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관련 주주제안 2024년 상반기 주총서 효력 감소

反 ESG 움직임 속 ‘E’ 중심 투자 재편 가능성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된 주주제안이 실제 주주총회에서 효력을 발휘하는 사례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데이터제공업체 ISS코퍼레이트의 자료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2020년대 초반과 비교해 분위기가 달라졌단 것이 FT의 말입니다.

10일 ISS코퍼레이트 자료를 살펴본 결과, 2024년 상반기(1~6월) 주주총회 기간 러셀3000(시가총액 상위 3,000개) 기업의 환경(E)과 사회(S) 이슈에 대한 주주제안의 평균 지지율은 각각 21%와 18%에 불과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업 연례주주총회에서 ‘행동주의 펀드’ 등이 촉구한 주주제안 중 과반수를 얻은 사례는 불과 2건에 그쳤습니다.

이들 모두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제안입니다.

 

2021년 vs 2024년, ESG 제안 두고 달라진 엑손모빌 ☁️

지난 5월 엑손모빌과 행동주의 펀드 간 갈등이 대표적입니다. 행동주의 펀드 아르주나캐피털 등은 주총에서 엑손모빌에게 더 엄격한 기후목표 설정을 요구하려 했습니다.

이에 엑손모빌은 해당 제안 주총에 상정되는 것을 막아달라며 미국 지방법원에 아르주나캐피털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합니다.

이는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이사회 재선임을 둘러싼 주주 간 갈등으로 비화합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와 미국 최대 공적 연금 ‘캘퍼스(캘리포니아주 공적연금)’ 등이 엑손모빌 이사회 선임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업이 주주를 고소한 사례가 되레 투자자의 권리를 약화시킬 수 있단 우려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런 우즈 CEO를 비롯한 기존 이사진 12명 모두 재선임에 성공합니다.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를 비롯한 주요 주주 대다수가 엑손모빌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입니다.

앞서 2021년 행동주의 펀드 엔진넘버원이 엑손모빌을 상대로 주총에서 이사진 3명을 교체한 것과 대조됩니다. 당시 0.02%의 지분을 소유한 엔진넘버원은 엑손모빌의 ‘재생에너지 투자가 미흡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같은 주장에 세계 최대 자산운운용사 블랙록 등은 당시 엔진넘버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反 ESG 움직임 속 보수적 접근 취한 대형 자산운용사 💸

블랙록과 뱅가드 같은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ESG 안건에 보수적으로 접근한 결과란 평가도 나옵니다. 두 기관 모두 2021년 이후 주총에서 환경과 사회 안건에 덜 지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단, 블랙록은 이번 상반기 패스트푸드 체인점 잭인더박스의 주총에서 환경 주주제안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의 안건입니다.

대형 자산운용사가 ESG 안건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 공화당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반(反) ESG 움직임 때문입니다.

실제로 올해 4월 미 공화당을 지지하는 주정부 연기금들이 블랙록에서 약 133억 달러(약 18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회수했습니다.

블랙록 전체 운용자산의 1%가량에 해당합니다. 기업 투자에서 ESG를 지향하는 것이 수익률을 떨어뜨린단 것이 이들 주정부의 주장입니다.

모든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이 ESG에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뉴욕주나 캘리포니아주 같은 진보적 성향의 연기금은 투자 시 ESG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컨설팅업체 사운드보스거버넌스의 더글라스 치아 대표는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ESG에 더 수동적인 태도로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ESG서 ‘E’ 중심 투자 재편 가능성도 열려 있어” 🤔

이 때문에 ESG 투자가 향후에는 환경에 더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탈탄소화나 에너지 전환 등 환경 안건이 사회나 지배구조 안건보다는 조금 더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비영리 민간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보드에 따르면, 올해 주총에서 나온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과 관련된 주주제안은 지지율이 50%를 넘지 못했습니다.

미국 스탠포드대 경영대학원의 ‘기업 지배구조 연구 이니셔티브(CRRI)’ 소장인 데이비르 라커 교수는 “(ESG가) 지금 있는 위치에서 돌아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이어 ESG가 사회적 우려보다는 궁극적으로는 기후문제 해결에만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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