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P, 플라스틱 오염 해법 보고서 공개…“현재 기술로도 2040년 80% 감축 가능해!”

플라스틱 오염 방지 효과, 약 6000조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현재의 기술로 전 세계 플라스틱 오염을 2040년까지 80%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을 담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개한 ‘수도꼭지 잠그기(Turning off the Tap)’ 보고서입니다. 보고서의 부제목은 ‘세계가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고 순환경제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보고서는 플라스틱 오염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와 기업이 실행할 수 있는 방안과 그 효과를 고찰했습니다.

또 해당 방안들이 실행되면 2040년경 플라스틱 폐기물을 2억 2,700만 톤에서 4,000만 톤으로 최대 80% 가까이 줄일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플라스틱 오염 협약에 대한 협상을 포함해 (보고서의) 이 로드맵을 따른다면 우리는 경제·사회·환경적으로 큰 승리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백투블루는 2050년 주요 20개국 플라스틱 소비량이 3억 2,5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Back to Blue 제공, greenium 번역

‘국제 플라스틱 협약’ 2차 협상 앞두고 공개…“아직 희망 있어!” 🙏

보고서는 플라스틱 오염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을 2024년까지 제정하기 위한 제2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2) 회의를 앞두고 발표됐습니다. 193개국이 참여하는 INC-2는 오는 29일(현지시각)부터 6월 2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플라스틱 오염 해결이 시급한 이유, 바로 플라스틱 사용량 급증에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연간 4억 3,000만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됩니다. 그러나 재활용률은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전 세계 플라스틱 중 단 9%만이 재활용된다고 추정한 바 있습니다. 즉, 매년 막대한 플라스틱 폐기물이 지구에 쌓이고 있단 것.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사용량이 감소는커녕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6월, OECD는 현 추세대로라면 2060년경 플라스틱 생산량이 현재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올해 2월 국제연구기관 백투블루가 주요 20개국(G20)의 플라스틱 공급 및 소비가 계속될 경우 2050년 플라스틱 소비량이 2019년의 2배가 될 것이란 연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UNEP은 보고서에서 ‘아직 희망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오염을 줄일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보고서에 소개했습니다.

UNEP이 제시한 방안은 크게 3가지입니다. 플라스틱 ▲재사용 ▲재활용 ▲대체 및 다양화 등입니다. UNEP은 이 3가지 방식을 ‘순환적인 접근방식’으로 소개했습니다.

UNEP은 “이 순환 접근방식을 따른다면 2040년까지 예상되는 플라스틱 오염의 80%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UNEP은 이들 기술이 현재 기술 내에서 기술·경제·사회적으로 실행가능하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 2022년 11월 남미 우루과이에서 제1차 정부간 협상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협약을 논의하기 위해 진행됐다. ©Naja Bertolt Jensen, Unsplash

순환솔루션 핵심은 ‘시장 가속화’…“향후 5년이 골든타임!”

UNEP이 제시한 순환 접근방식의 핵심은 ‘플라스틱 순환경제’입니다. UNEP은 순환경제로의 전환, 즉 자원의 순환성(Circularity)을 높이면 플라스틱 생산으로 인한 탄소배출량과 폐기로 인한 오염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감축, 재사용, 재활용 등 3R은 이전부터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의 초점이었습니다. 허나, UNEP은 2040년까지 새로운 플라스틱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무슨 뜻일까요? 먼저 불필요하거나 재활용이 어려운 문제성 플라스틱이 제거돼야 합니다. 플라스틱 내 유해화학물질도 사라져야 합니다.

그리고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재배치 및 다양화(Reorient and diversify) 조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각각의 시장을 가속화해야 합니다.

특히, 보고서는 시급한 조치가 가장 중요하단 점을 피력했습니다. 앞서 제시한 3가지 방안의 시행이 5년만 늦어져도 2040년경 플라스틱 오염이 되려 8,000만 톤가량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습니다.

 

1️⃣ 재사용: 재사용 시장 가속화? 2040년 신규 플라스틱 수요 30% ↓ ♻️

UNEP은 재사용 시장을 가속화할 경우 2040년까지 신규 플라스틱 수요를 30%가량 줄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역 자판기* 등을 통한 다회용컵 대여, 리필, 구독 서비스, 플라스틱 용기 보증금 반환 제도 등이 주요 사례로 소개됐습니다.

특히, UNEP은 재사용 시장의 경제성 향상에 있어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예컨대 재사용 시장에 대한 정부의 투자 및 보증, 인센티브는 민간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또 재사용 장려 정책은 재사용 수요 전반을 증진시킬 힘이 있다고 UNEP은 덧붙였습니다.

*역 자판기(Reverse Vending Machine): 사람들이 폐플라스틱이나 유리병 등을 반납하고 현금을 돌려받는 기계

 

▲ 2016년부터 2040년까지 UNEP의 시나리오 아래 일회용·단수명 플라스틱의 전환 비율을 보여주는 그래프. ©UNEP 제공

2️⃣ 재활용: 재활용 가능 소재, 재활용 쉬운 순환디자인 설계 필요! 🎨

한편, 플라스틱 생산에서부터 재활용 가능 소재 및 재활용이 쉬운 디자인으로 설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UNEP은 강조합니다. 이와 함께 비공식 부문 중심의 수집 시스템, 폐기물 분리 기술 부족 같은 문제도 해소돼야 합니다. 비공식 부문 내 일자리는 정부에 보고되지 않은 취업 및 비정형 고용관계를 뜻합니다.

UNEP은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로 버진(Virgin) 플라스틱의 저렴함을 꼬집었습니다. 화석연료에 대한 일부 정부의 보조금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이에 UNEP은 각국 정부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제도를 도입하거나 공공조달에 재활용 소재 최소 함량 기준을 설정함으로써 재활용 시장 활성화에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UNEP은 재활용 시장을 가속화하면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2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3️⃣ 재배치 및 다양화: LCA 통해 지속가능성 입증 💱

플라스틱 중에서도 재사용·재활용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음식으로 오염된 플라스틱 포장재나, 오염 방지를 위해 재활용이 어려운 다층 플라스틱으로 만든 포장재 등이 대표적입니다.

UNEP은 이 경우 종이나 바이오플라스틱 등 다양한 퇴비화·생분해 소재로 교체하는 것이 대안이라 말합니다.

다만, 전과정평가(LCA)로 지속가능성이 입증되야 한다는 전제가 깔립니다.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대체소재가 친환경으로 위장하는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을 방지하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UNEP은 퇴비화·생분해에 대한 국제적인 정의 및 표준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인류가 남긴 ‘플라스틱 유산’ 84억톤…”미세플라스틱 방지 시급해”
한편, UNEP은 앞서 제안한 방안을 모두 수행하더라도 “상당한 양의 플라스틱은 앞으로 10년에서 20년가량 순환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금 당장 생산 및 사용하고 있는 플라스틱 상당수가 생산-소비-폐기의 방식을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OECD에 의하면, 지난 60년간 인류가 생산한 플라스틱의 누적량은 84억 톤에 달합니다. 이 중 막대한 양의 플라스틱이 이미 토양과 해양 등에 유출됐습니다. 이에 UNEP은 “이러한 플라스틱을 책임감 있게 수거하고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플라스틱의 순환경제 전환을 통해 2040년까지 얻을 수 있는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이익은 4조 5,300억 달러에 달한다. ©UNEP 제공

플라스틱 오염 방지 효과, 약 6000조…“국제협약에 달려” ⚖️

UNEP은 앞서 방안들을 통해 플라스틱 순환경제로 전환할 경우 1조 2,700억 달러(약 1,600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 감축 및 재활용으로 추가 수익은 증가하고 원료비 등 비용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오염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회피함으로써 3조 2,500억 달러(약 4,300조원)를 추가로 절감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 대기오염, 해양생태계 파괴, 환경·기후소송 비용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모두 합하면 약 4조 5,300억 달러(약 6,000조원)에 달합니다.

또 플라스틱 오염이 80% 줄어드면 연간 5억 톤의 탄소배출량 배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UNEP은 이는 캐나다의 2021년 탄소배출량과 맞먹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2040년까지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통해 저소득 국가에서만 약 7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UNEP은 덧붙였습니다.

UNEP은 이 미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국경을 넘은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국가 상황에 맞춰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보고하는 체계가 필요하단 점을 피력했습니다.

UNEP이 오는 5월 29일(현지시각) 열리는 INC-2 회의에 앞서 보고서를 공개한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이 보고서는 협상에 정보를 제공하고 만연하고 증가하는 (플라스틱 오염의) 위협을 끝내기 위해 고안됐다”고 밝혔습니다.

 

<저작권자(c)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그리니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쓰기

관련 기사

순환경제, 스타트업

전 세계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확대, 테라클 “국내 해중합 기술로 돌파 가능”

순환경제, 정책

2025년 재생페트 사용 의무화 추진 “코카콜라·롯데칠성 등 대상”

기후·환경, 연구

미국 LA 초대형 산불 7일째, “기후변화가 산불 키웠다”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