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관계자, 플라스틱 국제협약서 미세플라스틱 사용 금지 제안 계획

1일 국회 세미나서 EU 계획 공유…“한국과 긴밀한 협력 원해”

“한국에 온 지 2년 정도 됐다. 젊은 청년들이 커피숍에서 음료를 마실 때 플라스틱 컵을 많이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랐다.”

요르그 붸베른되르푀즈 주한유럽연합(EU)대표부 공사참사관은 지난 1일 ‘플라스틱 오염 종식 대응 전략과 국제협력 방안’ 세미나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플라스틱 사용 감축을 위해서는 대중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인식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도 강조했습니다.

세미나는 오는 25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플라스틱 국제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이하 5차 회의)를 계기로 열렸습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기후변화포럼(이하 포럼)과 주한EU대표부가 공동으로 개최했습니다.

 

 

“EU의 플라스틱 순환경제 전략은?” ♻️

유럽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EU에서 발생한 전체 플라스틱 폐기물은 1,613만 톤입니다. 이중 약 656만 톤이 재활용됐습니다. 1인당 평균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36.1㎏입니다. 이는 포장재 기준 플라스틱으로 실제는 더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EU가 플라스틱 순환경제 전환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이날 붸베른되르푀즈 참사관은 구체적으로 EU의 플라스틱 순환경제 목표를 설명했습니다.

먼저 EU는 플라스틱 음료병을 2025년까지 77%를 수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같은해부터 페트(PET)병 원료에는 재생플라스틱이 25% 이상 포함돼야 합니다. 의무 비율은 2030년 30%로 상향됩니다.

‘포장·포장재 폐기물 지침 강화 개정안(PPWR·이하 포장재 규제안)’에서는 2030년까지 포장재 폐기물 5%를 감축한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감축목표는 2035년 10%, 2040년 15%로 상향됩니다.

자동차에도 유사한 규제인 ‘자동차 관리 지침(ELV)’이 마련됐습니다. 2030년부터는 자동차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중 25%를 재생플라스틱을 사용할 것을 골자로 합니다.

붸베른되르푀즈 참사관은 “이것은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라고 피력했습니다.

EU의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이 수월한 것만은 아닙니다.

오스카리 람피 주한핀란드대사관 2등서기관은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에서 어려움이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간 EU는 페트병 중심으로 플라스틱 수거 및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달리 말하면 페트병 이외 다른 종류의 플라스틱 수거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람피 서기관은 이같은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업계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협약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플라스틱 국제협약
▲ 프랑스 재활용 기술 기업 카비오스의 선임고문을 맡은 파브리스 에스피노자는 패널토론에서 정부 지원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Carbios

프랑스 재활용 기업 카비오스 “성장 핵심은 정부 지원” 💰

이날 세미나에는 프랑스의 재활용 기술 기업 카비오스의 파브리스 에스피노자 카비오스 선임고문이 패널로 참석했습니다.

카비오스는 2011년 설립된 프랑스 생명공학 기업입니다. 효소 분해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업체입니다. 박테리아의 분해 효소로 플라스틱을 분해해 재활용하는 기술입니다.

화학적 재활용처럼 신재의 속성을 유지한 채 반복 재활용이 가능합니다. 에너지소비량은 화학적 재활용보다 적습니다.

에스피노자 고문은 새로운 재활용 기술의 혁신을 강조했습니다. “모두 플랜 B가 없다고 했지만 우리는 이를 찾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에스피노자 고문은 이같은 혁신이 정부와의 파트너십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의 위험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 지원 덕에 초기 단계 자금을 조달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덕분에 현재 카비오스는 여러 금융기관과 생명공학 기업, 공급 협력사를 보유한 곳으로 거듭났습니다.

에스피노자 고문은 “한국에서도 10년, 20년 30년 동안 협력할 수 있는 협력사를 만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생분해 플라스틱에 신중한 태도…‘미세플라스틱’ 주의 🥤

한편, 붸베른되르푀즈 참사관은 생분해 플라스틱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드러냈습니다.

이는 미세플라스틱 관련 우려에 기반합니다. 생분해 플라스틱이 기업들의 주장과 달리 자연환경에서 완전히 분해되지 않는다는 의혹이 계속 나오기 때문입니다.

생분해플라스틱의 분해성과 관련해서는 과학계에서도 연구 결과가 상이합니다.

이에 대해 그는 “실제로 환경에 유익한지 아닌지 더 명확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단언했습니다. “(생분해플라스틱이) 단 4개월 만에 분해된다고 하더라도 그 기간에 인체에 유입될 우려도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붸베른되르푀즈 참사관은 플라스틱 국제협약 논의에서 의도적인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안을 제안할 계획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EU는 2030년까지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을 30% 줄이겠단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마리아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EU대사의 모습. 페르난데즈 대사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연임함에 따라 순환경제 정책 대부분이 고수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기후변화포럼

폰데어라이엔 연임 “플라스틱 순환경제 계속된다는 뜻” 🇪🇺

한편,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EU대사는 개회사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연임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의 연임은 올해 7월 유럽의회 인준 투표를 통과하며 확정됐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녹색산업과 순환경제 전환을 강조해 온 인물입니다. 이에 차기 집행위가 플라스틱 순환경제 정책 대부분을 고수할 것이라고 페르난데즈 대사는 말했습니다.

실제로 차기 집행위는 순환경제 전환 가속화를 위해 ‘순환경제법’을 새로 제정한다는 구상입니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플라스틱과 순환경제가 한국과 EU 양국의 협력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특히, 제16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6)와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와 맞물려 있단 점에서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여러 전선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EU도 그에 앞장설 것”이라 밝혔습니다.

페르난데즈 대사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과 EU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는 EU가 조만간 한국과 함께 공통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진정한 순환경제 전환을 위해서는 입법·시민참여와 함께 경제적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혁신은) 무료가 아니며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페르난데즈 대사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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