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철강 수출 1억 톤 넘을 것…‘과잉생산’ 우려 속 주요국 대응 나서

신규 철강공장 건설 승인 중단 등 中 내부서도 ‘우려’ 목소리 나와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인해 중국이 철강 수출을 늘리며 수출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5일 중국 컨설팅 기업 마이스틸에 따르면, 올해 중국 철강 수출량은 최대 1억 1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중국 철강 수출 규모가 1억 톤을 넘은 것은 2015년과 2016년 단 2번뿐입니다.

중국은 세계 전체 철강 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호주·브라질 등에서 나온 철광석을 수입한 후 철강으로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자국 내 수요 감소에도 중국 철강업체들은 생산을 감축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과잉생산 물량을 아시아나 유럽에 저가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인도·독일 내 철강업체들은 중국산 저가 철강 수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각국 정부에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中 저가 철강 수출 공세, 주요국 앞다퉈 추가관세 부과 💸

중국의 저가 철강 물량 공세로 인한 업계의 호소는 올해 초부터 계속 나왔습니다.

이에 주요국들 역시 대응에 나섰습니다.

먼저 미국은 올해 5월 중국산 철강 관세를 3배로 올렸습니다. 유럽연합(EU) 역시 중국산 주석 도금 강철 제품에 대한 반(反)덤핑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지난 7월 캐나다 역시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 부과를 예고했습니다.

베트남·튀르키예 역시 관세 부과 근거 마련을 위한 조사에 나섰습니다. 멕시코·칠레 역시 각각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임시관세와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상황입니다.

일본 역시 자국 정부에 관세 부과를 촉구했습니다. 모리 다카히로 일본제철 부회장은 얼마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달 현대제철은 산업통상자원부에 중국산 후판 제품에 대해 반덤핑 제소를 했습니다. 후판은 주로 조선용으로 활용되는 두께 6㎜ 이상의 철판입니다. 최근 국내에 중국산 제품이 대거 유입되며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후판 제품의 물량은 2020년 72만톤에서 2023년 130만 톤으로 80% 가까이 늘어난 상황입니다. 이에 국내 철강업체들 역시 정부가 나서서 중국 철강 제품 유입을 조절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주요국 철강업체 보호…인도, 정부에 관세 인상 요청” 📈

이같은 대응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일본 투자자문사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 재팬’의 상품 전략가인 이언 로퍼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국이 전 세계에 철강을 공급하며 가격을 낮추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각국이 자국 철강 제조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습니다. 또 향후 몇 달간 중국을 상대로 무역소송이 늘어날 것으로 로퍼 전력가는 덧붙였습니다.

인도가 대표적입니다.

지난 4일 인도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 수입관세를 최대 12%로 인상할 것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재무부에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인도철강협회가 주최한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기존 관세 7.5%보다 4.5%p(퍼센트포인트) 늘어난 겁니다. 그간 인도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철강 수입 급증으로 인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자국 정부에 호소해 왔습니다.

 

▲ 중국은 세계 철강 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철강 생산국이다. ©blackthorne, Flickr

中 내부서도 ‘우려’ 목소리 나와…“길고 추운 겨울 될 것” 🚨

중국 내에서도 이러한 철강 과잉생산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난 7월 중국강철공업협회는 이례적으로 자국 철강 제조업체들을 비판했습니다.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 전쟁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협회의 지적입니다. 협회는 철강 과잉 공급으로 인해 중국 내 철강 가격이 최근 8년간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도 지난달 신규 철강 공장 승인을 중단했습니다.

물론 중국 철강업체들이 이러한 비판을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내수부진으로 인해 중국 철강업체들의 적자는 심각합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손실액만 28억 위안(약 5,2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이스틸은 중국 철강업체 중 1%만이 흑자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당분간 과잉생산 물량 수출이 계속될 것이란 뜻입니다.

대니얼 하인스 ANZ리서치 수석 상품전략가는 중국 철강 생산업체가 올해 유럽과 아시아의 강력한 수요로 혜택 봤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세계적으로 수요가 약화하는 징후가 감지됐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업체 바오우스틸의 후왕밍 회장은 “철강 산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며 “2008년과 2015년의 침체 때보다 더 길고, 더 춥고, 더 어려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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