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후학자 44명 “대서양 해류 ‘붕괴’ 대책 마련 필요”

네이처 등 과학저널에 AMOC 흐름 둔화 두고 연구 쏟아져

44명의 기후학자들이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류(AMOC)’의 둔화를 막고자 긴급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대기물리연구소 과학자 1명이 서명에 참여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들 과학진은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각) 폐막한 ‘2024 북극서클 총회’에 관련 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총회는 2013년부터 연례적으로 개최되는 북극 관련 최대 국제 포럼입니다. 미국·노르웨이·캐나다·덴마크 등 북극권 주요 국가의 인사들이 모두 참석합니다.

AMOC은 대서양을 따라 흐르는 거대한 순환류입니다. 지구 기후를 조절하는 중요한 시스템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기후변화에 따른 극지방 얼음 소실로 해양 내 담수 유입이 늘며 AMOC의 흐름이 전체적으로 느려지고 있습니다.

2023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제6차 종합보고서 발간 당시 기후변화로 인해 AMOC의 순환이 멈출 수 있단 점을 짚은 바 있습니다. 물론 21세기에 멈출 가능성은 현저히 없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런데 보고서 발표 직후 AMOC이 금세기 중으로 순환이 멈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대서양 거대 순환류서 전례없는 변화 감지” 🌊

과학진은 공개서한에서 “AMOC의 변화는 북유럽 국가뿐만 아니라 세계 다른 지역에도 파괴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현재 IPCC가 내놓은 AMOC 순환 관련 연구 결과가 크게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여러 연구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AMOC의 순환이 ‘티핑포인트(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것이 연구진의 경고입니다.

이 거대 순환류의 흐름이 완전히 멈출 시 북반구 기후시스템이 큰 타격을 입습니다. 미국 동남부는 해수면이 상승하며, 북유럽의 경우 온도가 급하강합니다. 약 100년에 걸쳐 영국 남부 해안이 얼음에 뒤덮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AMOC이 북대서양으로 따듯한 난류를 운반해 유럽에 온화한 기후를 제공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입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해양·기후과학 교수인 데이비드 손널리 박사 역시 공개서한에 서명한 과학자 중 한 명입니다.

손널리 박사는 “(AMOC 흐름과 관련해) 세부사항은 아직 연구되고 있다”면서도 “순환류 전체에 전례없는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우려했습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의 피터 디틀레브센 기후물리학과 교수는 “이는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과학진들은 “공개서한의 목적은 AMOC이 이번 세기에 붕괴될 가능성을 분명히 있다는 사실을 환기하는 것”이라며 “이같은 위험을 정책 결정에 반영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서양 거대 순환류’ 연구 쏟아져…즉각 조치 vs 신중론 🔍

한편, 22일(현지시각) AMOC 순환이 북대서양 일대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습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산하 지구물리유체역학실험실(GFDL) 등으로 구성된 연구진이 수행한 연구입니다. 기후·환경 분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파트너 저널 기후와 대기과학’에 발표됐습니다.

연구진은 머신러닝(ML) 기술을 사용해 AMOC 순환이 느려지거나 아예 멈출 시 북대서양 일대 해수면이 얼마나 상승할지 분석했습니다. 구체적인 상승 수치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북대서양과 미 동부 해안이 수십년 단위의 해수면 변화에 상당히 취약하단 점이 발견됐다고 연구진은 말했습니다.

물론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옵니다. 현재 관측 데이터가 부족할뿐더러, 연구 모델링이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일례로 AMOC의 핵심 순환류 중 하나인 ‘플로리다 해류’의 흐름이 최근 40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올해 9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됐습니다.

이 연구는 미 남부 플로리다주에 소재한 NOAA의 대서양 해양기상연구소가 주축으로 수행했습니다. 연구진은 1982년부터 플로리다주 일대 해저케이블에서 측정된 유도 전압을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진은 “AMOC 흐름에 대한 관측 데이터가 비교적 짧다”며 “장기적 변화에 대한 모든 분석이 신중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기후변화를 감지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양모델과 기후모델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관측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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