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리튬 가격 연일 하락세 속 주요국 신규 탐사에 ‘출혈경쟁’ 나선 까닭

리튬 가격 하락세 ‘뉴노멀’ 평가도…공급망 다각화 목소리 ↑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광물인 리튬의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6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5일 중국 상하이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되는 탄산리튬 가격은 ㎏당 75.5위안(약 1만 4,5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이는 지난 2021년 2월 2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역대 최고점을 기록한 2022년 11월 14일 ㎏당 581.5위안(약 11만 2,000원)과 비교해 약 87.5% 급락한 것입니다.

리튬은 배터리 내 에너지밀도를 높이는데 필요한 핵심광물입니다.

리튬을 가공한 탄산리튬은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에 사용됩니다. 탄산리튬은 주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제작에 사용됩니다.

 

 

“리튬 공급 과잉에 수요 하락…주요 업체 생산량 조정” ⛏️

올해 4월 소폭 반등을 제외하면 리튬 가격은 하향세입니다.

현재 리튬 가격의 하락 요인은 복합적입니다. ▲전기자동차 수요 부진 ▲경기침체 ▲고금리 기조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특히, 중국 내 전기차 판매 둔화가 리튬 가격 폭락에 영향을 줬단 분석이 나온 바 있습니다.

이미 일부 광산업체들은 생산량 조정에 나섰거나 확장 계획을 중단한 상황입니다.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인 앨버말이 대표적입니다.

사측은 최근 호주 케머톤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 확장을 중단했습니다. 공장 인력 역시 40% 감축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당 공장의 리튬 생산능력은 현재 5만 톤에서 2만 5,000톤으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당초 앨버말은 해당 공장의 생산능력을 연간 10만 톤까지 늘리고자 가공 라인을 4개까지 확장하려 했습니다.

앨버말은 사업 운영 구조와 비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입니다. 리튬 가격 하락세로 인해 회사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2분기 앨버말의 매출은 14억 달러(약 1조 9,260억원)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같은기간 순손실은 1억 8,800만 달러(약 2,587억원)를 기록했습니다. 또 사측은 이미 올해 초 전체 인력의 4%인 직원 300명을 정리해고한 상태입니다.

 

3분기 리튬 가격 역대 최저치 전망 나와 📉

더 큰 문제는 리튬 가격이 3분기(7~9월)까지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단 것입니다.

6일 시장조사업체 트랜트포스는 이같은 전망이 담긴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기관은 중국 내 탄산리튬 시장이 공급 과잉이란 점을 언급했습니다.

통상 세계 각국에서 채굴된 리튬은 중국으로 운반돼 가공됩니다. 중국은 현재 세계 리튬 가공 시장의 약 70%를 차지합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기술적 노하우가 축적된 덕분입니다.

공급 과잉에도 불구하고 리튬 공급은 줄어들지 않는 반면, 수요는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기관의 말입니다.

이에 트랜트포스는 올해 3분기에 탄산리튬 가격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단, 유럽연합(EU)이나 미국 내 관세 정책에 배터리셀 제조업체들이 리튬 재고를 늘리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기관은 짚었습니다. 이 경우 리튬 가격 하락 속도가 다소 둔화할 수 있다는 것이 기관의 말입니다.

피치솔루션 산하 시장조사기관인 BMI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BMI는 현재의 리튬 가격이 ‘뉴노멀(새로운 표준)’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향후 최대 10년간 리튬 가격이 상승할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 BMI의 진단입니다.

이르면 2028년에야 리튬 생산과 수요가 균형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기관은 내다봤습니다.

2024년 들어 유럽 내 리튬 수요는 정체됐고, 미국 내 리튬 수요 역시 10% 소폭 반등에 그쳤다고 미 경제전문매체 CNBC가 전한 바 있습니다.

 

▲ 미국 내 유일한 리튬 광산인 네바다주의 ‘실버피크’ 광산의 모습. 이 광산은 2025년까지 리튬 생산량을 2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Doc Searls, Flickr

주요국, 리튬 공급 과잉에도 신규 탐사에 ‘출혈경쟁’ 💸

리튬 산업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은 아닙니다. 오히려 가격 하락을 계기로 자국 내에서 리튬을 생산하고 가공하는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 앨버말이 대표적입니다. 앨버말은 미국 정부에 자국 내 리튬 생산을 지원하는 정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저가의 중국산 리튬 공세에 맞서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말입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캐나다와 아르헨티나 내 리튬 개발 프로젝트에 상당한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U 또한 핵심원자재법(CRMA) 통해 공급망 다각화에 나섰습니다. EU 내에서는 포르투갈·체코·핀란드가 리튬 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들 국가에서는 리튬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보조금에 반발하는 여론도 적지 않습니다.

중국과 호주 같은 기존 리튬 생산국 역시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신규 매장지를 찾고 있습니다. 예컨대 간펑리튬·텐치리튬 같은 중국 기업들은 리튬 자원탐사에 투자를 꾸준히 늘리고 있습니다. 중국 자연자원부 역시 광산업체들과 협력해 역내 리튬 탐사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공급 과잉 속에서 출혈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리튬 시장에 대한 시장지배력이 곧 청정에너지 산업을 주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IEA “신규 채굴 대신 리튬 재활용 기술 빠르게 개발돼야” ⚗️

이와 관련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리튬 재활용 기술이 더 빠르게 개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리튬 채굴을 늘리는 과정에서 오히려 물소비량 급증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기관의 설명입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주립대학 연구진은 리튬 생산 과정에서 대수층이 고갈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현재 리튬을 채굴하기 위해선 염수를 지표면으로 끌어올려 증발시키는 방식이 사용됩니다. 이 과정에서 지하 깊숙한 곳에 있는 대수층이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IEA는 이들 재활용 기술이 빠르게 개발될 시 2030년 전체 리튬 수요의 25%를 재활용만으로 충족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25%는 현재 리튬 생산량과 거의 맞먹는 수준이라고 IEA는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기존 방식보다 생산 시간과 환경영향을 모두 줄인 리튬 추출 기술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옵니다.

 

👉 韓 정부, 리튬 등 10대 전략 핵심광물 특정국 의존도 50%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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