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개발체제(CDM)와 자발적 탄소시장(VCM)에서 인기 있는 탄소상쇄 크레딧 중 하나인 쿡스토브가 기후대응에는 대체로 도움이 되지 않는단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청정 쿡스토브 크레딧이 실제 탄소상쇄 효과보다 10배나 부풀려져 발행됐단 지적입니다.
미국 UC버클리(버클리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이같은 연구 결과를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각) 국제학술지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Nature Sustainability)’에 발표했습니다.
UC버클리, 쿡스토브 2023년 전체 신규 크레딧서 약 15% 차지 📊
개발도상국에서는 나무와 같은 바이오매스나 숯같이 미세먼지가 많은 연료로 취사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연기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를 차지합니다. 또 유독가스로 조기사망률을 높인단 문제도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연간 세계 인구의 380만 명이 실내공기오염으로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이를 해결할 수단으로 각광받는 것이 쿡스토브입니다.
청정 쿡스토브(Clean Cookstove)는 에너지 효율을 높인 고효율 조리기구로 연료, 재질, 화구에 따라 종류가 다양합니다. 연료 사용량을 20~30% 이상 절감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실내 공기질 개선으로 이어져 공중보건 향상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에 기업과 시민단체들이 앞다퉈 개도국을 대상으로 청정 쿡스토브 보급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건강과 산림보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단 점에서 쿡스토브 사업은 인기입니다. 쿡스토브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면 탄소상쇄 크레딧이 나온단 점도 기업들의 관심을 이끈 대목입니다.
사업 담당자가 사업 지역에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도록 개발된 쿡스토브를 배포하고 사용을 권장합니다. 이후 사업을 통해 감축된 탄소는 크레딧 형태로 인증을 받고 이는 자발적 탄소시장에 나와 기업에게 판매됩니다.
UC버클리 산하 연구소인 ‘버클리 탄소거래 프로젝트’가 집계한 결과, 2023년 5월부터 11월까지 쿡스토브 프로젝트가 전체 신규 크레딧의 약 15%를 차지했습니다.
쿡스토브 탄소상쇄 방법론 분석 결과, 상쇄효과 약 10.6배 과대평가 📈
문제는 쿡스토브 탄소상쇄 계산 방법론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절감 효과에 대한 계산이 과도하게 측정됐단 것입니다. ▲재생 불가능 바이오매스 비율 ▲숯·땔감 등가량 ▲쿡스토브 사용 전환 비율 ▲쿡스토브 사용 전후 연료 전후 소비량 등을 분석한 결과, 쿡스토브의 상쇄효과가 부풀려졌단 것이 UC버클리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예컨대 쿡스토브 실제 사용 여부와 빈도 수가 실제보다 적었단 것. 한 사업에서는 사업장 내 쿡스토브 채택률 86%, 사용률 98%에 이르렀다고 보고했습니다. 허나, 연구진이 해당 지역을 찾아 조사한 결과 실제 쿡스토브 채택률과 사용률은 58%와 52%에 그쳤습니다.
연구진이 쿡스토브 탄소상쇄 방법론 5가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쿡스토브 크레딧의 40%에 해당하는 표본은 실제 상쇄효과보다 9.2배 더 많은 크레딧이 발행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체 시장에서는 실제 상쇄효과보다 약 10.6배 부풀려진 쿡스토브 크레딧이 발행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연구진은 쿡스토브 사업 자체가 문제가 있단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공중보건, 대기질 개선 등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향상에 쿡스토브가 기여하는 바는 분명하단 것.
다만, 쿡스토브 크레딧의 상쇄효과가 부풀려졌단 뜻은 탄소시장의 신뢰성을 뒤흔들어 사업 전체를 뒤흔든단 것. 이는 기후대응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단 것이 연구진의 지적입니다.
이에 연구진은 WHO의 건강 기준을 충족하는 쿡스토브 배포 사업을 우선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GS·베라 등 크레딧 인증기관 즉각 반발…“신규 방법론 개발 중” 🤔
이번 연구에 대해 골든스탠다드(GS)와 베라 등 주요 탄소크레딧 인증기관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먼저 골든스탠다드는 이번 연구가 전체 탄소시장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쿡스토브 사용량을 직접 모니터링하고 있을뿐더러, 과도산정된 쿡스토브 크레딧은 1.5배에 불과하단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베라는 또한 이번 연구에 대해 “상당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쿡스토브 사업타당성 방법론을 새로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쿡스토브 보급 확산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단체 클린쿠킹얼라이언스(CCA)는 골든스탠다드와 베라의 의견을 바탕으로 방법론을 새로 연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단, 쿡스토브 제조기업 ATEC의 최고경영자(CEO)인 벤 제프리스는 연구를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제프리스 CEO는 “쿡스토브가 탄소시장 부문에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1톤의 배출량 감축이 실제로 1톤임을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