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패션 수도 꿈꾸는 마르세유, 첫 지속가능 패션위크 성료

중고의류·재활용 중심 지속가능 패션으로 패스트패션 대안 제시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6월 7일부터 14일까지 프랑스 첫 슬로우패션위크가 개최됐습니다.

마르세유 비영리단체 바가 콜렉티브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중고의류와 재활용 중심의 지속가능한 패션 모델로 파리, 밀라노 등 주요 패션 수도 대신 환경친화적 대안을 선보였습니다. 50여 개 이벤트가 도시 전역에서 진행되며 패션쇼, 자수 워크숍, 의류 수선 및 업사이클링 세션, 스튜디오 방문이 포함됐습니다.

유럽지중해문명박물관(MuCEM) 앞 요트에서 열린 패션쇼가 주목받았는데, 관객들이 플립플랍을 신고 캐주얼하게 참석하며 기존 패션위크의 격식을 벗어난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유명인사나 인플루언서 대신 일반 시민이 주요 관객층을 이뤘습니다.

프랑스 상원은 같은 기간 중국 쉬인(Shein) 같은 패스트패션 업체를 겨냥한 법안을 통과시켜 초저가 일회용 패션 확산을 억제했습니다. 이번 슬로우패션위크는 이러한 정책 변화와 맞물려 구체적 대안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토프시스 브랜드 안나 스테지 디자이너는 마르세유 지역 스포츠팀의 오래된 스포츠웨어를 재활용해 새 의류를 제작했으며, 올림피크 마르세유(OM) 축구클럽 로고가 레이스 스커트부터 비대칭 드레스, 청바지 패치워크, 핸드백까지 전기 블루 색상으로 다양하게 활용됐습니다.

스테지는 “모든 옷을 중고로 구입한다. A부터 Z까지 모든 것이 마르세유에서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행사 조직위원 클로에 로크는 “마르세유는 창의성의 도시다. 손상된 옷이나 낡은 천도 수선하고 재활용한다“며 “막대한 탄소발자국을 남기는 패션 이벤트에 대한 실질적 대안을 제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2023년 그린리 컨설팅 보고서에 따르면 약 1만7000명이 참석하는 파리패션위크는 1주일간 1만1250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파리-뉴욕 왕복항공편 1만 회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반면 마르세유 슬로우패션위크는 과시적 “와우 효과”를 배제하고 차분한 톤을 선택했습니다.

마르세유 시청이 공공장소를 제공하고, 지역 예술품 재활용 단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빈티지 천과 소재를 활용했으며, 배송용 자전거로 컬렉션을 운송하고 행사 후 탄소발자국 평가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프랑스 환경에너지관리청(ADEME)에 따르면 섬유산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8%를 차지하며, 현재 소비 트렌드가 계속되면 2050년까지 26%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크는 “2유로(약 3,000원)에 티셔츠를 사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그 의류에는 인적 비용과 환경 비용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금요일 MuCEM에서 열린 스튜디오 파예트와 살레의 합동 패션쇼에는 약 300명이 참석했으며, 파리에서 참석한 라리사 스토핀은 “패션을 만드는 다양한 방식에 눈을 뜨게 됐다“며 “밀라노, 뉴욕, 파리 패션위크보다 덜 엘리트적이지만 여전히 업계 관계자(프로)들의 세계”라고 평가했습니다.

2023년 창립된 주최 단체 바가 콜렉티브는, 슬로우패션위크를 연례 행사로 정착시켜 마르세유를 지속가능한 패션의 글로벌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궁극적 목표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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