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ESG 평가서 좋은 등급 받으려면? 중대성 파악·컨트로버시 이슈 관리 필요

산업군 내 지속가능성 문제 파악해 ESG 평가 준비해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평가 기업이 소속된 산업군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산업군 내 중대성 지표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평가 준비에 도움이 된다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21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최한 ‘제17회 ESG 온(ON) 세미나’에서 나온 이야기들입니다. 온라인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ESG 평가시장의 이해와 녹색투자 활용사례’를 주제로 열렸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투자의사 결정 과정에서 중요성이 확대되는 ESG 평가시장을 이해하고, 기업이 ESG 평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공유하고자 마련됐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행사에는 550여명이 참석했다고 기술원은 전했습니다.

 

 

정치적 반발에도 ESG 투자 계속 늘어날 이유 3가지는? 🤔

이날 발제를 맡은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팀장은 세계 ESG 투자 규모가 양적성장을 넘어 질적성장 단계에 넘어섰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현재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 녹색금융 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의하면, 2022년 회계연도 기준 전 세계 ESG 투자는 약 30조 달러(약 4경원)에 달합니다. 한국 역시 국민연금 주도로 2006년 이후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한국의 ESG 투자 규모는 1,098조 원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미국 공화당을 중심으로 반(反) ESG 투자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투자 규모가 올해 일부 위축된 것은 사실입니다.

최 팀장은 그럼에도 장기적으로는 ESG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①기후재난 증가 ②그린에너지 전환 가속화 ③ESG 법제화 동향 등이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기상이변으로 인해 좌초좌산을 측정하는 중요성이 증가했을뿐더러, 유럽연합(EU) 넷제로산업법(NZIA)이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청정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됐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 공화당 하원의원 18명이 하원의장에게 IRA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을 폐지할 것을 말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최 팀장은 “(ESG를 둘러싼) 정치적 반발 속에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을 위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산업군 내 지속가능성 이슈 파악…‘중대성’ 고려 필요” 🚨

최 팀장은 현재 ESG 평가가 ‘ESG 인터그레이션(integration)’을 추구한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기업 재무제표에 ESG 평가지표를 결합해 평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예컨대 NH아문디자산운용은 환경(E)·사회(S)·지배구조(G)별로 기업의 ESG 현황을 평가합니다. 여기에 녹색분류체계(택소노미) 적합성과 소액주주 가치증대도 신규지표로 추가하여 평가하고 있습니다. 총 14개 테마로 평가한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이와 달리 한국ESG기준원(KCGS)은 테마가 아닌 여러 기준으로 설정해 ESG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관별로 평가방식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ESG 평가에서 공통된 점은 있습니다. 바로 투자 대상 기업이 여러 이해관계자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경영을 잘하고 있는지 측정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이에 대해 최 팀장은 평가 대상 기업이 소속된 산업계에서 지속가능한 이슈가 무엇인지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른바 ‘중대성’ 문제를 판단해야 한단 것입니다.

중대성은 현재 크게 두 갈래로 논의가 되고 있습니다.

북미 지역은 지속가능성이 기업 재무 상황에 끼치는 영향만을 다루는 ‘단일중대성’을 원칙으로 합니다. 반면, 유럽은 기업의 경영 활동이 경제·환경·사회에 끼치는 영향까지 포함하는 ‘이중중대성’을 강조합니다.

예컨대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유틸리티 산업은 환경 가중치가 다른 산업 대비 높게 설정됩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군은 지배구조가 더 높게 설정됩니다.

최 팀장은 “산업별로 공통적으로 중요한 지속가능한 이슈가 선별돼야 한다”며 “그럼 해당 이슈를 고려해 분석과 투자가 가능하다”고 짚었습니다.

또 주요국의 ESG 공시기준이 정착되는 과정에서 중대성 논의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 21일 오후 온라인으로 열린 ‘제17회 ESG 온(ON) 세미나’에서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팀장이 발표를 진행 중이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세미나 캡처

ESG 평가서 기업 ‘컨트로버시’ 이슈 관리해야 🦺

한편, 전환금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그는 강조했습니다. 전환금융은 철강·석유화학 같은 탄소집약적 산업이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말합니다.

최 팀장은 “이 과정에서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 리스크를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며 “그린워싱을 피하기 위해선 녹색분류체계를 고려해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의 경우 ESG펀드 의무공시 제도가 올해 2월부터 시행되고 있으나, 한국형-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반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에도 K-택소노미가 반영돼야 한단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래야 해외 투자자들 역시 한국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단 것이 그의 말입니다. 이를 위해선 K-택소노미의 글로벌 정합성을 파악해야 한다고 최 팀장은 덧붙였습니다.

특히, ESG 평가 과정에서 기업들이 ‘ESG 컨트로버시(Controversy)’ 이슈를 관리해야 한다고 그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단어 그대로 기업 운영 또는 제품과 관련해 ESG 논쟁이 일어난 사건을 말합니다.

최 팀장은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고나 횡령·배임 사건 등을 예시로 언급했습니다. 이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자산운용사와 ESG 평가기관 모두 해당 사항을 즉각 ESG 평가에 반영한단 것이 그의 말입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하여 다방면에서 ESG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기업 후즈굿이 블랙록에 ESG 성과와 리스크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ESG 평가서 좋은 등급 받으려면 평가 범위 먼저 파악” 💸

한국 ESG연구소의 이세림 본부장 역시 컨트로버시 이슈 관리의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한국ESG연구소는 대신파이낸셜그룹 계열사입니다. 현재 1,1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ESG 평가를 진행하는 전문기관입니다. 국민연금이 이곳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본부장은 “(한국의) ESG 평가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며 “컨트버시를 확인하는 일에 다들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세운 목표를 실제로 이행하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 본부장 또한 기업이 속한 산업군의 중대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미국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ASB)가 제정한 77개 산업별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이나 한국의 ESG 가이드라인을 모두 참고할 것을 권했습니다.

“(ESG 평가를 위해) 기업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지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이 이 본부장의 말입니다. ESG 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고 싶다면, 평가 범위가 어디인지 파악하라는 뜻입니다.

중소기업일수록 이 전략이 유용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ESG 평가와 관련해 표준이 없어 평가사별로 ESG 평가 기준과 결과가 다른 상황입니다. 데이터 수집 방법론도 기관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평가사별로 고유의 관점이 달라 평가 결과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며 “이는 오히려 투자기관에게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사는 기관들이 내놓은 점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종적으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 팀장 역시 ESG 평가와 관련해 현재 표준화와 디지털화가 동시에 진행 중이란 점을 언급했습니다.

그는 “데이터 간 신뢰성과 비교가능성 그리고 접근성이 모두 개선되고 있다”며 “데이터 접근성이 해소되면 (ESG 평가를 둘러싼) 여러 잡음들이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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