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 세계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투자 금액도 막대합니다. 미국 테크 전문 미디어 긱와이어(GeekWire)에 의하면, MS가 약 4년간(2020년~2023년 1월) 기후테크 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총 5억 6,400만 달러(약 7,300억원)에 달했습니다. 세부 투자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최근 MS의 ‘기후혁신기금(Climate Innovation Fund)’이 새로운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했단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난 2월 28일(현지시각), ESG 플랫폼 기업 노바타(Novata)의 3,000만 달러(약 4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에 참여한 것. 덕분에 MS 기후혁신기금이 투자한 기후테크 기업은 총 26곳으로 집계됐습니다.

MS가 기후테크 산업 투자에 진심인 이유가 무엇이고, 또 어떤 기업들이 선택받았는지 2편으로 나누어 살펴봅니다.

[편집자주]

 

탄소중립 넘어, ‘2030 탄소네거티브’ 위해 기후혁신기금 출시한 MS 📈

2012년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던 MS. 2020년 1월에는 탄소중립을 넘어 ‘2030 탄소네거티브’를 목표로 기후테크 산업에 전격적인 투자를 선언합니다.

당시 MS는 “2030년까지 스코프 3 배출량을 절반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탄소제거(CDR)를 통해 2030년까지 MS의 순탄소배출량을 마이너스(네거티브)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2050년까지는 1975년 회사 설립 이후 배출된 스코프 1·2 배출량을 모두 상쇄할 것이라 덧붙였습니다.

 

▲ MS는 자사의 탄소배출 감축과 더불어 탄소상쇄, 탄소제거 등을 통해 2030년까지 탄소네거티브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Microsoft

이를 위해 MS는 10억 달러(약 1조 2,900억원) 규모의 ‘기후혁신기금(Climate Innovation Fund)’을 마련해 탄소 감축·제거를 가속화하는 이니셔티브를 시작했습니다.

기후혁신기금의 투자 기준은 4가지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의미 있고 측정 가능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 ▲이미 자본 투자가 충분하진 않는지 ▲MS 및 고객사의 핵심 비즈니스와 관련되는지 ▲기후형평성에 맞는지 등이 고려됩니다.

이 기준에 맞춰 기후혁신기금이 선택한 기업은 총 26곳입니다. 그리니엄은 이를 크게 ▲에너지 ▲탄소 ▲순환경제 등 3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에너지 및 탄소 분야의 유망한 스타트업 3곳을 정리했습니다.

 

▲ 블록파워는 건물 냉난방을 전기 기반의 친환경 시스템을 전환하는 기업이다. 건축 소유주에게 히트펌프 등 전기 냉난방 시스템을 장기 임대로 제공해 설치비 부담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Bloomberg Originals, 유튜브 썸네일

1️⃣ 건축계 테슬라로 떠오른 ‘블록파워’ ⛑️

2014년 설립된 기후테크 스타트업 블록파워(BlocPower). 이 기업은 지난 1일, 1억 5,000만 달러(약 2,000억원) 상당의 자금 조달에 성공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투자에는 MS 기후혁신기금, 뉴욕주벤처, 미국프로농구(NBA)의 유명 선수 러셀 웨스트브룩 등이 참여했습니다.

덕분에 블록파워가 지금까지 조달한 총 투자액은 2억 5,000만 달러(약 3,300억원)에 달합니다.

블록파워는 화석연료 기반의 건물 냉난방 시스템을 전기 기반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사업에 주력합니다. 예를 들어 가스보일러·가스레인지·가스온수기 등을 더 에너지 효율적인 히트펌프·전기레인지·전기온수기 등으로 교체하는 것. 덕분에 블록파워는 ‘건축계의 테슬라’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그동안 히트펌트 등 전기화 솔루션은 에너지 효율성이 높고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음에도 높은 비용과 복잡한 설치 문제 때문에 외면받았습니다. 블록파워는 이 문제를 2가지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첫째, 건물 전기화 솔루션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Software as a Service)화에 성공했습니다. 히트펌프 등 에너지 설비를 판매하는 대신 임대 방식으로 제공해 비용 부담을 낮춘 것인데요. 10~15년의 임대 기간 중 설비 유지·보수와 소프트웨어 관리 모두 블록파워가 제공합니다.

둘째, 건물 전기화를 대규모 블록(Block)화 했습니다. 개별 세입자가 아닌 전체 건물, 나아가 블록 단위로 프로젝트를 키웠습니다. 덕분에 지역 일자리 공급 등 사회적 효과를 창출한 것. 이에 주정부와 지역 주요 에너지기업으로부터 무이자 대출과 보조금, 자금 지원 등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 건물 냉난방 탈탄소화의 주요 솔루션으로 꼽히는 ‘히트펌프’란?

 

▲ 미국 워싱턴주에 소재한 배터리 기술 스타트업 ‘그룹14’는 스폰지 구조의 실리콘-탄소 나노복합체를 개발해 배터리 성능을 50%가량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Group14 Technologies

2️⃣ SK도 투자한 차세대 배터리 스타트업 ‘그룹14’ 🔋

에너지 분야에서 또 주목할 만한 기업은 배터리 음극재 스타트업 그룹14(Group14 Technologies)입니다. 우리나라에선 2021년 SK머터리얼즈가 그룹14와 합작해 8,500억 원 규모의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설립해 이름을 알렸습니다.

2015년 설립된 배터리 소재 제조기업 그룹14. 이 기업은 실리콘 소재와 고유한 구조로 배터리 성능을 50%가량 향상했습니다. 또 급속 충전이 가능한 음극재 생산 기술도 보유했는데요. 지난해 11월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한 ‘2022년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에 꼽힌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그룹14는 실리콘 소재를 사용한 독특한 구조의 실리콘-탄소 나노복합체를 개발했습니다. 이 복합체는 탄소 기공에 실리콘 입자가 박힌 다공성의 스폰지 구조가 특징입니다. 스폰지 구조가 더 많은 실리콘 입자를 압착시켜 더 가볍고 얇은 음극재가 탄생했는데요.

소재만 달라졌기 때문에 기존의 배터리 제조 공정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덕분에 추가적인 시설 비용이 들지 않고, 기술을 적용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적습니다.

이 기술력 덕에 그룹14는 2022년에만 6억 달러가 넘는 자금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작년 5월 첫 번째 시리즈 C 투자에서 4억 달러(약 5,300억원)를 조달했고, 같은해 12월 두 번째 시리즈 C 투자에선 2억 1,400만 달러(약 2,800억원)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그룹14는 미 정부의 초당적 인프라 투자 법안(BIL)의 일환으로 미 상무부로부터 1억 달러(약 1,300억원)을 지원받았습니다.

 

▲ 보스턴메탈의 용융 산화물 전기분해(MOE) 셀 모습. 보스턴메탈은 MOE 방식을 토해 금속을 산화물에서 고순도의 금속으로 변환한다. ©Boston Metal

3️⃣ 철강 탈탄소화 도전한 ‘보스턴메탈’ ⛏️

친환경 철강 기업인 보스턴메탈(Boston Metal)도 최근 MS의 기후테크 투자 포트폴리오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 2월, 보스턴메탈은 1억 2,000만 달러(약 1,5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세계 최대 철강기업 아르셀로로미탈(Arcelormittal)이 주도했고, MS의 기후혁신기금이 참여했습니다.

보스턴메탈에 투자가 몰린 이유, 바로 철강산업의 높은 배출량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강철은 석탄으로 만든 코크스(coke)를 사용해 생산됩니다. 코크스를 연소시키면 높은 열과 일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요. 철광석(Fe2O3)가 일산화탄소(CO)와 만나며 강철(Fe)과 함께 이산화탄소(CO2)가 생성됩니다. 때문에 철강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고탄소산업으로 꼽힙니다.

보스턴메탈은 용융산화물 전해액을 전기분해하는 공정을 이용하여 직접배출 없이 강철을 생산하는 특허 기술을 보유했습니다. 용융산화물 전기분해(MOE) 방식이라 부릅니다.

산소 외의 배출물이 없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 방식은 지금까지는 알루미늄 생산에만 사용돼왔습니다. 보스턴메탈은 이를 강철 생산에 접목한 것.

 

▲ 보스턴메탈은 전기로 철광석(Fe2O3)을 녹인 뒤, 전하를 흘려 철(Fe)과 산소(O2)로 전기분해하는 MOE 방식을 사용한다. ©Boston Metal

우선 철광석을 전기로 가열해 녹입니다. 이후 1,600℃의 온도에서 배터리셀와 유사한 MOE 셀에 넣어집니다. 이후 양극과 음극을 통해 전하를 흘리면 산화철(Fe2O3)이 순수한 철(Fe)과 산소(O2)로 분해됩니다.

MOE 방식은 또다른 탈탄소 제철 기술인 수소환원제철 방식보다 고온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별도의 수소 생산이 생략되기 때문에 수소환원 기술보다 에너지 효율이 더 좋다고 평가 받습니다.

보스턴메탈은 지금까지 빌게이츠가 설립한 기후펀드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BEV)의 5,000만 달러(약 648억원)를 포함해 총 2억 2,000만 달러(약 2,900억원)를 조달했는데요.

보스턴메탈은 확보된 자금이 첫 실증 MOE 셀 부지 확보 및 설계에 사용될 것이라 밝혔습니다. 또한 MOE 셀에서 철광석에서 분해되고 남은 고부가가치의 금속 부산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제조 시설도 건설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 기후혁신기금 “직접공기포집(DAC)에도 진심!” 💭
이밖에도 기후혁신기금은 에너지·탄소 분야에서 다양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특히, 직접공기포집(DAC)은 MS 기후혁신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도 핵심 분야입니다. 세계 최대 상업용 DAC 플랜트 ‘오르카(Orca)’를 운영 중인 클라임웍스(Climeworks), 에어룸(Heirloom)이 대표적입니다.

포집된 탄소를 연료, 플라스틱 등 새로운 자원으로 전환하는 트웰브(Twelve), CO2와 시멘트를 혼합한 콘크리트로 탄소 격리와 생산비 절감을 모두 잡은 카본큐어(Carbon Cure)도 기후혁신기금 포트폴리오에 포함돼 있습니다.

 

기후혁신기금이 투자한 나머지 23곳도 궁금하다면? 🤔

지금까지 MS의 기후혁신기금이 투자한 26개 기업 중 에너지·탄소 분야의 기업 3곳을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3곳 모두 1억 달러가 넘는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기후혁신기금이 투자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다양한 분야의 기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트업이 많은데요. 2편에서는 조금 더 우리 생활에 밀접한 기후테크 솔루션을 가진 기업들을 정리했습니다.

기후혁신기금의 26개 스타트업의 전체 리스트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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