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특허 출원 수를 2000년 18건에서 2022년 5,000 건 이상으로 크게 늘리며 글로벌 기술 혁신의 선두 주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유럽특허청(EPO)은 두 개 이상의 국가에 출원된 특허를 고품질로 간주하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고품질 청정에너지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급성장이 중국 정부가 추진한 전략적 산업 육성 정책의 직접적인 결과로 평가합니다.
중국, 20년 만에 청정에너지 기술 패권국 부상… 고품질 특허 급증
지난 20여 년간 중국은 태양광, 풍력, 배터리, 전기차 등 차세대 에너지의 주요 기술 분야에서 독자적인 설계를 다수 개발하며 경쟁력을 키워왔습니다. 유럽특허청의 최고 경제학자 얀 메니에르는 뉴욕타임즈에 “고품질 특허의 궁극적 지표는 기업이나 기관이 여러 국가에 특허를 출원하며 보호에 투자한 정도”라며, 이러한 기준에 따라 “중국은 모방자에서 혁신자로 탈바꿈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유럽특허청은 복수 국가에 출원된 특허를 고품질로 간주하는데, 기업이 자신의 발명을 보호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는 점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기준입니다. 2022년 기준, 중국은 미국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고품질 청정에너지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중국 청정기술 기업들은 국내외 시장에서 점점 더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태양광 패널, 배터리, 슈퍼커패시터 등의 원천 기술은 서방에서 개발되었지만, 중국은 이를 토대로 자체적인 설계를 고도화하며 산업 전반에 걸친 경쟁력을 확보해왔습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의 제니 웡 렁 분석가는 “중국의 투자 규모는 서방을 압도했고, 이어서 공급망 전체를 포괄하는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단순한 자본력에 의한 결과가 아닙니다. 중국 정부는 ‘경제적 다윈주의’라 불리는 치열한 내수 경쟁을 유도해왔습니다. CRU 그룹의 배터리 소재 책임자 샘 아담은 이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정부는 중요 산업에 보조금을 집중 지원하고, 수많은 기업이 몰려들어 다양한 특허를 출원하게 됩니다. 이후 보조금이 철회되면 경쟁력이 부족한 기업은 자연스럽게 퇴출되고, 생존한 기업은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며 더욱 강력해지는 구조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은 이러한 전략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약 30년 전 미국에서 개발되었지만, 후속 연구는 지원 부족으로 정체되었습니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이 기술을 발전시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BYD는 최근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가 되었고, CATL은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기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들 기업은 더 나아가 니켈과 코발트 대신 철과 인산염을 리튬과 결합한 리튬인산철 배터리(LFP)를 개발해, 가볍고 수명이 긴 데다 충전 속도도 빠르고 생산 비용까지 낮춘 기술을 특허화했습니다. 해당 기술은 중국의 배터리 산업이 단순 조립을 넘어 원천 기술 확보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줍니다.
CATL 연구팀은 전기차 배터리의 화재 위험을 최소화하는 기술로 2023년 유럽 발명가상을 수상했습니다. 배터리 커버와 단락 방지 메커니즘 등 겉보기에 단순한 특허 기술들이 과충전 시 발생할 수 있는 열 축적과 폭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중국에는 배터리 화학 및 금속학에 특화된 대학원 프로그램이 약 50개 운영되고 있습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널리 인용되는 배터리 기술 논문의 65.5%가 중국 연구진의 성과이며, 미국은 12%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술적 우위를 확보한 중국은 최근 기술 유출을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올 7월부터 중국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와 관련된 8가지 기술의 해외 이전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했습니다.
이러한 조치가 지속될 경우, 한국,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이 유사한 연구 개발에 적극 나서지 않는 한 중국은 배터리 생산에서의 지배적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전환이 점점 더 중국의 기술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합니다.
