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세계 유전에서 발생하는 천연가스 ‘플레어링(Flaring·연소)’ 규모가 5년 새 최다 수준이라는 세계은행(WB)의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각) 발표된 ‘글로벌 가스 플레어링 추적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27일 확인한 결과, WB는 보고서에서 석유·가스 생산업체의 천연가스 연소량이 전년 대비 약 7% 증가한 1,480억㎥에 달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는 2019년 이후 5년 사이에 가장 많은 것입니다. 이에 따른 배출 오염도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할 경우 전년 대비 2,300만 톤이 늘어난 것입니다.
WB는 이는 도로에 약 500만 대의 차량을 추가하는 것과 비슷한 양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메탄 등 오염 유발 ‘플레어링’ 규제에도 불구하고 2023년 증가세 돌아서” 🔥
유정에서 누출되어 대기로 가스가 방출하는 것은 ‘벤팅(Venting)’이라 부릅니다. 플레어링은 이런 가스를 통제하에 연소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통상 석유 시추 과정에서 함께 나오는 천연가스 일부는 안전상의 이유로 태웁니다. 인체에 유해한 황화수소 등이 포함돼 있을뿐더러, 대기 중에 퍼져 일정 농도에 이르면 폭발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벤팅과 플레어링 과정에서 주요 온실가스인 메탄이 대량 배출된단 것.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에 의하면, 메탄은 대기 중 열기를 가두는 능력이 단기적으로는 이산화탄소보다 80배에 이릅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역내 메탄배출량 감축을 위한 조치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정에서 일어나는 플레어링과 벤팅을 모두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가스 연소량이 5년 새 최다 수준에 이르렀단 것이 WB의 말입니다.
앞서 2021년과 2022년 감소에서 돌아선 것입니다. 지난해 원유 생산은 1% 증가에 그쳤습니다.

9개국서 플레어링 75% 일어나…리비아·미국·이란·러시아서 가장 커 🛢️
WB에 의하면, 석유·가스 부문 가스 연소는 인위적으로 발생하는 세계 메탄배출량의 약 5분의 1을 차지합니다. 이중 절반은 개발도상국 생산업체로부터 나옵니다.
구체적으로 9개 나라가 꼽혔습니다. 연소 규모 순으로 ①러시아 ②이란 ③이라크 ④미국 ⑤베네수엘라 ⑥알제리 ⑦리비아 ⑧나이지리아 ⑨멕시코 순입니다.
WB는 이들 9개국의 변화가 없으면 다른 국가들이 유정 내 플레어링을 줄여도 소용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9개국은 세계 전체 석유 생산량의 46%를 차지합니다. 연소량은 전체 75%를 차지합니다.
지난해 알제리와 베네수엘라에서는 플레어링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허나, 이들의 노력은 4개국에 의해 훼손됐습니다. 리비아, 미국, 이란, 러시아 등입니다. 작년 리비아에서는 플레어링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습니다. 미국(21%), 이란(19%), 러시아(11%) 순으로 늘어난 것이 확인됐습니다.
WB는 “러시아의 경우 석유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모든 유정에서 플레어링이 증가했다”고 꼬집었습니다. 리비아와 이란은 석유 생산량이 급격한 증가함에 따라 플레어링 역시 늘었습니다.
이들 3개국의 공통점은 있습니다. 유정 등 시설 노후화로 인해 가스를 회수하고 활용할 기반시설(인프라)가 부족하단 것. 투자 부족으로 플레어링을 일상적으로 연소하고 있단 것이 WB의 진단입니다.
미국 역시 셰일가스 생산 지역에서 플레어링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기관은 덧붙였습니다.
‘글로벌 가스 플레어링 감축 파트너십(GGFR)’에 따라 미국 콜로라도광산대학 내 페인연구소와 함께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WB는 덧붙였습니다. 전 세계 플레어링 관련 데이터는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운영하는 인공위성 관측을 통해 수집됐습니다.
“기후대응·에너지안보·대기질 개선 위해선 2030년 플레어링 종식돼야” 🤝
WB 에너지·추출 글로벌 사업부 책임자인 데메트리오스 파파타나시우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여전히 에너지 접근성이 부족할뿐더러, 온실가스 배출은 계속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매년 엄청난 양의 가스가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23년 플레어링으로 연소된 1,480억㎥에 달하는 가스를 잘 활용만 하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 제공되는 전력량을 약 2배 이상 늘릴 수 있단 것이 파파타나시우 책임자의 말입니다.
이는 WB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2030 제로 루틴 플레어링(Zero Routine Flaring 2030)’ 이니셔티브와도 연관돼 있습니다. 이는 2030년까지 유전에서 발생하는 모든 플레어링을 종식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사우디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 등이 가입돼 있습니다.
WB는 2030년까지 플레어링 종식이란 이니셔티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석유·가스 인프라 내 회수 기술개발 우선 투자 ▲메탄 배출 최소화 장치 또는 감시체계 구축 ▲플레어링 종식에 따른 인센티브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단 점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석연료) 산업계와 정치군 모두 기존 관행을 벗어나도록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WB는 강조했습니다.
기후대응, 에너지안보, 대기질 개선에 따른 공중보건 향상 등 3가지 측면에서 플레어링이 빠르게 종식돼야 한다고 WB는 재차 피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