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의 플라스틱 공급 및 소비가 계속될 경우 2050년 플라스틱 소비량이 2019년의 2배가 될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백투블루(Back to Blue)가 내놓은 ‘플라스틱 최고조: 소비곡선 구부리기(Peak Plastic: Bending the consumption curve)’ 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백투블루는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임팩트(Economist Impact)와 민간자선단체 일본재단(Nippon Foundation)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연구기관입니다.

백투블루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존재하는 재활용 정책·일회용 플라스틱 소비 저감 정책 등의 효과가 미비하단 점을 꼬집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협상 중인 국제협약에서 더 강한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플라스틱 사용에 의한 해양 오염을 막을 수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백투블루 “G20 플라스틱 소비량 2050년까지 1.7배 늘어나” 📈

지난해 3월, 유엔 회원국들은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 전반을 규제하는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을 오는 2024년까지 만들기로 결의했습니다. 이를 위한 제1차 정부간 협상위원회 회의(INC-1)가 지난해 11월 남미 우루과이에서 열렸고, 다음 회의는 올해 5월 프랑스에서 열립니다.

백투블루는 이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 협상을 지적합니다. 175개국이 합의한 당시 회의에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다루는 협약을 만드는 것에 합의했으나, ▲플라스틱 생산 제한 ▲단계적 폐지 등 세부사항에서는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백투블루는 합의에 실패할 경우 미국 등 G20의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이 2050년 4억 5,100만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2019년 2억 6,100만 톤의 약 1.7배 수준입니다.

 

▲ 백투블루는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 금지 강화된 생산자책임자재활용EPR 제도 플라스틱 생산품에 높은 세금 부과 등의 정책이 모두 시행될 경우 2050년 주요 20개국G20플라스틱 소비량이 3억 25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Back to Blue 제공 greenium 번역

나아가 플라스틱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선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 금지, 강화된 생산자책임자재활용(EPR) 제도, 플라스틱 생산품에 대한 높은 세금 부과 등이 필요하다고 백투블루는 분석했습니다.

이 제도를 단독으로 시행하면 2050년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 금지는 3억 8,500만 톤 ▲EPR은 4억 3,400만 톤 ▲플라스틱 생산품에 높은 세금 부과 시 4억 90만 톤의 플라스틱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백투블루는 천연 플라스틱(Virgin Plastic) 생산 제한 등을 포함한 대담한 정책만이 플라스틱 소비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들 대책이 모두 도입되더라도 G20 플라스틱 소비량은 2019년에 비해 1.25배(3억 2,500만 톤) 증가할 것으로 기관은 내다봤습니다.

 

▲ 2023 순환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의 순환성은 72다 이는 전년 대비 14p퍼센트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Circle Economy 홈페이지 캡처

EPR 제도 의무화·순환디자인 도입 제언…“골든디자인규칙이 좋은 예” 🤔

보고서에서 강조된 단어 중 하나는 ‘순환성(circularity)’입니다. 순환성은 폐기물이 원료로 다시 생산되는 것을 투입되는 것을 뜻합니다.

보고서는 오늘날 플라스틱 순환성이 현저히 적단 점을 지적합니다. 이를 높이기 위한 해결책으로 백투블루는 EPR 제도가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PR은 제품 생산자나 포장재를 이용한 생산자에게 일정량의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여 재활용하게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재활용 부과금을 생산자에게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3년부터 플라스틱·빈 병·고무·유리·폐냉매 등을 대상으로 시행 중입니다.

보고서는 EPR 제도가 상당수 국가에서 자발적으로 운영된단 점을 꼬집습니다. 이에 보고서는 EPR 제도가 의무화돼야 한단 점을 강조하면서도,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덜 배출되고, 재활용이 좀 더 쉬울 수 있도록 설계 단계에서부터 순환경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단 제언도 들어갔습니다.

다국적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Unilever)의 에드 셰퍼드 지속가능성 수석 매니저는 보고서에서 “재활용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포장 지침을 만드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국제소비재포럼GCF가 내놓은 골든디자인 규칙은 2개의 규칙에서 시작됐다 현재는 9개 규칙으로 구성돼 있다 ©GCF

셰퍼드 매니저는 국제소비재포럼(GCF)의 디자인 원칙을 예로 설명했습니다. 2020년 설립된 GCF는 소비재 산업 내 플라스틱 포장의 개발 및 처리에 대해 더욱 순환적인 접근 방식을 만들기 위한 이니셔티브입니다. 유니레버 등을 포함해 400여개 기업이 참여 중입니다.

이들이 내놓은 자발적 약속 중 하나는 ‘골든디자인 규칙(GDRs, Golden Design Rules)’입니다. 이 규칙은 순환경제 원칙을 따르도록 하는 플라스틱 포장 디자인 지침입니다.

구체적으로 ▲무색 투명 페트(PET) 사용 및 재활용 촉진 ▲폴리염화비닐(PVC) 등 재활용성 저해 물질 사용하지 않기 ▲천연 플라스틱 사용 감축 ▲불필요한 포장 30% 이하 되도록 설계하기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에 대해 셰퍼드 매니저는 “제조업체들이 찾은 포장 디자인 원칙과 혁신이 모든 이에게 확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플라스틱 설계·수거·세척·분류 등 전 부문에서 EPR이 작동하기 위해선 법률이 매우 중요하며, 각 부문의 역할이 명확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백투블루는 주요20개국G20 중 플라스틱 사용 금지 조치를 가장 먼저 취한 국가로 한국을 꼽았다 ©Back to Blue 홈페이지 캡처

백투블루 “G20 중 미국 등 9개국, 일회용 플라스틱 금지 정책 없어” 🚨

한편, 보고서는 G20 중 가장 먼저 플라스틱 사용 금지 조치를 취한 국가가 한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19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이어 프랑스와 영국은 2020년, 캐나다와 일본은 2022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를 시작했습니다. 플라스틱 규제에 있어 가장 뒤처진 국가로는 미국이 지목됐습니다.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은 8개 주(州)에서만 일회용 비닐봉지 등 플라스틱 규제를 취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소비자 인식 및 행동 변화 측면에서는 중국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국 국가자원재활용협회에 따르면, 2020년 중국에서는 약 6,000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생산됐습니다. 이중 약 1,600만 톤이 재활용됐습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2021년 1월부터 식당 및 상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비생분해성 비닐봉지·빨대 등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시행 중입니다.

보고서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질리언 파커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규모를 고려할 때 플라스틱 소비의 정점을 이끄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플라스틱이 사회와 건강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대중에게 교육해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영국 엘렌맥아더재단(EMF)가 지난해 8월 내놓은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이 플라스틱 포장에 대한 순환경제를 구현할 경우 플라스틱 포장 1톤을 줄일 때마다 약 3.5톤의 온실가스 배출량(GHG)이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재활용 플라스틱 1톤 사용 시 약 1~3톤의 탄소배출량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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