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테크 리뷰, 2023년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기업 15곳 발표…아시아 4곳 포함, 한국도?

기술 잠재성·성과 등 바탕으로 선정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발행하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2023년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기업 15곳을 선정해 발표했습니다.

1899년 창간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기술 전문매체인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직접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기업을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4일(현지시각)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주목해야 할 기업 목록을 공개하며 “기술은 사회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 해결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업 목록은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MIT에서 열린 기후테크 콘퍼런스에 맞춰 공개됐습니다.

 

MIT 테크 리뷰, 기후변화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과제” 🚨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유례없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으로 세계 각지에서 일상생활이 위험해진 상황인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어 국가들이 온실가스 배출을 계속하는 한 위협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기후변화를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과제”로 정의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필요한 도구를 이미 보유하고 있단 것은 희소식”이라며 “기후대응을 가속화할 추진력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선 기후테크 기업들의 성장 및 확장 속도를 가속화 해야 한다고 MIT 테크놀로지 리뷰 측은 피력했습니다.

 

▲ 미 MIT 캠퍼스에서 기후테크 콘퍼런스가 열린 가운데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지난 4일 2023년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기업 15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Elizabeth Bramson-Boudreau, X

기술 잠재성·성과 등 바탕으로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기업 선정 🧪

이번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기업 선정에서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크게 2가지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첫째는 저비용으로 충분한 규모의 온실가스 감축이나 기후적응 등의 혁신을 끌어낼 기술, 즉 기술의 잠재성입니다.

둘째는 이들 기술을 바탕으로 그간 기업들이 실제 성과나 혁신을 만들었는가입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편집팀은 기후테크 업계 전문가·투자자·학계 등 여러 이해관계자에 도움을 얻어 후보 목록을 도출했습니다.

그리고 기술적 접근 방식을 비교 및 과학적 검증 등을 거친 끝에 최종 15개 기업을 선정했다고 편집팀은 밝혔습니다.

 

MIT 테크 리뷰가 선정, 올해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기업 15곳은? 🤔

금번에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기업으로 선정된 15곳 모두 기술이나 사업이 다른 것이 특징입니다.

15개 기업 중 7곳은 미국에서 설립됐습니다. 이중 2곳은 MIT에서 분사했습니다.

이어 중국(2곳)이 뒤를 이었습니다. 인도·대만·덴마크·스웨덴·스위스·칠레 등 6개국에서 각각 1개 기업이 선정됐습니다. 한국 기후테크 기업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빌 게이츠의 기후테크 전문 벤처캐피털(VC)인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BEV)로부터 투자받은 4곳(퍼보에너지·커먼웰스시스템·폼에너지·블루프런티어)이 이름을 올린 것도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이들 기업의 기본적인 설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 2023년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기업에 한국은 없었지만..! 🇰🇷
다만, 지난 9월 MIT 테크놀리지 리뷰는 청정에너지 기술개발 기업 아모지(Amoy)의 조영석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기후에너지 부문 혁신가’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조 CTO는 ‘35살 미만 혁신가 35인’에 포함됐습니다. 2020년 설립된 아모지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 중인 기후테크 스타트업입니다.

 

 

① 오스테드|덴마크 해상풍력개발 기업 ⚡

2006년 설립된 오스테드는 세계 해상풍력발전 단지 건설을 선도하는 곳입니다.

2021년 기준 세계 해상풍력발전 설비의 3분의 1에 육박한 29%를 운영 중입니다. 유럽·북미·아시아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해상풍력 발전량을 30GW(기가와트)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한편, 오스테드는 해상풍력단지 개발 전인 2008년까지 전체 수익의 85%를 화석연료에서 얻었으나, 2019년을 기점으로 전체 수익의 85%를 해상풍력 등 비화석연료 공급원에서 얻고 있습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오스테드에 대해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한 에너지 기업의 보기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② 퍼보에너지|미국 지열에너지 개발 기업 ⚡

2017년 설립된 기업입니다. 이른바 ‘인공저류층생성기술(EGS)’을 사용해 어느 지역에서나 지열발전이 가능한 방법을 개발 중입니다.

지난 7월 미 네바다주에 위치한 상업용 지열발전 시설에서 안정적인 전력 생산을 입증했고, 현재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아 유타주에서도 비슷한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오는 2026년 2분기를 목표로 남부 캘리포니아주에 지열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퍼보에너지는 밝혔습니다.

 

③ 뉴스케일|미국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기업 ⚡

2007년 설립된 SMR 개발 기업입니다.

삼성물산·GS에너지·두산에너지빌리티(구 두산중공업) 등 국내 기업 상당수가 뉴스케일파워에 1억400만 달러(약 1,370억원)를 지분투자해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2020년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 인증을 최초로 획득했고, 현재 유타주발전사업자(UAMPS)와 협력해 아이다호주에 SMR이 적용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건설은 2025년 시작돼 이르면 2029년 준공됩니다.

다만,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공급망 불안 등의 여파로 SMR 개발비가 올랐단 점을 우려했습니다.

 

▲ 미국 핵융합 개발 기업 커먼웰스 시스템이 매사추세츠주 인근에 세운 핵융합로 실험 시설의 내부 모습. ©Commonwealth Fusion Systems

④ 커먼웰스 시스템|미국 핵융합 개발 기업 ⚡

2018년 MIT 플라스마물리연구소에서 분사한 기업입니다.

여러 핵융합 중에서도 소형핵융합발전소를 짓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약 20억 달러(약 2조 6,78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이 기업은 자체 개발한 핵융합로 ‘스파크(SPARC)’를 통해 순에너지 달성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순에너지는 투입한 에너지보다 얻어낸 에너지가 더 많단 개념입니다.

현재 신규 시설을 건설 중이며, 오는 2025년말 무렵 첫 실험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상업용 전력 생산에 필요한 저렴하고 지속가능한 핵융합 에너지를 생산해야 한다”며 “실험 성공과는 별개의 기술적 도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⑤ 리뉴|인도 재생에너지 생산 기업 ⚡

2011년 설립된 인도 기업입니다. 오스테드와 함께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기업에 선정된 재생에너지 기업입니다.

리뉴가 인도 내 재생에너지 용량 확대, 에너지저장 기반시설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단 것이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설명입니다. 이 회사는 현재 인도 1,4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태양광·풍력 설비를 운영 중입니다.

2023년 8월 기준, 인도의 재생에너지 설치 용량은 29GW. 이중 5%를 리뉴가 담당하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인도와 이집트 정부 등과 협력해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프로젝트도 수행 중입니다.

 

⑥ BYD|중국 전기자동차 생산 기업 🚗

1995년 설립된 중국 전기차 생산 기업 비야디(BYD).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을뿐더러, 70여개국에 전기버스를 판매 중입니다.

중국 전국공상연합회에 따르면, 비야디는 2022년 기준 4,240억 위안(약 77조원) 매출을 올렸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이 2배 가까이 상승한 것. 지난해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 기업에 오른 바 있습니다.

여기에 태국과 브라질에도 오는 2024년부터 생산 공장 건설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다만,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BYD에 대해 “경쟁이 치열한 업계에서 뒤처질 위험이 있다”며 “배터리 개발 부문에서는 중국 기업 CATL(닝더스다이)와도 경쟁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중국 배터리 재활용 기업 GEM의 소형전자제품 처리 시설의 모습. ©GEM

⑦ GEM|중국 배터리 재활용 기업 🔋

2001년 설립된 중국 배터리 재활용 기업 거린메이(GEM). 소형전자제품에서 나온 폐배터리를 재활용했으나, 현재는 주로 전기차에서 배출된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 중국에서 배출된 전기차 폐배터리 중 1만 7,000여톤을 재활용했습니다. 이는 그해 중국에서 나온 전기차 폐배터리의 10% 이상을 처리한 것입니다.

GEM에 따르면, 사측은 도요타자동차 등 650여개 자동차 기업 및 배터리 제조업체와 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⑧ 클라임웍스|스위스 DAC 개발 기업 ☁️

기후테크 스타트업 중에서도 강자로 꼽히는 클라임웍스는 이번에도 주목해야 할 기업 목록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09년 스위스에 설립된 이 기업은 현재 아이슬란드에 세계 최대 DAC(직접공기포집) 설비 ‘오르카(Orca)’를 운영 중입니다. 또 미 에너지부의 지원을 받아 루이지애나주에 연 100만 톤 규모를 포집할 수 있는 설비 건설에도 나섰습니다.

 

⑨ H2 그린스틸|스웨덴 녹색철강 기업 🔨

2020년 스웨덴 배터리 제조 기업 노스볼트에서 분사해 설립된 곳입니다.

수소환원제철로 녹색철강을 생산하는 곳으로, 현재 스웨덴 최북단 노르보텐주에 세계 최대 규모 수소환원제철소를 건설 중입니다.

해당 제철소에서는 기존 용광로(고로)에서 생산된 철강보다 이산화탄소(CO₂)가 최대 95% 적게 발생하는 철강이 생산될 예정입니다.

 

▲ 미국 기후테크 스타트업 폼에너지의 연구원이 자사의 에너지저장장치를 개발 중인 모습. ©Form Energy

⑩ 폼에너지|미국 ESS 개발 기업 🔋

2017년 설립된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 기업입니다.

ESS에 들어가는 배터리 소재로 기존 리튬이온보다 구하기 쉬운 ‘철’을 사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산화철 배터리가 산소를 흡입해 철을 녹(산화철)으로 만들고, 녹이 다시 철로 환원할 때 산소를 내뿜는 과정에서 배터리가 방전하고 충전되는 방식입니다.

기존 ESS보다 10배가량 저렴한 것이 특징이며, 100시간 동안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폼에너지 측은 밝혔습니다.

현재 사측은 작년 12월부터 미 웨스트버지니아주에 대량생산을 위한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⑪ 블루프런티어|미국 친환경 에어컨 개발 기업 🌬️

2017년 설립된 기업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에어컨을 개발 중입니다. 에어컨에 설치된 히트펌프가 열을 공급하면, 장치 속에 고농도 소금이 공기를 제습해 주변 온도를 낮추는 방식입니다.

또 에어컨 내부에 ESS가 설치된 된 것도 장점입니다. 덕분에 온실가스 배출 85%·연간 전기사용량도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사측은 주장했습니다.

기술개발이 초기 단계이며, 현재 2개 장비를 실증 실험 중입니다. 블루프런티어는 시리즈 B 투자를 거쳐 2025년부터 실제 제품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⑫ 서브라임시스템|미국 저탄소 시멘트 개발 기업 🏗️

전기화학 공정을 사용해 저탄소 시멘트를 만드는 기업입니다. 2020년 MIT에서 분사해 설립됐습니다.

현재 연간 100만 톤의 저탄소 시멘트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운영 중이며, 연간 1만 톤 이상의 저탄소 시멘트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 중입니다.

본격적인 대량생산은 2028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사측은 전했습니다.

 

▲ 미국 기후테크 스타트업 트웰브는 포집한 탄소를 분자에서 원자로 분해하는데 이를 연료 소재 등 용도에 맞게 분자로 재결합하는 기술력을 갖췄다. ©Twelve

⑬ 트웰브|미국 탄소변환 기술 개발 기업 ☁️

2015년 설립된 기업으로 발전소에서 포집한 탄소를 전기분해를 통해 화학물질로 바꾸는 기술을 보유했습니다. 일명 ‘탄소변환’ 기술로 불립니다.

트웰브는 주요 기업들과 협업해 포집한 탄소를 안경·선글라스·자동차 부품 등으로 만든 바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력하는 분야는 항공연료입니다.

현재 미 워싱턴주에 포집한 탄소를 대규모 탄소중립항공연료(SAF)로 변환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하고 있습니다.

 

⑭ 고고로|대만 전기스쿠터 생산 기업 🛵

2011년 설립된 대만 기업입니다. 전기차 생산도 하고 있으나 전기스쿠터 제조에 특화된 곳입니다. ‘전기스쿠터 업계 테슬라’란 별명이 붙은 곳입니다

교체형 배터리와 충전소를 운영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운전자들은 배터리 충전 시간을 기다릴 필요 없이 배터리만 교체하면 전기스쿠터를 탈 수 있습니다.

대만 내 배터리 교체소만 1만 3,000여개에 달합니다. 구독료 형태로 운영되며, 월 구독료는 20달러(약 2만 7,000원)입니다.

한편, 중국, 유럽,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적극 진출 중이라고 사측은 전했습니다.

 

⑮ 낫코|칠레 대체우유 생산 기업 🥛

2015년 설립된 칠레 기업입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선정한 주목해야 할 기후테크 기업 중 유일한 푸드테크 기업입니다.

낫코는 파인애플과 양배추 등을 기반으로 기존 우유와 똑같은 맛과 식감을 지닌 대체 우유를 개발했습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우유와 유제품 성분을 분자 수준에서 분석했고, 이후 이를 모방할 수 있는 조합을 찾아낸 덕분입니다.

낫코는 설립 후 최소 6개국(아르헨티나·브라질·캐나다·칠레·멕시코·미국)에서 자사의 대체 우유를 판매 중입니다. 이와 별개로 9개국에 대체 우유 제품을 수출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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