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 CATL, 유럽 배터리 재활용 진출 밝혀

2번째 유럽 공장 가동 발맞춰 재활용 시설 구축 나서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중국 닝더스다이(CATL)가 유럽 내 전기자동차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제이슨 첸 CATL 유럽 운영 책임자는 20일(이하 현지시각)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밝혔습니다.

첸 책임자는 CATL이 재활용 시설 후보지 결정과 관련해 헝가리를 포함한 여러 유럽 정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유럽 생산시설 확장에 발맞춰 유럽 내 재활용에도 나서는 모습입니다.

유럽 내 배터리 순환 생태계 구축에 대한 포부를 밝힌 것입니다.

 

헝가리 배터리공장 2025년 가동…재활용까지 확장 나서 🇭🇺

CATL은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 기업입니다. 2024년 상반기(1~6월) 기준 7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사측은 주장합니다.

현재 CATL은 유럽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유럽 내 가동·건설 중인 배터리 생산시설은 2곳입니다.

첫 공장은 독일 튀링겐주에 위치한 ‘컴템포러리 앰퍼렉스 테크놀로지 튀링겐(CATT)’입니다. 2022년 본격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유럽 최초이자 중국 외 지역 최초의 CATL 생산시설입니다.

두 번째가 바로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입니다. 생산 규모는 40GWh(기가와트시)로 시작해 최대 100GWh까지 확장이 가능합니다. 투자액은 73억 4,000만 유로(약 10조 8,110억 원)에 달합니다.

첸 책임자는 헝가리의 데브레첸 공장이 2025년 하반기부터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향후) 생산부터 재활용까지, 바로 여기에서 ‘클로즈드루프(Closed-loop)’가 구축되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발표는 CATL이 유럽에서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사업을 넓힌다는 것을 뜻합니다. 독일이 아닌 헝가리가 선택된 이유는 지정학적 이점도 있으나, 헝가리가 유럽 내에서도 대표적인 친(親)중국 국가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CATL이 배터리 재활용 사업까지 확장한 배경에는 유럽연합(EU)의 규제가 자리합니다.

작년에 제정된 ‘배터리법’에 따르면, 2031년부터 EU 역내 판매되는 배터리에는 재생원료 사용이 의무화됩니다. 2027년부터는 유럽 내 시장에서 유통되는 배터리의 생애주기 정보를 관리하는 ‘디지털 배터리 여권’도 의무화됩니다.

 

배터리 재활용
▲ 지난 10월 중국 하이난성에서 개최된 ‘2024 세계신에너지차회의(WNEVC)’에서 쩡위친 CATL 회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CATL

‘배터리 세계 1위’ 이어 배터리 재활용 1위 노려 🏆

운송 경로를 고려하면 CATL의 재활용 시설은 데브레첸 공장 인근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CATL은 재활용 프로젝트에서 현지 기업 또는 CATL의 자회사와 협력할 계획으로 알려졌습니다.

첸 책임자는 일부 업체가 이미 실험표본을 보낸 상황이지만 논의는 아직 진행되는 중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사실 CATL이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투자 의지를 피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앞서 CATL은 2035년까지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 탄소중립을 달성한단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이를 위해 2035년까지 핵심소재를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조달할 계획입니다.

작년 6월에는 배터리 재활용 분야에서도 1위를 확고히 하겠단 포부도 밝혔습니다. 당시 세계경제포럼의 하계 연차회의(하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닝쥔 CATL 최고제조책임자가 직접 밝혔습니다.

그는 폐배터리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는 동시에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유럽·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할 협력사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에는 2042년까지 CATL이 생산하는 모든 리튬배터리의 절반이 재활용 리튬으로 생산될 수 있다는 언급도 나왔습니다.

 

노스볼트 악재·전기차 캐즘에도 CATL ‘이상 무’ 👌

이번 소식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수요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나와 더 주목받습니다.

유럽 최대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는 전기차 수요둔화에 자금난 악재가 겹치며 파산설까지 언급되는 상황입니다. 노스볼트는 CATL의 유력 경쟁사로 기대받던 기업입니다.

CATL의 주요 고객사인 폭스바겐·메르세데스-벤츠 등 자동차업체도 전기차 목표를 연이어 축소·연기한 바 있습니다.

폭스바겐그룹은 독일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장 폐쇄 가능성도 거론한 상황입니다. 지난 9월에는 스웨덴 기업 볼보자동차그룹도 2030년 전기차 100% 전환 목표를 철회했습니다. CATL 또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첸 책임자는 “(전기차 전환은) 돌이킬 수 없는 추세”라며 이같은 우려를 일축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배터리 사업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CATL은) 단일 고객에게 의존하지도 않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CATL의 주요 고객사에는 테슬라·토요타·혼다 등 주요 완성차업체가 포함됩니다. 샤오펑자동차·니오 등 중국 1·2위 전기차 스타트업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CATL 한국 법인 설립 예고, 재활용 협력 나서나? 🤔

한편, 한국 배터리 기업들도 CATL의 행보에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CATL은 올해 또는 내년 초까지 한국 법인 설립을 완료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CATL은 2021년 한국 지사를 설립했으나, 소규모 영업사무소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를 법인으로 키우면서 한국에도 본격 진출할 수 있습니다. 한국 배터리 산업계는 이 경우 국내 영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CATL이 한국 기업과의 배터리 재활용 기술에 대한 협력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올해 9월 존 권 CATL 글로벌 법무·전략 부문 최고책임자는 한국에서 열린 ‘한국 첨단 배터리 콘퍼런스 2024(KABC 2024)’ 발표에서 관련 언급을 꺼냈습니다.

당시 그는 “한국은 광물처리 기술력 수준이 높다”며 “배터리 재활용의 중심지”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CATL과 한국 기업이 함께 일할 새로운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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