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의 기후행동이 다가올 수천년을 결정할 것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각)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공개한 ‘제6차 평가보고서(AR6) 종합보고서(이하 6차 종합보고서)’에 담긴 내용이자, 이번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6차 종합보고서는 IPCC 제6차 평가주기(2015~2023년) 동안 발간된 3개 특별보고서와 3개 평가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정리해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 ▲영향 및 적응 ▲완화를 위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를 위해 전 세계 과학자와 195개국 정책 입안자가 보고서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6차 종합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2040년 이전에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1.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회성 IPCC 의장은 보고서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전력 질주를 해야 할 때 걷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동시에 “(아직)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후문제에 대해 공포심을 주는 것만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단 것입니다. 이번 6차 종합보고서에서 꼭 알고 가야하는 내용은 무엇일까요? 그리니엄이 총 5편으로 나누어 알아봤습니다.
[편집자주]
IPCC 6차 종합보고서 “인간 활동이 지구온난화 초래한 것 명백해” 🚨
IPCC는 1988년 설립된 이래 기후변화가 인간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 왔습니다.
IPCC가 내놓은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와 정책 방향을 제시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정부간 협상의 근거 자료로 활용됩니다.
실제로 교토의정서(1997년)와 파리협정(2015년)은 각각 IPCC의 제2차·5차 보고서를 토대로 맺어졌습니다. 2007년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인류의 경각심을 일깨웠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6차 종합보고서 제작에는 91개국 1,000명의 전문가가 참여했고, 세계 각국 정부가 한줄 한줄 검토했습니다.
6차 종합보고서는 “모두가 살만하고 지속할 수 있는 미래를 확보할 기회의 창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간 활동이 지구온난화를 명백히 초래했다”고 명시했습니다.
보고서에 의하면, 1850년부터 2019년까지 인간 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CO2) 순배출량은 2,160~2,640GtCO2(기가톤이산화탄소·1기가는 10억)로 추정됐습니다. 이중 42%는 1990년 이후 배출됐습니다.
전 지구 지표 온도는 1850~1900년 대비 현재(2011~2020년) 1.1℃ 상승했습니다.
IPCC는 보고서를 통해 2019년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GHG)은 2010년 대비 12% 증가한 수준으로 최근 배출량의 급증세가 관측됐다고 강조했습니다.
IPCC “1.5℃ 제한 위한 남은 잔여 배출량 5000억 톤” ☁️
또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될 경우 2040년 안에 1850~1900년 대비 지표 온도 상승이 1.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특히,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지키기 위해 인류가 쓸 수 있는 ‘잔여 탄소배출 허용량’은 5,000억 톤으로 추정됐습니다. 2℃ 미만으로 제한하기 위한 배출량 총량은 1조 1,500억 톤이었습니다.
현재의 화석연료 기반시설을 활용으로 예상되는 배출량이 1.5℃ 목표 달성을 위한 잔여 탄소배출 허용량을 초과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습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시행 중인 배출량 감축 정책이 변화없이 지속될 경우 금세기 말 지구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3.2℃까지 늘어날 것으로 IPCC는 전망했습니다.
“‘1.5℃ 특별보고서’ 발간 후에도 배출량 ↑…현재 기후대응 충분치 않아” 😥
2018년 IPCC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통해 배출량 감축을 위해선 전례 없는 규모의 과제들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5년이 흐른 지금,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며 “현재의 추세와 계획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충분하지 않다”고 IPCC는 지적했습니다.
이에 IPCC는 1.5℃ 억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배출량을 43%, 2℃로 제한하기 위해선 27% 감축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아울러 2030년까지 메탄(CH4) 배출량의 34% 감축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IPCC는 기후행동 가속화를 위한 재정 확대를 주문했습니다. IPCC는 파리협정의 1.5℃ 제한 또는 2℃ 억제 목표를 위해선 2020년부터 2030년 사이 동안 기후재원이 현재보다 3~6배 더 높아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무엇보다 보고서는 ‘기후탄력적 발전(CRD·Climate Resilient Development)’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적응을 이행하는 동시에 모든 이들을 위해 지속가능한 개발을 추진한다는 개념으로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2실무그룹(WG2) 보고서’에서 처음 언급됐습니다.
IPCC는 기후탄력적 발전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시민사회 그리고 민간 모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모든 부문에 걸쳐 신속한 전환이 중요하다며, 이미 적합하고 효과적인 저비용 선택지가 존재한다고 IPCC는 보고서를 통해 설명했습니다.
또 재생에너지 보급 및 탄소포집·저장(CCS) 기술 활용 등을 통해 저탄소·무탄소 전원으로 전환하고, 대기 중 온실가스를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탄소제거(CDR)’ 기술을 산업 공정에 적용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회성 IPCC 의장 “희망을 현실화할 수 있는 대안도 보고서에 담겨” 📢
IPCC는 기후대응을 위해 중요한 것으로 ‘단기 대응’을 꼽았습니다. IPCC는 2040년까지 에너지·산업·교통·도시·토지·식품·건강·사회 등 모든 부문에서의 기후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이를 위해서는 부문별로 잘 연계된 법과 제도, 강화된 기술 및 재정 접근성이 필요하다고 IPCC는 덧붙였습니다.
보고서에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대한 경고도 언급됐습니다. 티핑 포인트는 작은 변화들이 일정 기간 쌓인 상태에서 작은 변화가 하나 더 일어나면 갑자기 큰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보고서는 티핑 포인트에 도달할 경우 그린란드 및 서남극 빙상이 완전히 소실돼 해수면이 상승할 수 있단 것을 대표적인 예로 언급했습니다.
6차 종합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전반적으로 암울합니다. 다만, 보고서 핵심저자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보고서가 희망을 담고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보고서 핵심저자인 프리데리케 오토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 교수는 “보고서가 기후문제의 긴급성과 심각성 뿐만 아니라, 희망의 이유를 강조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보고서 공동저자인 아디티 무케르지 박사는 “우리가 올바른 길로 가고 있지 않지만, 너무 늦지는 않았다”며 “(6차 종합보고서는) 희망의 메시지를 위한 것이지 최후의 심판의 메시지는 결코 아니다”임을 역설했습니다.
이회성 IPCC 의장도 “(6차 종합보고서는) 희망을 현실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며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것은 각 정부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IPCC 6차 종합보고서 모아보기]
① “2040년 안에 1.5℃ 도달, 향후 10년이 수천년 좌우”
② 9년만의 기후변화 종합보고서 “주요 지표 매우 심각”
③ 6차 종합보고서 속 효과적인 기후대응은?
④ “23년생 신생아, 4℃ 상승한 지구에 살게 될 것”
⑤ 6차 종합보고서 핵심저자 이준이 교수가 말한 ‘핵심 메시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