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직접공기포집(DAC) 허브 개발에 35억 달러 지원…“클라임웍스 등 주요 기후테크 기업 입찰 참여”

“화석연료 사용하지 않는 것, DAC 성공에 중요”

미국 정부가 이산화탄소(CO2)를 영구 포집·저장하는 시설을 건설하기 위해 35억 달러(약 4조 6,5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18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이는 에너지안보 및 기후대응을 골자로 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초당적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IJA)에 명시돼 있습니다. 두 법안에 의거해, 미 에너지부(DOE)는 DAC 기술 상용화를 위해 미 4개 지역에 DAC 허브를 구축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보조금은 크게 3단계로 지원됩니다. ▲초기 타당성 연구에 300만 달러(약 39억원) ▲설계 연구에 1,250만 달러(약 165억원) ▲DAC 설비 건설 등 프로젝트 완성에 최대 5억 달러(약 6,600억원)이 지원됩니다.

DAC 허브 구축에 에너지 기업 옥시덴탈페트롤리움(OXY), 버클리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등을 비롯해 최소 9개 기관이 입찰에 참여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습니다. 최종 입찰은 올여름에 결정될 예정입니다.

 

美 정부 DAC 연구개발 위해 공격적 정책 행보 🗺️

DAC는 대기에서 CO2를 물리·화학적으로 분리해 대기 중 탄소제거(CDR)가 가능한 기술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인 1.5℃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선 DAC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DAC는 상대적으로 기술적 난이도와 불확실성인 높단 것입니다. CO2 톤당 포집 비용이 최대 700달러(약 78만원) 수준으로 비쌀뿐더러, 시설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물소비량 또한 막대합니다.

이 때문에 미 정부는 DAC 연구개발(R&D) 및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해 공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DAC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45Q’ 세액공제 정책이 대표적입니다.

미 정부는 IRA 입법 과정에서 탄소포집·저장에 대한 세액공제 액수를 기존 톤당 50달러(약 6만원)에서 180달러(약 23만원)로 상향했습니다. 동시에 DAC 등 프로젝트 자격 기준을 낮춰서 탄소포집 시장의 저변을 높였습니다.

 

▲ 북유럽 아이슬란드 헬리셰이디(Hellisheiði) 지열발전소 인근에 설치된 클라임웍스의 DAC 시설 ‘오르카(Orca)’의 모습. 이 시설은 이산화탄소(CO2)를 연간 4,000톤 이상 푑해 제거할 수 있다. ©Climeworks

클라임웍스, 美 시장 진출 추진…“직원 수 100명 이상 늘릴 계획” 🧑‍🤝‍🧑

세계 최대 상업용 DAC 시설 ‘오르카(Orca)’를 운영 중인 스위스 기후테크 스타트업 클라임웍스(Climeworks) 또한 미국 시장으로 진출을 추진 중입니다.

로이터통신 보도 이튿날인 19일(현지시각), 클라임웍스는 성명을 통해 “나날이 증가하는 탄소제거 산업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024년에 미국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클라임웍스는 미 루이지애나·캘리포니아주·노스다코타 등 3개 허브 건설 입찰 신청에 참여했습니다. 회사 측은 자사 기술을 활용해 미 정부의 연간 목표치인 100만 톤까지 포획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 회사 측은 향후 18개월 동안 직원 수를 1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클라임웍스 공동설립자이자 공동 최고경영자(CEO)인 크리스토프 게발트는 프로젝트 입찰에 성공할 경우 2030년까지 최대 3,500명을 직접 고용할 수 있을뿐더러, 간접 고용도 수만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게발트 CEO는 “DAC 관련 프로그램이 대학 내 없다”며 전문인력을 어디서 어떻게 채용할지가 숙제라고 덧붙였습니다.

 

▲ 카본캡처는 빠른 시설 확장을 위해 DAC 플랜트를 모듈형 컨테이너로 구성했다. 각각의 컨테이너 상단에는 공기 중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할 수 있는 거대한 팬이 부착돼 있다. ©Carbon Capture

카본캡처·에어룸 등 美 주요 DAC 스타트업도 입찰에 참여 😮

이밖에도 미 와이오밍주에 모듈형 DAC 시설 ‘프로젝트 바이슨(Project Bison)’을 건설 중인 기후테크 스타트업 카본캡처(Carbon Capture) 또한 프로그램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아드리안 콜레스 카본캡처 CEO는 “DAC가 모듈형 모델인 덕에 시설을 빠르게 확충해 탄소포집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해당 시설은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며, 연간 포집량 1만 톤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00만 톤까지 늘린단 계획입니다.

또 지난 3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카본캡처와 탄소제거 크레딧 계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양사는 구체적인 계약 규모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조나스 리 카본캡처 최고사업책임자(COO)는 “(3개 허브 이외) 탄소포집 관련 자금 조달 입찰에도 참여했다”며 “12개 기업과 손잡고 포획한 탄소를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만드는데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2020년 설립된 탄소포집 스타트업 에어룸은 자연 상태의 석회석을 활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해 제거한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브리즈번에 있는 에어룸의 DAC 시설 모습. 검정색 판에 있는 분말 형태의 석회석이 CO2를 포집한다. ©Heirloom Technologies

세계 최대 비영리연구기관인 미국 바텔연구소(Battelle)도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바텔의 경우 클라임웍스와 에어룸카본테크놀로지스(Heirloom Technologies·이하 에어룸) 등과 협력해 루이지아내주 DAC 허브 구축에 입찰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옥시덴탈의 경우 현재 미 텍사스주에 건설 중인 DAC 시설 2곳에 대한 보조금 신청 여부를 직접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옥시덴탈은 “세계에서 가장 큰 DAC 시설을 갖추고 있어 연방정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작년 3월 옥시덴탈의 자회사인 1포인트파이브(1PointFive)는 에어버스 등 주요 항공사들로부터 향후 4년간 400만 톤의 탄소제거 크레딧을 사전구매했단 사실을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계약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해당 계약을 바탕으로 옥시덴탈은 미 텍사스주 일대에 DAC 시설을 건설 중입니다.

캐나다 기후테크 스타트업 카본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이 옥시덴탈에 DAC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옥시덴탈이 건설 중인 DAC 시설은 2024년 가동해 연간 최대 100만 톤의 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미국 기후 및 에너지 싱크탱크 ‘그레이트 플레인스 연구소’가 분석한 미국 내 DAC 시설 적합 지도. 짙은 초록색일수록 DAC 시설 건설에 유리하단 뜻이다. 분석 결과, 캘리포니아·로키산맥 일대·북부 평원·중서부 일대·걸프연안·오대호 일대 등 총 7개 지역이 DAC 시설 건설에 유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Great Plains Institute

“화석연료 사용하지 않는 것이 DAC 성공에 있어 중요” 🚨

한편, 미 정부의 계획에 대해 우려 섞인 시각도 나옵니다. DAC 컨설팅 회사 카본180(Carbon 180)의 에릭 번즈 전무이사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기존 탄소나 배출물을 제거하는 것이 DAC에 성공에 있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화석연료 생산과 관련이 없는 DAC 허브를 보길 희망한다”고 번즈 이사는 덧붙였습니다.

이는 DAC 시설 운영 및 포집한 탄소를 운송·격리하는데 드는 에너지와 비용 모두 비싸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 해결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칠 만큼, DAC 시설이 충분히 건설될 수 있느냐 여부도 미지수입니다.

시민단체들 또한 DAC가 온실가스 감축을 대신하는 면죄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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