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순환경제시대 진입 좌절…경제적 기회 창출 무산

90개국이 생산 감축 요구, 미국 등 반대로 무산… 전 세계 바다에 매분 쓰레기트럭 1대 분량 유입

지난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규제를 위한 국제 조약 협상이 합의 없이 종료됐습니다.

글로벌 순환경제 체계 구축을 지지한 다수 국가들이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석유 및 플라스틱 생산국들의 반대로 협상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해양 오염, 보건, 기후변화 등 전 지구적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순환경제 전환이 지연됐습니다.

유엔이 주도하는 이 조약 협상은 올해로 3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향후 추가 협상이 예정돼 있지만, 관련 단체들은 실질적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석유 생산국 반대로 90개국 생산 제한 요구 무산…순환경제 투자 기회 상실

해양 과학자들은 전 세계 바다에 매분마다 쓰레기 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유입되고 있다고 추산합니다. 이로인해 해양 생태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으며, 생물다양성 파괴와 먹이사슬 교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8개국 강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강을 막고 있는 쓰레기의 약 3분의 2가 플라스틱이었습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과 일부 플라스틱에 포함된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연구가 축적되면서, 인체 건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석유에서 유래하며, 플라스틱 산업은 전 세계 산업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를 차지해 항공 산업보다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조약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폐기물 수거 및 재활용 시스템 개선, 대체 소재 개발 등을 통해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약 90개국은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일 것을 요구했으며, 120개국은 플라스틱 내 유해 화학물질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은 각국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의무 조항보다는 권고 수준의 조약을 선호했고, 이로 인해 협상은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미국화학협회(American Chemistry Council) 회장인 크리스 존(Chris Jahn)은 “미국의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은 플라스틱의 순환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계속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글로벌 합의는 미국과 전 세계의 혁신 및 인프라 투자 촉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의 르네 샤프는 “조약이 없는 것이 진전의 환상을 주는 약한 조약보다 낫다”며, “이제는 글로벌 행동을 원하는 다수 국가들이 다음 협상에서 더 강력한 조약을 위한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순환경제 투자 전문사인 서큘레이트 캐피털(Circulate Capital)의 창립자 겸 CEO 롭 캐플란은 “이번 조약은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혜택을 가져올 수 있었던 일생일대의 기회였다”고 평가하며, 보건과 환경을 넘어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그는 플라스틱 생산 상한선 같은 민감한 쟁점이 아니더라도, 생산자책임확대(EPR) 정책이나 재활용 함량 의무화처럼 상대적으로 합의 가능한 분야에서는 진전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캐플란은 조약이 부결됐더라도 순환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습니다. 그는 “지난 2~3년간 조약에 쏟아진 모멘텀은 사라지지 않았다”며, “이 흐름은 앞으로도 기업, 정부, 지역사회에 실질적 행동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높은 야망(high ambition)’ 국가 연합, 시민사회, 비즈니스 그룹들이 강력한 조약의 중요 요소들을 수용해왔고, 이러한 흐름은 자발적인 연합을 통해 국가 및 지역 차원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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