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부가 DAC(직접공기포집) 기술 상용화를 위해 대회를 개최합니다. 총상금만 5,250만 달러(약 715억원)에 이릅니다.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각) 에너지부가 발표한 ‘상용화 DAC 파일럿상(Commercial Direct Air Capture Pilot Prize·이하 파일럿상)’입니다.
대회 목표는 상용화를 목전에 둔 DAC 파일럿(시범) 프로젝트의 개발과 배포를 지원하는 것입니다.
총 4단계에 걸쳐 최대 5팀에게 상금이 수여됩니다. 상금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당적 인프라법(IIJA)’에 따라 지원됩니다.
지원 기간은 오는 2025년 2월 7일까지입니다. 에너지부는 내년 6월에 1단계 수상팀을 발표할 계획입니다.
한편, 14일 기준 미국 내 연간 이산화탄소 포집 규모가 1,000톤 이상인 시설은 단 4곳뿐입니다.
DAC 상용화 지원 나선 美 에너지부, 715억원 상금 걸어 🏆
이번 대회는 상용화 수준의 기술은 갖췄으나 아직 경제성이 입증되지 못한 DAC 파일럿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그중에서도 탄소포집 연간 최소 규모가 500톤인 프로젝트가 대상입니다.
이에 대회는 ①설계 ②구축 ③시운전 ④운영에 맞춰 4단계로 진행됩니다. 최초 선정된 다섯 팀이 단계별 이정표를 충족하면 상금을 획득하고 다음 단계에 진출하는 방식입니다.
각 단계별로 6개월에서 최대 2년 반의 기간이 주어집니다. 총 대회 기간은 5년입니다.
모든 단계를 통과할 경우 한 팀이 최대 받을 수 있는 상금은 1,200만 달러(약 163억원)입니다.
최소 2,000시간 이상 파일럿 DAC 시스템 운영 경험을 가진 팀을 발굴한다는 것이 기관의 구상입니다.
美 연 1000톤급 DAC 단 4곳?…“세액공제 기준 미달” 💰
에너지부가 상금을 걸고 대회를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미국 내 상용화 규모의 DAC 배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상용화 규모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아직 제정된 바 없습니다. 다만,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내 DAC 세액공제 요건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선 DAC 설비의 탄소포집 규모가 연간 1,000톤 이상이어야 합니다.
현재 미국에서 가동 중인 DAC 시설 중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시설은 단 4곳뿐입니다.
①에어룸테크놀로지스의 캘리포니아주 DAC 시설(연 1,000톤) ②헤임달의 오클라호마주 DAC 프로젝트 반탐(연 5,000톤) ③글로벌서모스텟의 콜로라도주 DAC 플랜트(연 1,000톤) ④8리버스의 텍사스주 청정암모니아 시설(연 1,000톤) 순입니다.
이중 프로젝트 반탐은 파일럿상 출범 이후인 지난 13일부터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대회 출시 당일까지만 해도 연 1,000톤 규모의 DAC 시설은 미국 내 단 3곳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카본캡처의 ‘프로젝트 바이슨(연 1만톤)’은 2023년 연말 운영 시작을 목표로 했으나 2025년으로 완공이 지연됐습니다.
DAC 연합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북미 내 DAC 시설은 총 25곳입니다. 12곳은 이미 운영 중이고, 13곳이 건설 중입니다.
4번째 DAC상 출시…DAC 허브 ‘노란 벽돌길’ 완성 🚸
한편, 에너지부가 DAC 관련 대회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4번째입니다.
지원 규모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DAC 사전 상용화 에너지 프로그램(EPIC) 상 ▲DAC 사전 상용화 기술상 ▲상용화 DAC 파일럿상 ▲탄소제거 구매 파일럿상 등입니다.
각 대회는 최소 320만 달러(약 43억원)부터 상금이 걸려 있습니다. 4개 대회의 모든 상금을 합치면 거의 1억 달러(약 1,300억원)에 달합니다.
이들 대회의 구성을 살펴보면 에너지부가 목표하는 바는 더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먼저 EPIC 상으로 혁신적인 DAC 기술을 발굴합니다. 이후 상용화 단계 전후의 DAC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단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나아가 탄소제거 수요 창출을 지원하며 시장 구축까지 이어집니다.
상금이 걸린 대회는 아니지만 기업들의 탄소크레딧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공모전도 개최했습니다.
이는 DAC 허브 구축을 위해 미국 정부가 일종의 ‘노란 벽돌길’을 구축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노란 벽돌길이란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목적지를 향해 안내하는 도로를 뜻합니다.
DAC 허브는 미국 내 연 최소 100만 톤 규모의 DAC 허브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IRA와 IIJA에 따라 약 35억 달러(약 4조 7,500억원)가 투자됩니다.
에너지부는 이번 파일럿상 출시 성명에서도 DAC 허브 프로젝트와의 연계성을 강조했습니다.
“(파일럿상) 참가팀들은 지역 DAC 허브에 기여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대목이 대표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