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기업 BP가 영국 티즈사이드에서 추진하던 블루수소 생산 프로젝트 ‘H2Teesside’를 전격 철회했습니다. 이로써 해당 부지에는 유럽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길이 열렸습니다.
이 결정은 영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AI 성장구역’ 정책과 맞물려, 청정에너지 전환과 디지털 인프라 확장 사이의 우선순위 충돌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BP는 철회 이유로 수소 수요 급감과 토지 이용의 불확실성을 제시했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수소 플랜트가 동일 부지에서 공존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수소 플랜트는 수소 파이프라인, 변전 설비 등 고위험 시설로 구성되어 현지 규정에 따라 높이 제한 등으로 데이터 센터와 같은 시설이 제한됩니다.
이번 BP의 철회 결정은 영국 수소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습니다. H2Teesside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영국 수소 생산 목표의 20%를 담당할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영국 수소 생산 목표 20% 담당 블루수소 플랜트 철회, 유럽 최대 AI센터로
BP는 2021년 ‘H2Teesside’ 계획을 야심차게 발표했습니다.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고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는 블루수소 생산이 목적이었습니다.
당시 BP는 이 프로젝트 하나만으로 2030년까지 영국 수소 생산 목표의 2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주요 수요처였던 화학기업 사빅(Sabic)이 지난 6월 인근 사업장을 폐쇄하면서 수소 수요 전망이 급격히 악화됐습니다.
BP는 영국 에너지안보·넷제로부에 보낸 서한에서 명확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데이터센터와 수소 플랜트는 동일 부지에서 양립이 불가능하며, 티즈사이드의 수소 수요 상황도 심각하게 악화됐다는 것입니다.
특히 해당 부지 관리 기관들은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BP의 수소 플랜트 제안에 공식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이들은 이미 2025년 8월 레드카 앤 클리블랜드 자치구 의회로부터 데이터센터 건설 허가를 획득한 상태입니다.
영국 정부는 2025년 1월 발표한 ‘AI 기회 행동계획’의 일환으로 AI 성장구역을 적극 도입했습니다. 이 구역에서는 기업들이 간소화된 계획 승인 절차와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수요를 고려한 에너지 우선 공급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첫 번째 AI 성장구역은 옥스퍼드셔 컬햄에서 개발 중이며, 최근 웨일스에도 두 곳이 추가 지정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영국의 수소 경제 구축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정부가 설정한 2030년 수소 생산 목표 10GW 중 H2Teesside가 담당할 예정이었던 20% 물량에 공백이 생기면서, 정부의 수소 생산 촉진 노력에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저탄소 방식으로 생산되는 수소는 여전히 높은 비용으로 인해 시장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BP는 개발동의명령 신청을 철회했지만, 여전히 Net Zero Teesside Power 등 다른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에너지안보·넷제로부는 “이번 결정은 BP의 선택이며, 우리는 Tees Green Hydrogen 등 다른 수소 프로젝트를 통해 티즈사이드 지역에 고품질 일자리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대응했습니다.
이번 사례는 글로벌 AI 붐과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이 전통적인 에너지 인프라 계획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드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영국내 제한된 산업용 토지를 둘러싼 청정에너지와 디지털 인프라 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향후 각국 정부는 장기적 에너지 전환 목표와 AI 산업 경제 효과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