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동안 기후변화에 강하고, 신속하며, 대규모로 대응하고 ‘기후탄력적 발전’으로 나아간다면,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건설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각)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가 발표한 ‘제6차 종합보고서(AR6)’에 핵심저자로 참여한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가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 일부를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6차 종합보고서의 핵심저자 중 30명은 3개의 실무그룹(WG)에서 각 10명씩 선정됐습니다. 이 교수는 한국인으로는 첫 핵심저자로 선정됐습니다.

그는 앞서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를 주로 분석한 IPCC 제1실무그룹(WG1) 보고서의 총괄 주저자로 미래 기후변화를 평가하는 의 집필을 주도한 바 있습니다.

이 교수는 그리니엄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보고서 작성 및 승인 과정에서 저자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해 매우 힘들었다”면서도 “기후변화에 관한 높은 품질의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이 교수와의 일문일답.

 

🗣️ 9년 만에 발표된 IPCC 6차 종합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크게 3가지 측면으로 축약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현재의 사회경제 추세는 지속가능하고 공평한 세계와 양립할 수 없단 것입니다. 지금까지 진행된 작업의 속도와 규모 모두 기후대응에 충분하지 않단 것이 명확히 보여졌습니다. 이미 지구 평균온도 상승은 1.1℃에 도달했고, 이르면 2030년 전반부에 1.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둘째, 온난화가 증가할 때마다 기후변화 및 그에 따른 위험과 영향 그리고 관련 손실과 피해가 증가한단 것입니다.

마지막 셋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변화하는 기후에 적응할 수 있는 실행가능하고 효과적인 방안들이 존재한단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건설할 기회의 창은 열려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모든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대규모로 신속하고 지속가능하게 줄이고, 2030년경 배출량을 거의 절반으로 줄여야 합니다. 2050년 탄소중립 달성 이후 ‘네거티브 배출’로 나아간다면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지난 20일(현지시각)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제58차 총회에서 195개국 회원국은 ‘제6차 종합보고서(AR6)’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사진은 16일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열린 IPCC 총회에 참석한 이준이 부산대 교수의 모습. ©IISD/ENB

🗣️ IPCC 보고서는 특정 국가에 대한 시나리오는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기업·시민들이 IPCC 보고서에서 더욱 주목해 봐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IPCC 보고서는 특정 국가에 대한 기후변화나 미래 시나리오는 평가하지 않습니다. 지역·대륙 그리고 전 지구 규모에서의 평가 결과를 제공합니다. 다만, 주요 평가 상당수는 모든 국가가 참고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번 종합보고서는 제6차 평가주기(2015 ~2023년) 동안 발간된 3개 특별보고서와 3개 실무그룹(WG) 보고서를 종합해 메시지를 냈으며, 매우 포괄적입니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SPM)’에서 ‘단기 대응’ 방안을 논의한 마지막 섹션 C인 것 같습니다.

부문별로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방안 그리고 기후적응을 위한 방안들이 제시돼 있습니다. 또 각각의 감축 방안이 기후적응 및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과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어떤 상충 효과가 있는지도 평가하고 있습니다.

 

▲ IPCC는 ‘제6차 종합보고서(AR6)’를 통해 기후탄력적발전의 이행가능한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탄력성이 높은 경로(녹색)보다 더 낮은 경로(적색)에서는 기후 및 비기후현상(가뭄, 홍수 등)이 가하는 충격이 더 커진다. ©IPCC 제6차 종합보고서 제공

🗣️ 이번 6차 종합보고서에서는 ‘기후탄력적 개발(CRD·Climate Resilient Development)’이 계속 강조됩니다. 이 개념은 기후변화의 영향과 적응을 분석한 IPCC의 ‘제6차 평가보고서 제2실무그룹(WG2) 보고서’에도 앞서 언급된 바 있습니다. 기후탄력적 개발이 무엇인지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저는 ‘기후탄력적 발전’으로 번역하는 것이 좀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후탄력적 발전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완화), 기후변화의 위험을 줄이며(적응) 동시에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 및 생태계 다양성 증진을 위한 노력을 모두 통합하는 개념입니다. 기후변화는 생태계, 생물다양성 그리고 현재와 미래세대의 생계와 복지를 위협할 것입니다.

기후탄력적 발전은 이 모든 것을 포괄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사회경제 시스템을 공정하게 전환해 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 기후탄력적 발전으로로 나아가기 위해 한국 사회에 제언하고 싶은 것이 있으실까요?

기후탄력적 발전은 국가 및 지역의 상황이 충분히 고려돼야 합니다. 또 지역과 지방자치단체, 지역 및 국가기관의 합의, 나아가 기업·청소년·여성·노동·미디어·지역사회 등을 포함하는 시민사화의 의견이 반영돼야 효과적이고 실현가능성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즉, 우리 사회에서 기후탄력적 발전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이제는 구체적이고 광범위하게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기후대응이 우리 사회의 우선순위가 돼야 합니다. 그래야만 현재 우리 시스템의 관성을 극복하고, 더 지속가능하면서 공정성·기후정의·포용성을 우선시하는 시스템으로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이준이 부산대 교수의 주도로 제작된 ‘Figure SPM.2’. 이 그래프는 지구온난화가 증가할 때마다, 평균 기후와 극한 현상의 지역적 변화가 더 광범위해지고 뚜렷해짐을 보여준다. 1850~1900년 대비 1.5℃, 2℃, 3℃, 4℃의 온난화 수준에서 연간 일최고기온 변화(a), 연평균 총 토양 수분 변화(b), 연간 최대 1일 강수량 변화 전망(c)을 나타낸다. ©IPCC 제6차 종합보고서 제공

🗣️ 이준이 교수님께서는 이번 6차 평가주기 동안 어떤 역할을 맡으셨나요?

먼저 2017년 5월 IPCC의 예비분석(스코핑) 회의에 초청돼 각 실무그룹 보고서의 방향 및 내용을 결정하는데 기여했습니다. 이후 ‘제6차 평가보고서 제1실무그룹(WG1) 보고서’의 총괄주저자로 선정돼 미래 기후변화를 평가한 4장 집필을 주도하고, 기술요약본 및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SPM)’의 저자로도 참여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는 이번 6차 종합보고서에서도 미래 기후변화 평가 부분에 주로 기여했습니다. SPM에서는 주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소개하는 박스와 미래 기후변화를 평가한 B1 집필 및 Figure SPM.2 작성을 주도했습니다. 나머지 B 섹션 집필 및 이미지 작성에도 참여했습니다.

 

🗣️ 그간의 소회가 궁금합니다.

지난 5년 동안 많은 시간을 IPCC와 함께했습니다. 많이 힘들었던 만큼 보람도 컸습니다. 국내 기후과학 역량 증진을 위해 노력했고, 세계 기후과학 분야 최고 전문가들과 매우 탄탄한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지난 20일(현지시각)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제58차 총회에서 195개국 회원국은 ‘제6차 종합보고서(AR6)’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사진은 16일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열린 IPCC 총회에 참석한 이준이 부산대 교수 등 핵심저자들이 보고서를 논의하는 모습. ©IISD/ENB

🗣️ IPCC의 6차 종합보고서와 맞물려, 한국에서도 ‘탄소중립기본계획’ 정부안이 발표됐습니다. 앞으로 토론회 및 의견수렴을 거쳐 내달 확정될 예정입니다. 기본계획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목표 설정도 중요하나 효과적인 이행으로 나아갈 수 있는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 IPCC의 6차 종합보고서에서 평가한 바와 같이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만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사회·경제적 추세를 고려할 때 탄소중립으로 나아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도전과제입니다. 그러나 현세대와 미래세대 모두가 앞으로 감당해야 할 손실과 피해를 고려할 때 변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한국 사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기후대응에 있어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우리 사회의 노력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현재의 목표가 적지는 않지만,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실제 (한국의) 기후정책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 충분하지 않단 것입니다.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적응이 우리 사회의 우선순위가 돼야만 기후대응을 필요 수준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향후 IPCC의 계획과 이준이 교수님이 기대하시는 바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7차 평가주기를 위한 준비, 즉 다음 보고서 제작을 위한 논의가 이미 시작됐습니다. 기후과학계는 완화 및 적응을 위한 단기 지역 기후정보 향상을 위한 논의를 지난해부터 이어오고 있고, 저도 여기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종합보고서 승인 직후 저는 국내로 바로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그 대신 저는 세계기후연구프로그램(WCRP) 산하 여러 위원회 회의에 지난 2주 동안 참여하며 기후과학 분야의 향후 도전과제에 대한 논의에 참여했습니다.

올해 4월 말 태국 방콕에서 IPCC 시나리오 포럼이 개최됩니다. 개인적으로는 6차 종합보고서 주기에서의 마지막 활동이 될 것 같습니다. 이 포럼에서는 7차 평가보고서를 위한 미래 시나리오에 대한 구체적 방향이 설계될 것입니다.

또 올해 10월 말 르완다에서는 WCRP의 주최로 ‘열린 과학 콘퍼런스(Open Science Conference)’도 진행됩니다. 이 콘퍼런스에서는 사회를 위한 기후연구의 향후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입니다.

향후에는 국내에서도 기후변화 과학과 완화 그리고 적응 관련 연구가 더욱 활성화돼 7차 보고서에 관련 연구들이 많이 포함되길 바랍니다. 6차 평가주기에서 국내 저자들의 참여가 이전과 비교해 많이 확대됐으나, 아직 국내에서는 IPCC 저자들에 대한 인식이 저조합니다. 또 지원이 많지 않아 저자 상당수가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국내 연구자들이 IPCC 및 관련 국제활동에 더욱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닦는데 기여하고, 국내 기후과학 역량 증진에도 기여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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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CC 6차 종합보고서 모아보기]
① “2040년 안에 1.5℃ 도달, 향후 10년이 수천년 좌우”
② 9년만의 기후변화 종합보고서 “주요 지표 매우 심각”
③ 6차 종합보고서 속 효과적인 기후대응은?
④ “23년생 신생아, 4℃ 상승한 지구에 살게 될 것”
⑤ 6차 종합보고서 핵심저자 이준이 교수가 말한 ‘핵심 메시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