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 “中 2023년 청정에너지에 1180조원 투자…클린테크, 국가 성장동력으로 자리 매김”

“韓 기후테크 시장 작아, 해외 진출해야 생존 가능”

청정기술 패권을 두고 중국과 서방 국가 간의 경쟁이 첨예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결코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습니다. 태양광·풍력·전기자동차·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청정기술이 중국의 새로운 경제성장 먹거리로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핀란드 기후환경 싱크탱크인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중국 클린테크 성장 및 기후·국제사회에 갖는 함의’를 주제로 지난 11일 한국인 언론인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행사는 에너지전환포럼과 기후미디어허브가 공동 주최했습니다.

CREA의 중국 전문 연구원인 치친은 중국의 재생에너지와 클린테크가 격렬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일한 이력이 있는 전문가입니다.

치 연구원은 중국의 클린테크가 “롤러코스터만큼 격렬한 변화를 겪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확장 역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역설했습니다.

 

中 청정에너지 투자, 2023년 GDP 성장률 40% 견인 📈

이를 알기 위해서는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2021년 중국 정부는 ‘쌍탄소(双碳)’ 전략을 내놓았습니다.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정점을 찍고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치 연구원은 해당 발표 직후 민간 부문에서 청정기술로 투자가 몰렸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정부가 명확한 투자 신호를 보낸 덕분이라고 그는 평가했습니다.

CREA에 따르면, 2023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약 40%를 청정에너지가 견인했습니다. 같은기간 투자금액만 약 6조 3,000억 위안(약 1,180조원)에 달합니다. 2022년(4조 6,000억 위안) 대비 40% 증가한 겁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IEA는 올해 3개 산업(태양광·리튬배터리·전기차)의 중국 내 투자는 6,750억 달러(약 89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는 “청정기술이 중국 경제 정책의 큰 축으로 자리 잡았다”며 “에너지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CREA, 韓 기후테크 시장 작아…글로벌 진출해야 생존 🤔

물론 중국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청 청추 CREA 연구원은 “중국 국민들은 상위하달식 구조에 익숙하다”며 “(쌍탄소) 전략 발표 후 국민들이 우선순위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청 연구원은 상위하달식 구조의 문제점도 언급했습니다. 우선순위로 인해 민간 부문이 오히려 청정기술 산업으로 쏠리는 부작용이 발생한 겁니다. 그는 “지난해 중국 태양광 시장의 과잉생산이 발생했다”며 “중국 언론들을 통해 과잉생산 문제가 주요하게 보도됐다”고 전했습니다.

청 연구원은 중국 청정기술을 둘러싼 주요국의 수출관세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청 연구원은 “중국은 녹색기술을 잘 활용해 수출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면서도 “그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례로 미국은 올해 8월부터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인상했습니다. 배터리와 태양광 패널 역시 25%로 높였습니다. 유럽연합(EU) 역시 중국 업체별로 각기 다른 추가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전기차·배터리·태양광 패널 등 중국산 제품이 정부의 부당한 보조금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CREA 중국리서치팀 팀장인 셴 신이 연구원은 청정기술을 둘러싼 중국의 내수 수요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수출이 어렵더라도, 내부 수요를 통해 공급과 소비를 모두 이끌어 간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셴 연구원은 한국 기후테크 업계는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한국에서 살아남기에는 내부 시장이 너무 작다는 것이 그의 말입니다.

그는 “한국은 청정기술 개발 속도를 높여 국제 제조업계를 뚫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부문에서 이룩한 성과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2024년 2분기, 中 탄소배출량 정점 전망 ⚡

한편, 중국의 탄소배출량이 이르면 올해 2분기에 정점에 이르렀을 수 있다고 CREA는 설명했습니다. 대규모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와 함께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승인이 둔화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영국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물론 부문별로는 상황이 엇갈립니다. 올해 2분기 중국 전력 부문 경우 큰 폭으로 배출량이 줄어든 반면, 건물(난방)과 화학 부문은 배출량이 오히려 늘었습니다. 청 연구원은 “올해 중국은 아주 추운 겨울을 맞았다”며 “날이 워낙 추워 난방 부문 배출량이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화학 산업의 경우 석탄 자원을 고부가가치로 만들려는 작업으로 인해 배출량이 늘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청 연구원은 “배출량이 오히려 늘어난 사업도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총배출량이 줄어든 이유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건설 경기가 줄어들며 시멘트와 철강 수요가 전반적으로 둔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청 연구원은 “경제성장이 더는 둔화하지 않기 위해 재생에너지에 투자하는 면도 큰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국 내 재생에너지 설비와 관련해 숙제도 여럿 제시됐습니다. 전력망 개선이 대표적입니다. 중국의 경우 태양광·풍력발전 상당수가 중국 서부에 소재해 있습니다. 허나, 전력수요는 동부에 집중돼 있습니다. 그만큼 송전선이 많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 중국 서북부 간쑤성에 있는 200㎿(메가와트)급 태양광 발전소의 전경. ©China Three Gorges

中 2035 NDC, 파리협정 부합하기 위해선? 🤔

중국 역시 내년 2월까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상향된 ‘2035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2035 NDC)’를 제출해야 합니다.

중국은 2030년 감축목표를 수치로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2030까지 배출량 정점에 도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존 포데스타 미국 기후특사는 최근 중국을 찾아 2035년 감축목표를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의 2035년 감축목표는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할까요?

CREA 중국 정책 분석가인 벨린다 샤폐는 30%란 수치를 제시했습니다. 배출량 정점이 2023년에 이르렀다는 분석 아래 나온 겁니다. 샤폐 분석가는 “(2023년 대비) 2035년까지 30% 감축목표가 파리협정의 1.5℃ 목표에 부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재생에너지와 클린테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해당 수치가 중국 정부에게도 현실적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중국 정부 역시 탈탄소 전환에 있어 의지가 분명하다고 그는 역설했습니다.

국제사회의 기후외교 부문에서 중국 역시 리더로 자리 잡으려 한다는 것이 샤폐 분석가의 말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내 재활용·재사용 시스템 구축이 중요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습니다. 또 저탄소 철강 등 녹색제품에 있어 중국 정부가 수요 측면에서 ‘마중물’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의 청정기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에 있어 염두에 둬야 할 점도 있습니다.

“중국은 항상 굉장히 독특한 나만의 길을 간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샤폐 전문가는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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