VCM은 2022년 약 20억 달러(약 3조 6,380억원)에서 2023년 약 7억 달러(약 9,230억원) 규모로 급감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날 행사에 참여한 연사들은 탄소크레딧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반 두케 마르케스 콜롬비아 전(前) 대통령은 VCM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대응을 위한 유일한 자금 마련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VCM이 없다면 많은 개도국의 기후공약 이행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최고경영자(CEO)인 헨리 페르난데스 또한 “기후대응에서 VCM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며 VCM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마크 켄버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 이니셔티브(VCMI)’ 전무이사는 VCM 업계가 신뢰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VCMI는 지난 2021년 탄소크레딧 사용에서의 신뢰성 제고를 목적으로 출범한 민간기구입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VCM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VCM 업계가 고품질 중심의 다음 단계로 나아갔다는 것이 그의 평가입니다.

 

美 재무부·상품거래위, VCM 활성화 적극 나서 🇺🇸

특히, 미국 정부는 이번 행사에서 VCM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연사로 나선 아데예모 차관보는 “VCM이 영향력과 비용효율성이 높은 기후프로젝트에 민간자본을 유도해 경제적·기후적 기회를 창출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뉴욕기후주간 직전인 지난 20일 탄소크레딧 파생상품 상장을 위한 가이드라인도 공개됐습니다.

탄소크레딧 파생상품 시장의 투명성·유동성·시장 무결성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한 효과적인 도구를 제공하는 금융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우리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취지를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5월 미국 재무부가 VCM 내 신뢰성 문제 해결을 위한 지침을 발표한 것에 이은 것입니다. 지침에는 VCM 무결성 강화 위한 3대 방향·7대 원칙이 담겼습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 또한 이번 가이드라인이 청정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메타·넷플릭스 등 빅테크, VCM 활성화 동참 🤝

미국 정부의 VCM 활성화에 빅테크 기업이 동참에 나섰단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에너지 트랜지션 액셀러레이터(ETA)’는 메타·넷플릭스 등 20여개 기업이 새롭게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지난 24일 발표했습니다.

ETA는 미 국무부가 운영하는 민간금융 플랫폼입니다. 탄소시장을 통해 개도국·신흥경제국의 에너지 전환 자금조달을 목표로 합니다. 존 케리 전 미국 기후특사의 주도로 미 국무부·베이조스지구기금(BEF)·록펠러재단 등이 2023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계기로 공동창립했습니다.

칠레·도미니카공화국·나이지리아 등 3개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에 2035년까지 최대 2,070억 달러(약 272조원)를 동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같은날(24일) 글로벌 기업의 대규모 탄소크레딧 계약도 발표됐습니다.

아마존·바이엘·보스턴컨설팅그룹·캡제미니·H&M·월마트 등 6개 기업은 1억 8,000만 달러(약 2,370억원) 규모의 탄소상쇄 크레딧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브라질 파라주의 아마존 열대우림 보존 프로젝트를 통해 공급될 예정입니다.

 

VCM, COP29서 커질 전망…“국제탄소시장 주목해야” 👀

전문가들은 관련 논의가 오는 11월 제29차 당사국총회(COP29)에서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미국 정부가 기후재원 목표 설정과 관련해서 VCM 아이디어를 내놓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COP29의 핵심 의제는 단연 기후재원입니다. 2025년을 기점으로 한 신규 기후재원 목표를 설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폴리티코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공화당 반대를 우회해 기후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으로 민간자본에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작년 4월 바이든 정부가 녹색기후기금(GCF)에 10억 달러(약 1조 3,200억원) 지원을 약속했을 당시에도 공화당의 반대로 미 의회 하원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 바 있습니다.

한편, VCM 업계에서는 COP29에서 논의될 파리협정 제6조(국제탄소시장)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전문가들은 COP29에서 6.4조가 합의되면 국제탄소시장이 개설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문제는 파리협정과 현재 VCM 업계가 사용하는 표준이 얼마나 유사할지입니다.

이와 관련해 다니엘 클리에 사우스폴 CEO는 “유엔이 우리가 가는 방향과 매우 다른 규칙을 갖게 된다면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습니다. 그는 이 경우 VCM 업계에 엄청난 혼란이 닥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우스폴은 850여개의 탄소배출권 관련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스위스 탄소컨설팅 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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