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 지구촌 이상고온으로 ‘고통’…기후대응 촉구

일일 기온 34℃ 상승 시 노동생산성 50% 감소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이 올여름 기록적인 이상고온 현상으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다며 기후대응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각) 유엔본부에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언론 브리핑을 열고 “현실을 자각해야 한다”며 “극단적인 폭염이 하루나 일주일, 한 달에 그치고 말 현상이 아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올해 1억 명이 넘는 인구가 50℃가 넘는 기상재해 수준의 폭염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최근 이슬람 성지순례(하지) 기간 온열질환으로 1,300명 이상이 숨지는 등 세계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현 추세라면 “이상고온으로 연간 약 50만 명의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태풍·허리케인·사이클론 같은) 열대성 저기압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약 30배 더 많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상고온 대처 필요…4가지 기후행동 전략은?” 🤔

앞서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C3S)는 7월 22일 세계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17.15℃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1940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한 것입니다.

C3S는 세계 지표면 평균 기온이 지난 21일 17.09℃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불과 하루 만에 이 기록이 다시 깨진 것입니다. 이에 대해 기관은 최고 기록 경신이 단 한 차례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C3S의 데이터를 인용해 국제사회가 시급히 기후대응에 나서야 한단 점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크게 4가지 부문에서 기후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①사회 취약계층 우선 돌봄 ②노동자 보호 강화 ③데이터·과학 기반 사회경제 회복력 지원 ④화석연료로부터의 전환 등입니다.

 

1️⃣ 취약계층 보호|어린이 25% 이상고온에 노출

먼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고온 현상이 사회 취약계층부터 먼저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여기에는 장애인이나 노인, 이주민, 빈곤층, 어린이 등이 포함됩니다.

그는 이상고온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전역에서 학교에 휴교령이 떨어져 8,000만 명 이상의 어린이가 영향을 받았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또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자료를 인용해 오늘날 세계 어린이의 약 25%가 잦은 이상고온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2️⃣ 노동자 보호|전 세계 노동자 70% 이상 고온에 노출

온열질환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는 조치가 강화돼야 한다고 그는 역설했습니다, 이상고온으로 세계 노동자의 70% 이상이 극심한 고온에 노출돼 위협받고 있다는 국제노동기구(ILO)의 최신 보고서가 인용됐습니다. 이는 24억 명에 해당합니다.

ILO에 의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 노동자 4명 중 3명은 극심한 더위에 노출돼 있습니다. 중동 지역은 10명 중 8명, 아프리카 일대는 10명 중 9명입니다. 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 역시 더위에 노출된 노동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소개됐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일일 기온이 34℃ 이상 상승하면 노동생산성은 50% 감소한다”며 “직장 내 열스트레스 증가는 2030년까지 세계 경제에 2조 4,000억 달러(약 3,328조원) 규모의 손실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그는 인권에 기반한 노동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단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3️⃣ 기후정책 강화|데이터·과학 기반, 기후적응 정책 수립

이상고온이 갈수록 심해지는 만큼 기후적응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또 이를 위해선 데이터와 과학을 기반으로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그는 피력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극한 더위가 모든 지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반시설과 작물이 망가지고, 수자원과 공중보건 나아가 전력 시스템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도시일수록 그 피해가 더 커진다는 것이 그의 우려입니다.

 

4️⃣ 화석연로부터의 전환|청정에너지 개발 속도 ↑

마지막으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화석연료를 벗어 청정에너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런 현상이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인간이 초래한 변화임을 알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국가들이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며 “지도자들이 깨어나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각국의 기후정책에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국제사회가 합의한 목표를 어떻게 담을 것인지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말입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3배 확충하고 에너지효율을 2배 늘려야 할뿐더러, 같은기간 전 세계 화석연료 생산과 소비를 30% 줄여야 한다는 내용이 언급됐습니다.

또 기업과 금융 그리고 지역사회가 파리협정의 1.5℃ 제한 목표에 맞춰 기후대응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도 담겼습니다.

 

▲ 국제노동기구의 최신 연구에 의하면,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고온 현상은 전 세계 노동자의 약 70%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ILO

유엔사무총장 직속 기후행동팀, 폭염 관련 보고서 공개 🔥

기후미디어허브에 의하면, 유엔사무총장의 이번 촉구는 총장 직속 기후행동팀이 국제기구 10곳의 다양한 전문지식과 관점을 활용해 공동 작업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합니다.

앞서 언급한 UNICEF와 ILO 이외에도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결과물은 20장 분량의 짧은 보고서 형태로 공개됐습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앞으로의 폭염은 사회를 시험할 것”이라며 “현재와 미래세대가 얼마나 더 뜨겁고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인지는 현재와 미래에 우리가 내리는 선택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냉방 부문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에어컨 수요와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해 2024년과 2025년 전력수요가 각각 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보고서는 “세계적으로 냉방 부문의 전력수요를 줄이기 위한 국제사회의 현명하고 공통된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2050년까지 전력 부문에서 최대 5조 달러(약 6,930조원)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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