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기후테크 스타트업 아모지(Amogy)가 일본 ‘마루노우치 기후테크 성장 펀드’로부터 1,100만 달러(약 14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2차 투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마루노우치 기후테크 성장 펀드를 운영하는 벤처 기업 ‘마루노우치 혁신 파트너’는 일본 3대 그룹으로 꼽히는 미쓰비시그룹이 설립했습니다. 목표는 탈탄소 및 기후테크 투자인데요. 이 기업이 첫 투자 대상으로 선택한 곳이 바로 ‘아모지’인 것.

이번 투자까지 역대 아모지가 조달한 누적 투자액은 2억 1,930만 달러(약 2,800억원)에 달합니다. 2020년 설립된 이후 단 4년 만에 거둔 실적입니다.

앞서 3월 SK이노베이션과 고려아연 등이 1억 3,900만 달러(약 1,7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1차 투자 유치에 참여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Aramco) 산하 벤처캐피털(VC)인 아람코벤처스 또한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시리즈 A 투자에는 아마존 기후서약기금(Climate Pledge Fund)과 영국 수소 전문 투자기업인 AP벤처스가 참여한 바 있습니다.

내로라하는 기업과 VC들이 아모지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미국 뉴욕주 기후테크 산업단지인 브루클린네이비야드를 배경으로 아모지 창업자 겸 CEO인 우성훈 대표가 돈 그레이비스 미 상무부 차관과 만난 모습. ©Brooklyn Navy Yard

탈탄소 수소경제 선도 위해 ‘암모니아’ 주목한 아모지 💭

2020년 11월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에 설립된 아모지.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구축에 도전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구축에 도전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아모지는 현재 기후테크 실증 실험을 지원하는 ‘브루클린 네이비 야드(BNY)’에서 여러 프로젝트에 도전 중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우성훈 대표를 포함한 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박사 출신 한국인 4명이 모여 설립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모지의 목표는 암모니아를 사용해 사회를 더욱 손쉽고 빠르게 탈탄소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사명도 암모니아(ammonia)와 에너지(energy)의 합성어입니다.

우성훈 아모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암모니아가 비료를 넘어 연료로 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아모지를 설립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 탈탄소 에너지 스타트업 아모지는 트럭, 선박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Amogy

우 대표의 말처럼 그동안 암모니아는 비료의 원료로 널리 사용돼 왔습니다. 암모니아(NH3)에는 농사에 필수적인 질소(N)가 대량 포함돼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하버-보슈 공정(Haber-Bosch Process)’입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암모니아는 연간 2억 톤가량. 이 중 5분의 3이 비료 생산에 사용됩니다.

그러나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수소가 주목 받으면서 암모니아의 새로운 가능성이 재발견됐습니다. 기체인 수소는 운송하려면 -253℃에서 액화시켜야 합니다. 이때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필요할뿐더러, 운송을 위한 별도의 기반시설(인프라) 구축도 필요합니다.

암모니아(NH3)는 촉매를 활용해 분해하는 과정(크래킹)을 거치면 수소(H2)를 추출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수소와 비교하면 끓는점이 -33.34℃로 비교적 높고, 에너지밀도도 높아 보관과 운송에 편리합니다.

프로판과 성질이 비슷해 기존의 LPG(액화석유가스)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수소와 달리 가연성 및 폭발 위험도 비교적 낮습니다.

단, 암모니아(NH3)는 수소(H)와 질소(N)를 합성해 만들기 때문에, 탈탄소 암모니아를 얻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그린수소 생산이 선행될 필요가 있습니다.

 

▲ 아모지의 핵심 기술은 액화암모니아를 별도의 크래킹 없이 바로 주입해 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이다. ©Amogy

암모니아 보관부터 사용까지 ‘원스톱 시스템’ 개발 중! ☝️

아모지의 핵심기술은 암모니아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암모니아 탱크와 크래킹(Cracking·열과 촉매제를 활용해 수소와 질소 분리) 그리고 수소연료전지를 하나의 연료전지시스템으로 통합했단 것입니다.

여기에는 ▲크래킹 제어 시스템 ▲크래킹 후 남은 암모니아 제거 기술 ▲이 모든 것을 수소연료전지와 결합하는 기술 등이 사용됐습니다.

일명 ‘파워팩’으로 불리는 이 연료전지시스템을 차량에 장착할 경우, 마치 휘발유를 주유하듯이 액화 암모니아를 직접 주입할 수 있습니다.

크래킹 기술 자체는 이전에도 존재했으나, 대부분 대형 시설 설비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트랙터·대형트럭 등에 맞춰 크래킹 장비를 소형화·모듈화에 성공한 것이 아모지 기술의 핵심입니다.

시스템을 통해 액화 암모니아는 크래킹을 거쳐 수소로 분해되고, 연결된 수소 연료전지에 사용됩니다. 분해 과정에서 나온 질소(N2)는 따로 모여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고 아모지는 밝혔습니다. 질소는 대기의 78%가량을 차지합니다.

다만, 암모니아 기체는 독성과 부식성을 띄고 있어 차량·선박에 사용할 경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별도의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그린수소 및 그린암모니아를 사용할 경우 운송, 에너지 분야의 탈탄소화를 도울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암모니아-수소 통합 시스템, ‘운송·에너지’ 탈탄소화의 핵심키 될 것! 🔑

아모지는 자사의 시스템이 ▲해운 ▲중장비 운송 ▲분산에너지 ▲그린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등 운송·에너지 산업 분야 전반에서 탈탄소화를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가령 해운 및 중장비 운송은 전기화가 어려운 대표적인 분야입니다. 많은 화물을 싣고 장거리를 이동해야 해서 높은 출력이 필요합니다. 현재 배터리로는 이 출력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반면, 수소연료전지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에너지밀도가 5배 이상입니다. 덕분에 주행거리가 길고 출력도 높습니다. 아모지는 자사의 시스템이 액화암모니아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소의 공급·저장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더불어 암모니아는 저장성이 좋기 때문에 분산에너지로서도 효용을 갖습니다. 분산에너지란 에너지 사용 지역 인근에서 생산·소비되는 에너지를 말합니다. 태양광과 풍력이 풍부할 때 이를 사용해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를 생산하면 재생에너지 특유의 변동성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아모지는 이를 통해 그린수소의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모지의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장착한 드론, 트랙터, 트럭의 모습. ©Amogy

드론·트랙터·트럭 시연 성공…“다음 도전은 선박!” ⚓

현재 아모지는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출력을 높이기 위한 시험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2021년 7월, 가장 먼저 5㎾(킬로와트)급 시스템을 사용해 드론을 날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듬해에는 100㎾급 시스템을 장착한 트랙터를 선보였습니다.

올해 1월에는 300㎾로 확장한 시스템을 사용해 트럭을 시연 주행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아모지는 트럭이 8분가량의 연료 공급으로 장시간 주행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나아가 올해 연말에는 1㎿(메가와트)급 시스템을 장착한 예인선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기존에는 디젤발전기와 전기 모터를 사용하는 선박이었습니다. 아모지는 예인선 시연이 기술 상용화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아모지는 작년 11월 미국 선박기업 ‘서던 드빌’과 최초의 상업 배치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도 맺은 상태입니다. 아모지의 시스템을 미국 내륙 수로에 배치될 탱크 바지선에 적용하는 작업으로, 2023년 말 완료될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해양물류그룹 ‘마르코 폴로 마린(MAPM)’과의 양해각서(MOU)를 지난 4월 체결했다고 아모지는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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