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글로벌 빅테크 기업 4곳이 자연 기반 탄소제거 크레딧 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이니셔티브를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했습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구 페이스북)·세일즈포스가 협력해 발족한 ‘심바이오시스 연합(Symbiosis Coalition)’의 이야기입니다.
이들 기업은 2030년까지 2,000만 톤 규모의 자연 기반 탄소제거 크레딧을 공동으로 구매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2030년까지 제거하기로 한 탄소배출량 목표치와 비슷한 규모입니다.
심바이오시스 연합은 JP모건체이스 등 9개 기업이 탄소제거 비용 절감을 목표로 추진 중인 ‘프런티어 펀드(Frontier Fund)’와 작동 방식이 유사합니다. 프런티어 펀드와 심바이오시스 연합 모두 사전시장약속(AMC)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산업계가 서로 협력해 탄소제거 잠재력이 높은 기술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시장에 탄소제거 시장이 떠오르고 있단 강력한 신호를 보내겠단 것.
이번에 출범한 이니셔티브명이 ‘공생(Symbiosis)’을 뜻하는 영단어에서 비롯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구매한 크레딧을 자사의 온실가스 감축에도 활용한단 것이 이들 기업의 구상입니다.
“10억 톤 규모 탄소제거 달성 위해선 기술, 자연의 힘 모두 활용해야” 🤔
구글 내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SO)인 케이트 브란트는 “(구글은) 운영과 공급망 모두에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최악의 영향을 피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단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브란트 CSO는 “기술과 자연의 힘을 모두 활용하여 기가톤(GT·10억 톤) 규모의 탄소제거를 달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피력했습니다.
MS의 멜라니 나카가와 CSO 또한 자연 기반 탄소제거가 기후문제 해결에 필수적이란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심바이오시스 연합과의 협력은 2030년까지 탄소네거티브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MS의 핵심 여정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심바이오시스 연합은 왜 하필 자연 기반 탄소제거에 주목한 것일까요?
“자연 복원, 2030년까지 배출량 30억 톤 감축”…신뢰성·품질 문제로 위축 📉
자연 기반 탄소제거의 유형과 사례는 다양합니다.
육상의 경우 재조림이나 식생복원(ARR) 사업이 대표적입니다. 혼농임업 등을 통해 토양 내 탄소격리량을 높인 예도 있습니다. 해양의 경우 맹그로브숲이나 바다숲을 복원함으로써 ‘블루카본’을 확보한 사례도 자연 기반 탄소제거에 해당됩니다.
탄소제거와 함께 생태계 복원·생물다양성 회복 등의 여러 환경적 효과도 낼 수 있습니다.
심바이오시스 연합은 “자연 복원과 기후목표 달성은 함께 가야하는 여정”이라고 소개합니다. 지구 평균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제한하기로 한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필수란 것.
실제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또한 자연 복원 프로젝트가 2030년까지 연간 최소 30억 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추가로 감축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자연 기반 탄소제거 시장은 고품질 복원 프로젝트가 부족하단 인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단 것이 심바이오시스 연합의 설명입니다.
표준화된 인증 기준이 없어 감축효과에 대한 신뢰성 문제도 시장에서 계속 제기됐습니다. 프로젝트 투명성 부족, 현지 원주민들과의 마찰 역시 문제점으로 꼽힙니다.
그 결과, 자연 기반 탄소제거 시장 내 투자가 위축됐단 것이 심바이오시스 연합의 진단입니다.
심바이오시스 연합, 5가지 품질 원칙 기반 자연 기반 탄소제거 활성화 🌲
이에 심바이오시스 연합은 사전구매 약속을 통해 자연 기반 탄소제거 시장을 활성화한단 계획입니다.
물론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MS 등 이니셔티브 내 회원사 모두 자체 배출량을 먼저 줄여야 한단 점입니다.
나아가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원주민과 지역사회를 공평하게 참여시키고, 수익 역시 이들과 공평하게 분배한단 조건도 달렸습니다.
또한, 외부 전문가들과 협력해 탄소제거 크레딧 품질과 투명성 모두 향상한단 내용도 명시됐습니다.
최신 기후과학 및 데이터를 반영해 시장 전체에 통일된 기준이 마련되도록 하겠단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5가지 품질 원칙도 세웠습니다. ①보수적 탄소회계 산정 ②내구성 확보 ③지역사회 혜택 분배 ④생태적 무결성 ⑤투명성 순입니다.
여기서 ‘생태적 무결성’이란 탄소제거 과정에서 생물다양성 복원과 생태학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내세워, 생태계에 피해를 주지 않겠단 뜻입니다.
심바이오시스 연합은 “투자자·시민단체(NGO) 등 여러 이해관계자와 협력할 것”이라며 “더 ‘좋은’ 자연 기반 탄소제거 프로젝트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2024년 삼림·맹그로브숲 복원 사업 중점…맥킨지 “생태계 복원 투자 위축” 💸
심바이오시스 연합은 공동 제안요청서(RFP)를 통해 회원사에게 자연 기반 탄소제거 크레딧 구매 기회를 제공한단 구상입니다.
우선 올해는 삼림과 맹그로브숲 복원 사업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심바이오시스 연합은 덧붙였습니다.
연합 전무이사를 맡게 된 줄리아 스트롱은 “(이 이니셔티브는) 기후대응에 있어 자연의 중요성과 기후문제 해결책으로의 자금 조달에 있어 탄소시장의 역할이 확고해져야 한단 약속을 나타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맥킨지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선 2050년까지 탄소제거 기술에 6조~16조 달러(약 8,220조~2경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탄소제거 기술 내 투자 규모는 150억 달러(약 20조원)에 그칩니다. 맥킨지는 그중에서도 생태계 보호와 복원 부문에 투자가 과소되고 있단 점을 꼬집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