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석연료 생산지 12곳, 정부 집계보다 메탄 배출량 ↑

EDF, 32차례 항공기로 메탄 배출량 관측한 ‘메탄에어’ 프로젝트 결과 공개

미국 내 주요 화석연료 기업들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메탄을 내뿜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주요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최대 30배 높은 온실가스입니다.

로열더치쉘·엑손모빌·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 미국 내 주요 50개 화석연료 기업의 메탄 배출량이 미 환경보호청의 집계보다 최소 4배 더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환경방어기금(EDF)은 최근 이같은 연구 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해당 연구는 구글과 뉴질랜드 우주국 등이 협력해 진행됐습니다.

미국 내 석유·천연가스 생산지 12곳을 메탄 탐지 장비를 탑재한 항공기로 관측한 프로젝트 결과가 수록됐습니다.

일명 ‘메탄에어(MethnaeAir)’ 프로젝트입니다. 작년 6월부터 10월까지 총 32차례의 항공조사가 이뤄졌습니다. 해당 항공기에 탑재된 관측 장비는 메탄 배출량을 추적하는 인공위성 ‘메탄샛(MethaneSat)’에 들어간 기술이 사용됐습니다.

5일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메탄에어가 관측한 석유·천연가스 생산지 12곳은 미국 전체 화석연료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합니다.

관측 결과, 이들 지역에서 연간 750만 톤 규모의 메탄이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미국 가구 절반 이상의 연간 에너지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규모라고 기관은 강조했습니다.

 

 

美 화석연료 생산지 12곳, 메탄 배출량 기존 관측보다 ↑ 📈

진보한 기술이 사용됐다”며 “앞으로 진행할 메탄샛 프로젝트가 어떤 성과를 낼지 미리 보여준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과거에는 자동차 등에 메탄 관측 장비를 부착해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접근성이 떨어질뿐더러, 대기 중으로 내뿜은 메탄 배출량을 모두 관측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뚜렷했습니다.

항공기를 통해 관측을 진행한 결과, 석유·천연가스 생산지 12곳에서 나온 메탄 배출량은 50개 화석연료 기업의 감축목표보다 약 8배 많은 사실이 발견됐다고 EDF 측은 밝혔습니다.

지난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쉘과 BP 등 주요 기업은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생산량의 0.2%까지 줄일 것을 약속한 바 있습니다. COP28에서 나온 목표보다 배출량이 약 8배 더 많다는 것이 기관의 지적입니다.

12개 지역 중 메탄 배출량이 절대적으로 높은 곳은 ‘퍼미안’ 분지로 조사됐습니다. 미 텍사스주의 셰일오일 생산 지역으로 유명합니다. 이어 애팔래치아 셰일층과 루이지애나주 헤인스빌 분지가 뒤를 이었습니다. 세 곳은 미국 내 천연가스의 상당 부분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EDF는 이번에 나온 데이터가 미국의 석유와 천연가스 메탄 배출량을 포괄적으로 조사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산업계가 노후장비와 플레어링(폐가스 연소) 등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줄이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사실이 발견됐다고 지적했습니다.

 

▲ EDF는 항공기를 사용해 총 32차례에 걸쳐 미국 내 주요 화석연료 생산지역 12곳에서 나오는 메탄 배출량을 관측했다. 사진 속 노란색으로 표시된 지역이 실제 관측이 이뤄진 곳이다. ©EDF

EDF “메탄 기준 불충족 시 과징금 등 규제 직면” ⚖️

EDF는 에너지 업계가 메탄 배출량을 감축하지 않을 시 15 규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예컨대 미국은 메탄 초과 배출량에 대해 2026년부터 1톤당 최대 1,500달러(약 204만원)까지 벌금을 부과하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2038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80% 감축한단 규제를 지난해 12월 확정했습니다.

유럽연합(EU) 역시 메탄 감축을 위해 수입산 화석연료에 제동을 걸려 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EU가 정한 메탄 배출 기준을 넘을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EU의 규제는 미국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미국산 천연가스의 상당수가 EU로 수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EDF는 “(메탄에어의 조사 결과는) 미국 사업자가 세계 최대 시장인 EU로 천연가스를 수출하는 일에 있어 경쟁력 우려를 시사한다”며 “공급망 내 메탄 감축량 완화는 천연가스 주요 시장인 한국과 일본에서도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메탄 배출량 관측할 ‘메탄샛’ 수집 데이터 올해 말 공개” 🛰️

이와 관련해 미국석유협회(API)는 EDF의 연구 결과에 대해 환영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석유·천연가스 업체들의 배출량의 투명성 증대를 위해선 이와 같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것이 협회의 말입니다. 이어 협회는 “에너지수요를 충족하고 메탄 배출량을 줄이는데 노력하고 있다”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했습니다.

쉘·엑손모빌·BP 등 주요 기업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한편, EDF가 쏘아 올린 메탄 관측 인공위성 메탄샛이 수집한 데이터는 올해 말 홈페이지와 구글어스 엔진을 통해 공개됩니다.

이 위성은 하루 15회씩 지구를 돌며 전 세계 유전과 매립지 등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을 감시합니다.

위성이 관측하는 지역은 세계 화석연료의 80%를 생산하는 주요 50개 지역이 포함돼 있습니다. 해당 데이터는 몇 주 단위로 갱신될 예정입니다.

EDF는 메탄샛 프로젝트를 통해 화석연료 업계의 메탄 배출량을 2025년까지 45% 줄이고, 2030년에는 70%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EDF 수석과학자 겸 부회장인 스티븐 함부르크 박사는 “2025년 말 무렵에는 전 세계 주요 화석연료 생산 지대에서 메탄 배출량을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들 기업과 정부의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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